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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10년 이상 친구로 지낸 2살 연상의 30대 여자를 좋아하는 게 고민이라고 글 남겼던 남자예요.
어제 고백하려고 했는데, 시도조차 못했네요...ㅠㅠ
어제 남쪽으로 꽃놀이 갔더랬죠.
원래 가려던 곳은 너무 멀고, 사람도 많을 거 같고, 꽃도 지는 중이라 해서 다른 곳으로 갔어요.
원래 차를 갖고 가려했으나, 예기치 않은 문제로 버스 타고 갔네요.
도착해서 초반에 길을 잘못 드는 바람에 좀 헤메긴 했지만, 다행히 나중에 꽃이 예쁘게 핀 곳으로 가서 재밌게 놀다 왔어요.
꽃 사진도 많이 찍고, 혼자 셀카도 많이 찍고, 둘이 셀카도 많이 찍었어요.
여담이지만, 셀카 어플 좋더라고요.
내 피부가 내 피부가 아닌 걸로 나오는...ㅋㅋㅋ
저녁까지 놀고 다시 버스 타고 돌아가면서 생각했죠.
도착하면 간단하게 맥주 마시면서 사진 찍은 거 보고, 타이밍 봐서 담담하게 고백해야겠다고요.
나름 멘트도 생각했죠.
"누나, 나 누나 좋은데 우리 사귀자. 쉽게 말하는 거 같아도 고민 정말 많이 했어. 우리 오랜 시간 친구로 지내면서 누나가 날 남자로 보지 않은 거 잘 아니까. 가능성 낮다는 거 내가 잘 아니까. 그래서 누나가 거절하면 앞으로 누나 어떻게 보지, 하는 두려움 때문에 말 못하겠더라고. 그냥 지금처럼 이렇게 편하게 지내는 게 더 나을까...
근데, 거절에 대한 두려움보다, 앞으로 살면서 평생 누나 손 못 잡아보고, 꽉 안아보지도 못하고, 사랑 가득한 눈으로 누나를 쳐다보지도 못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훨씬 더 크더라. 지금 누나한테 말 못하고, 누나가 다른 남자 만나면 평생 계속 후회로 남을 거 같았어. 살면서 좋아하는 사람한테 나 너 좋다, 우리 사귀자, 말도 못하는 건 너무 무섭잖아. 그래서 말해야겠다고 생각했어.
나, 누나가 바라는 잘 생긴 남자도, 누나보다 능력이 좋은 남자도 아니야. 그래도 그 어떤 남자보다도 누나 좋아하는 남자고, 누나 슬프지 않게,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남자야. 그러니까 이제 다른 남자 만나지 말고 나랑 만나자. 행복하게 해줄게."
열심히 속으로 생각했어요.
도착 30분 전부터 떨려서 잠도 안 오더라고요.
그런데...도착해서 치맥 하자니까 피곤하다고 집에 간다더라고요.;;
헐...졸랐더니 느무느무 피곤하다고, 집에 운전해서 가야되는데 맥주 마시면 뻗을 거 같다고 안된대요.
원래 싫다고 하면 단호박인 사람이긴 한데...
결국 밤 9시에 그냥 그대로 헤어졌네요.
고백도 못하고...에휴...ㅠㅠ
5월 연휴에 같이 일본으로 여행 가쟀더니 그건 또 알았다고 하더라고요.
비행기표 구하기 어려울테니까 빨리 알아보라면서.
이 짝사랑은 종착지가 어딜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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