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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에 갈까 치악산에 갈까 고민하다가
새벽 4시에 일어나서 대중교통 타고 치악산에 갔습니다
구룡사 매표소 지나자마자 나무데크에서 철퍼덕 미끄러지더니
빙판길도 녹고 내리던 눈도 녹아서 등산화가 젖을 정도로 진창길이 계속됩니다
이번 등산은 망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ㅎㅎ
치악산 사다리병창길은 대여섯번 올랐는데
세렴폭포 지나서 이 계단길을 보면 항상 숨이 막힙니다;;
그런데 세렴폭포 지나니까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지더군요
그야말로 설국이었습니다
눈이 얼마나 쌓여있는지
로프도 거의 파묻혀 있습니다
사다리병창길 소나무도 눈에 파묻혀 있습니다
드디어 열린 첫 조망
가을 겨울 때되면 치악산 찾았지만 그때마다 뭔가 부족해 보였는데
이번엔 달랐습니다
햇빛에 반사되어 빛나는 설산
푹푹 파묻히는 눈길 때문에 체력은 고갈되고
반대편 능선 길이 뚫려 있을까 걱정도 되고
포기하고 내려가는 사람도 보였지만
그래도 이런 경치 때문에 안올라갈수 없더군요
사다리병창길은 저런 능선을 조망하면서 오르기 때문에 휠씬 좋은것같습니다
러셀이 제대로 된게 아니라서
앞에 간 사람들이 밟은 눈길 그대로 밟으면서 올라갑니다
드디어 비로봉 정상 근처 계단에서 멋진 조망
나중에는 엉금엉금 기면서 눈길 헤쳐왔는데
고생한 보람이 있더라고요 ㅎㅎ
시원한 조망과 멋진 등산로
이능선이 제가 앞으로 가야할 쥐너미고개 넘어가는 능선길인지
아니면 이능선이 쥐너미고개 넘어가는 능선인지
바람 불고 정신 없어서 모르겠습니다
비로봉에서 쥐너미고개로 하산하는 길에
상고대가 제대로 폈더군요
이번 겨울에 상고대 보고싶어서 여기저기 쫓아다녀도 못봤는데
생각지도 않게 3월에 치악산에서 제대로 보네요
이맛에 겨울등산 하는거 아니겠습니까? ㅎㅎ
한참 가다가 뒤돌아서서 비로봉 바라봅니다
그래도 이길은 러셀이 좀 돼 있어서 사다리병창길 보다 더 낫더군요
저는 치악산 갈때마다 매번
구룡사-사다리병창길-비로봉-쥐너미고개-고든치-향로봉-보문사-국향사로 내려오는데
황골삼거리부터 길이 안나있네요
할수없이 입석사로 하산했습니다
아쉽더라고요
사다리병창길이 힘들다고 하는데
입석사길도 장난 아니던데요?
매번 느끼지만 치악산은 어느길이나 다 힘들어요 ㅎㅎ
눈 쌓인 산사 모습이 포근해서 한컷 찍었습니다
산 위랑 산 아래랑 참 다른 세상이네요
이렇게 해서 이번 겨울 등산은 마무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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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럽네요. ㅎㅎㅎ
해피아이님도 좋은 구경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