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영입의 달인' SSG '왕조의 에이스' 김광현 품는다[SS 포커스]

SK 마지막투수 김광현이 2018년 두산과 한국시리즈 6차전 13회말 등판해 마지막타자 박건우 등 세타자를 처리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한후 포수 허도환 등 선수들과 환호하고 있다.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이쯤 되면 ‘깜짝 영입의 달인’으로 부를 만하다.
창단 첫 선수 영입으로 추신수(40) 카드를 꺼내든 SSG가 ‘와이번스의 에이스’ 김광현(34)의 마음을 움직였다.
SSG측은 7일 ‘한국야구위원회(KBO)를 통해 메이저리그(ML) 사무국에 김광현의 신분 조회를 요청했다’라고 밝혔다.
프리에이전트(FA) 신분인 김광현은 ML과 일본프로야구(NPB) 등 해외 리그와 자유롭게 계약을 할 수 있다.
김광현이 KBO리그로 복귀를 선택한다면 SSG 외에는 갈 수 있는 팀이 없다.
2019년 시즌 후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태평양을 건넜기 때문이다.
SSG는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김광현을 향한 적극적인 구애는 하지 않았다.
개인훈련 중인 선수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겠다는 의도도 있었지만, 복잡한 셈법도 공세를 주저한 배경이다.
SSG 류선규 단장은 “ML 노사협정이 장기화함에 따라 선수가 공중에 뜨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김광현은 여전히 ML 재입성을 원하고 있는 눈치라, 구단 입장에서 선뜻 나서기가 애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광현(왼쪽에서 두 번째)이 지난 1월 제주 개인훈련에서 정우람(오른쪽) 등 동료들과 튜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ML 선수노조가 ‘해외리그와 단기계약을 맺고 경기에 나서도 좋다’고 권고했지만 KBO규약 등을 고려하면 이조차 쉽지 않은 상황. 류 단장은 “단기계약을 맺고 SSG에 입단했다가, 다시 ML의 러브콜을 받아 떠나려면 구단은 임의탈퇴 신분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다.
규약상 임의탈퇴 신분은 해외리그에 진출할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쓴 입맛을 다셨다.
자유계약으로 풀어주는 방법도 있지만, 이럴 경우 SSG로 복귀를 담보할 수 없는 상황. 구단으로서는 진퇴양난인 상태였다.
그런데 ML 노사협정이 차일피일 미뤄진 데다 정규시즌 개막 연기가 확정되자 상황이 반전됐다.
ML 구단대표와 선수노조 대표가 매일 협상 테이블을 차리고 있지만, 4월 개막도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왔다.
ML 선수노조 측은 여전히 해외에 머물고 있는 선수들에게 ‘스프링캠프에 대비하라’는 메시지를 전하지 않고 있다.
김광현의 SSG행이 임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 사례를 볼 때 KBO리그 구단이 ML 사무국에 선수 신분조회를 하는 것은 영입 마지막 단계가 많았다.
계약 세부 내용 등 마지막 조율을 마치면 공식 발표가 이뤄질 전망이다.
SSG 관계자 중 일부는 지난 연말 “돌아올 가능성이 60% 정도 되는 분위기”라고 일찌감치 전망하기도 했다.
겉으로는 신중모드를 견지했지만, 핫라인을 통해 꾸준히 김광현의 행보를 체크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0월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김광현(왼쪽)이 SK 시절 유니폼을 들고 온 팬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연합뉴스

김광현이 돌아오면 SSG는 우승 후보급으로 격상한다.
ML 90승을 따낸 이반 노바와 강속구 투수 윌머 폰트에 KBO리그 통산 136승(77패 평균자책점 3.27)을 따낸 ‘왕조의 에이스’가 귀환하면 강력한 선발 야구를 할 수 있다.
ML 도전을 중단하고 KIA와 계약을 맺은 동갑내기 친구 양현종과 선발 맞대결도 그려볼 수 있어 KBO리그 흥행에도 도움이 된다.
포스팅으로 ML에 진출한 김광현은 SSG와 1년 계약을 맺어야 한다.
샐러리캡이 변수로 작용하지만, 김광현의 복귀 가능성을 완전히 떨치지 않았던 SSG로서는 연봉 설계를 세밀하게 했을 가능성이 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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