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파는줄ㅎ

국수치곤 비싸네요ㅎ

이런 비싼 국수를 봤나 ㅎ

■ 소설 『국수』의 문학사적 의의 / 임우기

소설 『국수』는 19세기 중후반 내부적으로는 조선왕조가 쇠락해가고 봉건제의 계급 모순과 갈등이 갈수록 격화되어 가는 한편, 외부적으로는 서구 제국주의 열강이 연달아 개항을 요구하는 와중에 야수적 일본 제국주의가 조선을 강탈할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던 시대를 다룬다. 시간적으로는 600년 종묘사직을 지켜온 조선왕조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던 황혼의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공간적으로는 충청도 내포內浦지방—현재의 보령, 예산, 덕산—에서 벌어지는 여러 사건들과 탐관오리들의 학정, 이에 맞서는 인민들의 항쟁을 다루고 있다. 그러나 조선 역사의 불행한 시기를 다루고 있음에도, 『국수』는 일본 제국주의에 의해 마구 파괴당하기 전 우리 민족이 마지막 누리게 되는 조선 고유의 아름다운 말과 글, 전통적 생활 풍속, 풍정, 풍물 등을 섬세하고 생생하게 되살린다. 당대의 인정, 물정, 문물, 풍속 등 실제의 미세한 생활상은 말할 것도 없고, 그 무엇보다도 훗날 일제 강점기에 갈가리 찢기고 빼앗기게 될, 조선의 멸망 직전까지 생존해있던 온전한 겨레말을 정밀하게 복원하고 생생히 되살려내었다. 그러니까 한민족의 역사 속에서 불행한 정치사와 민족 고유의 문화사와 고난의 민중생활사를 더불어 서로 포괄하는 독창적이고도 독보적인 문학혼을 유감없이 펼친 것이다.

특히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통치에서 해방된 이래 서양문물의 급격하고 혼란스런 유입과 산업화의 격랑 속에서 본래의 우리말과 생활 문화 및 풍속들이 상당히 자취를 감추고 훼손되고 왜곡되어 온 마당에 소설 『국수』의 발표는 실로 남북한 가릴 것도 없이 우리민족 모두의 큰 축복이다. 이는 일제의 일본어 강제 사용 정책에 의해 고유한 조선말이 심히 망가지고 사라지던 식민지 시대에 아름다운 우리말을 찾아 지키며 드높은 조선어 시문학을 낳은 시인 백석白石 (1912~1996)의 문학적 업적을 떠올리게 한다. 지난 현대문학사 100년 동안 우리말이 처한 위기와 역경에 맞서서 소리글자로서의 한글의 창제 원리와 우리말의 깊은 연원을 꿰뚫어 보고서 가히 조선어의 최상의 진경珍景을 보여준 ‘우리말 작가’를 꼽는다면, 시 분야에서 시인 백석을 그리고 소설 분야에서『국수』의 작가 김성동을 주저할 것 없이 내세울 수 있다. 백석과 김성동은 본디 우리말을 되찾고 되살려냈을 뿐 아니라 우리말의 특별한 운용(문학 형식)에 있어서 매우 높은 경지를 보여준 사실만으로도 그들이 지닌 ‘민족 작가’의 위상은 우뚝하고 위대하다.

1991년 11월 『문화일보』에 연재하기 시작하여  2018년 6월에 대장정의 막을 내린 소설 『국수』는 근 27년간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과 강점 직전까지 존재했던 조선의 정조와 혼을, 마치 초혼魂하듯이, 일일이 불러 ‘씻김’한 재가在家 수도승 김성동 작가가 혼신의 힘을 쏟아 부은 역작이다.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에 의해 사라지거나 오염되고 왜곡되기 전 조선의 말과 글, 전통적 생활 문화를 130년이 지난 오늘에 되살리며 생동감 넘치는 서사와 독보적이고 유장한 문장으로 그려낸 것은 실로 경이로운 문학사적 일대사건이라 할 것이다.

◇겨레의 얼을 ‘씻김’하는 ‘소리체[正音體] 방언문학’의 탄생

소설 『국수』가 근대 이래 지금까지 나온 역사소설과 다른 점은,계급과 지역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는 이 땅의 ‘언어’를 그때 그 말로, 일제에 의해 심각하게 왜화倭化되고 양화洋化되기 이전의‘아름다운 조선말’로 보여주었다는 사실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소설 『국수』는 ‘올바른 소리[正音]의 문체’로 이루어진 소설이다.

소설 『국수』가 이룩한 드높은 문학적 성과를 헤아리려면, 소리글자인 한글이 지닌 기본 속성으로서 뜻과 소리의 통일이 언어학적으로 깊이 석명되어야 한다. 한국인들은 소설 『국수』를 읽는 동안, 한자어[眞書]를 포함한 우리말 한글의 본래성本來性에서 나오는 조선민족 고유의 집단적 혼을, 민족의 얼을 감지하게 될 것이다. 실로, 소설 『국수』를 통해 죽었거나 사라졌거나 잊혀진 우리말의 되살림을 접하고 일제에 의해 나라를 강탈당한 이래 심히 왜곡되고 더럽혀진 우리말이 맑게 ‘씻김’의 느낌을 절절히 체험하게 된다. 동시에 말이 씻김으로 얼이 씻김이 이어짐을 경험한다. 그렇다면, 어찌 이런 문학적 초월의 경험이 가능하단 말인가.

그 답은 아마도 세종대왕이 창제한 한글의 연원淵源을 헤아리는 중에서 찾아질 듯도 하다. 예를 들어 훈민정음 창제에 뒤이은 『동국정운東國正韻』(1448) 등의 편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애초에 한글 곧 언문諺文은 한자의 음을 달아 읽기 위한 방편으로 창제되었던 것인데, 뜻글자인 한자를 소리말로 읽기 위해 소리글자인 한글을 창제한 원리와 배경을 깊이 살펴야 한다. 그 한글 창제의 연원을 살피면, 부처님의 말씀을 옮긴 고대 인도의 소리글자 범어梵語(산스크리트어)가 고대 중국에 전래되면서 범어의 표음 원리가 한자의 성운聲韻을 발전시켰고 이를 한글 창제의 원리로서 활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세종 이전에 이미 범어와 팔리어 만주어 등에 정통한 신미信眉대사가 중심에 서서 불교계에서 시험적으로 훈민정음을 만들었던 역사적 정황은 여러 문헌에서 충분히 고증될 수 있을 정도로 분명하다.  이수광李睟光의 『지봉유설芝峯類說』 (1614) 성현成俔의 『용재총화慵齋叢話』(1525)에서도 훈민정음이 범어에서 만들어졌음을 밝히고 있다. 이처럼 한글과 범어 및 불교와의 깊은 인연은 조선 왕조의 숭유억불崇儒抑佛 정책으로 역사 속에서 배척받고 은폐되었을 뿐이다. 이러한 사실은 소리글자로서 우리말은 현세적 의사소통의 도구임을 넘어 우리말 소리의 근원과 심연에 깃든 원천적 초월성에 대하여 암시하는 바가 없지 않다고 본다. 아직 추정과 가설에 지나지 않으나, 소리글자로서 우리말의 원천과 연원을 고대 범어와 한자의 전래 과정 및 그 언어학적 영향관계 속에서 깊이 논구한다든가,  또는, 가령 판소리 춘향가에서 귀곡성鬼哭聲 등에서 감지되듯 소리말의 성聲과 운韻이 천변만화로 조화를 부려 불러일으키는 현세적이면서도 초월적인 온갖 소리의 내력을 캐본다든가 등등, 우리말 소리의 본원과 본성을 캐내어 깊이 헤아릴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렇게 하는 동안 ‘사라진 민족혼을 부르는 작가’  김성동의 『국수』는 소리말로서 우리말을 크게 이롭게 하여 이 땅의 온갖 소리와 소리꾼들을 널리 푸르게 기를 것이다.

소설 『국수』의 내용은 불행한 시대를 반영한 탓에 전반적으로 어둡지만, 소리체 문장(형식)이 불러일으키는 정조와 기운은 빼어난 소리꾼 혹은 아니리 광대의 능수능란한 아니리와 다를 바 없이 한치 흐트러짐 없으며 올곧고 힘차고 맑고 밝고 드높다. ‘정조情操’를 사전의 정의에 따라서, 진리, 선함, 아름다움, 신성한 것을 접했을 때 일어나는 고차원적인 복합적인 감정이라 일컫는다면, 근현대문학사 이래 김성동의 소설 『국수』는 조선적인 ‘정조’의 최첨단을 보여주는 문학적 성취라고 할 수 있다. 그 더없이 결곡하고 올바른 우리말 소리 속에서 한국인은 영혼의 씻김을 전율인 듯 경험하고 잃어버린 민족의 얼을 다시 불러들인다. 모든 진정한 예술에 안과 밖이, 본질과 현상이, 현실과 초월이, 삶과 죽음이 따로 경계를 두지 않듯이, 『국수』의 소리체 문장은 뜻과 소리, 현상과 본질의 경계를 따로 두지 않으며 현실과 이상, 현세와 초월, 삶과 죽음을 불이不二로서 보여준다. 불이의 수행이 부처의 마음에 이르는 길이라고 했거늘, 어찌 저 『국수』의 아름다운 소리체의 기운 속에서 한국인의 혼의 씻김이 없을 것인가.

 (임우기 / 문학평론가ㆍ솔출판사 대표)

별게다 이슈네요

화사 곱창이 젤 잇슈죠

궁금한게 저런사진은 누가 찍나요?

이슈되는게 불편한 사람들이 있나봄ㅋㅋ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

덕분에 좋은 책정보 알아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