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훈이형, 고맙습니다.
”
주축 선수가 빠져도 끄떡없다.
프로야구 SSG가 강팀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외야수 최지훈(26)이 29일 1군 엔트리서 말소됐다.
전날 인천 두산전서 주루플레이 중 왼쪽 발목을 다쳤다.
병원 검진 결과 인대 염좌 소견을 받았다.
열흘 정도는 안정을 취해야 하는 상황이다.
공·수·주서 묵직한 존재감을 자랑했던 자원인 만큼 공백을 최소화하는 게 급선무였다.
최상민(24)이 있었다.
시즌 첫 선발로 나선 29일 인천 두산전서 멀티히트를 치는 등 눈도장을 찍었다.
훈훈한 후배사랑이 곁들여졌다.
타석에 선 최상민의 배트엔 숫자 52번이 쓰여 있었다.
최지훈의 번호다.
좋은 기운을 담아 건네줬다.
최상민은 “얼마 전 (최)지훈이 형이 주문한 배트가 여러 개 왔다.
기존 배트도 있지만 새롭게 한 번 쳐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기존에 내가 쓰던 배트와 정말 다른 성향의 배트였다.
밸런스 자체가 정반대였는데, 받은 배트를 사용해보니 그동안 내가 잘못 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노하우도 아낌없이 전달했다.
최상민은 “조언을 많이 해준다”고 활짝 웃었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온다.
꾸준히 구슬땀을 흘렸기에 가능한 일이다.
천안 북일고 출신의 최상민은 신인드래프트서 고배를 마셨다.
2018년 육성선수로 SK(SSG 전신)에 입단했다.
1군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22시즌이다.
주로 대주자, 대수비로 나섰다.
올해는 개막 엔트리부터 합류했다.
빠른 발과 탄탄한 수비가 강점이다.
아직은 백업이지만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빈자리가 생겼을 때 가장 먼저 선택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다.
수장의 얼굴에도 만족감이 엿보인다.
최상민 이야기에 “준비를 많이 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김원형 SSG 감독은 “과거 (최)상민이는 채워야할 것들이 있었다.
기술적인 부분은 좋아도 빠르게 상황을 파악하고 그에 맞춰 플레이하는 게 부족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스스로 생각을 많이 한 듯하다.
코칭스태프에서도 많은 도움을 줬다고 알고 있다.
그간 경기에 많이 나가지 못했지만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지 증명한 것 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사진=SSG랜더스 제공 / 최상민이 타석에 들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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