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식장 선택 후기

남자 입장에서는 밥이 맛있으면 그만 아닌가 했는데 예비신부 말을 듣고 있노라면 여러가지로 설득되는 것도 있고 본인이 원하는 스타일의 웨딩홀이 분명한 거 같아 발품을 좀 팔기로 했습니다.

거주하는 곳이 잠실이고 직장이 강남 쪽이라 우선 출근길 동선에서 몇군데를 추려 보았습니다.

1. 더컨벤션(잠실)

2. 더베네치아(잠실역 근방)

3. 아펠가모(선릉)

4. 아펠가모(반포)

5. 아펠가모(광화문)

6. 스카이뷰(삼성역)

저희가 처음에 알고있던 정보는 식사 대접이라는 측면에서 많이 생각해서 밥이 맛있을것을 중점으로 생각했었는데

저렇게 정해놓고 돌아다니다보니까 점점 새로운 가치가 선택에 영향을 줍니다.

대구에서 상경한 제 입장에서는 서울 웨딩홀 식대가 어느정도인지 감을 잡아가는 과정이기도 했고, 그 때문에 대구에서 오신 손님들을 더 잘 모시고 싶기도 했습니다.

1번의 경우 잠실에 위치해 있고 대로변이라 찾기 쉽습니다. 교통도 편리하고 지하에 연회장이 크게 통으로 위치해 있어서 엄청 많은 인원도 수용가능하다고 하는데 주말마다 예식장으로 전환을 위해 장비를 설치해야 하는 점과 단독홀이 아니란 점에서 다른 곳들을 찾아 봅니다.

2번은 1번 투어 후 근처에 가볼만한 곳이 없을까 검색하다 나온 곳이라 곧 방문했습니다.

단독홀이고 로비도 넓고 다 좋은데 예신은 천장이 낮고 홀 내부가 좀 작은 느낌이라 꺼려하더군요.

그래서 다시 다른 곳을 찾습니다.

6번은 삼성역에 있는 섬유센터 꼭대기 층을 사용하는 웨딩홀입니다.

친구가 결혼할때 다녀온 적이 있는데 밥이 꽤 괜찮았단 기억에 홀로 방문해 봅니다.

봤던 곳이라 내부 구조는 예신에게 설명을 위해 360도 카메라를 들고 열심히 촬영했고 상담하고 난 견적서도 스캔해서 예신에게 보내주고 의견을 기다립니다.

11월 결혼식이었는데 이때 벌써 리모델링 이야기를 하셔서 그때는 완성일꺼라고 하지만 예신이 생각하는 웨딩홀 분위기가 채플홀이라는 기준이 생겨서 또 다른 곳을 생각해 봅니다.

3,4,5 아펠가모

여기는 이제 예신이 들은 밥 맛있는 집에 채플홀 정보로 주변에서 들은 곳이라며 같이 가보자고 합니다.

우선 전화를 해서 예식 예정일에 자리가 있는지 문의를 해보는데 어찌된 일인지 9개월을 넘게 남긴 시점에서 가득 차 있더군요 ㅠㅠ

그나마 남은 시간대에라도 하기로 하고 한곳씩 얼른 방문해 보기로 해서 

전 혼자서 급한 마음에 아펠가모 선릉부터 들러봅니다.

회사 근처라 이런곳이 있는지도 몰랐는데 최근에 문을 연 곳이라 깔끔합니다. 연회장도 근처 호텔 같은 느낌으로 인테리어되어 있어서 일단 저희가 원하는 날보다 한 주 뒤 날짜로 이야기를 해 봅니다.

역시나 제가 방문할때는 360도 카메라로 입구부터 버진로드에서 단상? 까지 쭈욱 찍어서 보내주고 기다리다가 다른 2곳도 다 봐야 겠다는 의견에 데이트 할 겸 하나씩 가보기로 합니다.

우선 3군데를 하루에 돌기위에 동선을 짭니다.

선릉 → 반포 → 광화문 순으로 돌기위해 주말 아침부터 만나서 각 예식시간마다 웨딩홀 분위기를 파악해 봅니다. 예식이 있는 날이라 연회장은 먼 발치에서 보고 반포로 이동합니다.

이럴때도 차도 없는데 지하철로 잘 따라와 주는 예신이 고맙습니다.

아펠가모 반포에 도착합니다.

나오라는 설명대로 쭉쭉 나가면 큰 빌딩이 보이고 가는 동선에 이정표가 하나씩 놓여 있어 수월하게 찾아갔습니다.

아래로 내려가는 엘베를 타고 내려가 마침 진행중이던 예식 분위기를 보고 상담을 해 봅니다.

전 단것에 약한데 여기 뷔페에는 마카롱이 나온다며 상담중에 이것저것 먹어보라고 가져다 주십니다.

여기가 맛집이구나! 란 생각에 여기 어떠냐며 넌지시 물어보는데 다 보고 결정하자고 합니다.

그런데 여기도 저희가 원하는 날이랑 시간이 살짝 맞지 않아 우선 광화문까지 가보기로 합니다.

광화문역에 내려서 찾아갑니다.

우선 광화문역이라 탁 트인 곳에 놀러온 기분이라 신나게 걸어가 봅니다.

강남쪽만 생각하다 이렇게 윗동네까지 올라올줄 몰랐지만 찾기 쉬워서 잘 왔다고 생각합니다.

여기도 상담중에 다과를 주셨는데 단것들이라 또 좋아하며 이야기를 듣습니다.

아펠가모가 이미 마음에 들어서 예신이랑 이것저것 비교해 봅니다.

밥은 다 비슷한거 같은데 각기 개성있는 부분이 하나씩 있습니다. 폐백실이 각 지점마다 특색있게 꾸며져 있고 잠실은 맨 뒤에 열어서 혼주대기실을 따로 마련하는 등의 편의시설이 잘 정돈된 느낌이었습니다.

버진로드 입장 전 신부 대기하는 공간의 격리나 각 홀별로 천장 디자인이 달라 둘이서 고민에 빠집니다.

광화문점의 엘레베이터로비나 웨딩홀, 폐백실까지 잘 어울린다며 예신은 마음에 들어하는 눈치입니다.

아펠가모 각 지점은 천장이 다 다른 모습으로 되어있는데 본식 사진 촬영이나 분위기를 생각해서 광화문에서 하기로 정합니다. 무엇보다 광화문이라는 지리적 특징이 있는 곳에서 손님을 초대하고 싶다는 예신 의견이 상당히 작용을 했습니다. 대구에서 오시는 손님분들도 여행오는 기분으로 오시면 좋을거 같고 버스를 대절하면 큰 문제는 없을거 같아 정하게 되었네요.

우선은 원하는 날짜가 풀이라 다른 날짜에 예약했고 제가 매일매일 전화해서 저희 예식일에 취소자 없냐고 닥달아닌 부탁(?)을 해서 마음은 졸였지만 결국 원하는 날짜가 나와서 바꿔서 결과적으로 대성공이었습니다.

좀 추웠지만 그때 골라서  다행이지 여름까지 미루다 돌아다녔을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뚜벅이 둘이 각자 직장생활하면서 많이 돌아다니기도 힘들고 수많은 웨딩홀 중에서 입맛에 맞는 곳 찾는 것도 정말 힘들겠더라구요.

웨딩홀은 시원할때 미리미리 알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