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을 10일까지 끝내려고 하는데.. 장편을 기대하셨던 분들에게
죄송합니다 -_-;
근데 이정도면 장편축에 속하지 않을까요?
(아님말고 -0-)
12부에서 표넣는 기계를 뭐라하는지 생각이 안나서 기계라고 썼는데
홈피에 계신분께서 개찰구라고 친절하게 알려주셨습니다 ^^
감사하구요.. 그거 개찰구에요 개찰구 -_-;
어제 예린이에게서 받은 쪽지를 보고
현재는 이상한 감정에 휘말리게 되는데..
13부에서 공개되겠죠?
리플주신 분들중에 그 내용을 조금 알아채신 분이 계시더군요.
사는게 다 그런겁니다 -_-;
13부 들어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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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부 - 그런거였구나
쪽지를 열어 그 내용을 확인한 후..
손에서 무언가가 쭈우욱 빠져나가는 기분이 들었고..
쪽지를 다시 접어 멍하니 앉아있었습다.
쪽지의 내용은 머리속에서 맴돌다 어느샌가 마음속으로 파고들어
아무생각도 안들게 하더군요.
기분은 말로 설명할수 없을정도로 이상해지고..
이 이상한 기분은 몇년전에 느꼈던 그 이상한 기분과도
매우 흡사한 것이였습다.
몇년전..
예린이가 상훈이랑 잘 지낸다고 했을때..
이상했던 그 기분말입니다.
그 이상한 기분에..
한참을 멍하니 앉아있다가
난 그 이상한 기분을 재차 확인이라도 하려는듯
다시 쪽지를 펴보았습니다.
To 현재오빠~
오빠한테 진짜 오랫만에 쓰는 쪽지네.
얼마만이지?
요즘 오빠랑 이렇게 편하게 지낸다는게 때때로 실감이 안날때가 많아
예전에.. 정말 다시는 안볼것처럼 그렇게 헤어졌으니까..
헤어졌다는 표현 어색하네..^^;
아무튼 좋다구.. 이렇게 친한 사이되서.. 편하게 지내는게 말야.
그냥.. 요즘 이래저래 답답한 일이 있어서
오빠한테 편지 쓰고 싶었어.
얼굴보고 말하기엔.. 나한테 자신이 없더라.
무슨일이냐구?
남자한테는 별일 아닐수도 있지만..
여자한테는 별일이 될수 있는 일이겠지.
아무래도 혼기를 앞둔 여자한테는 더더욱..말야.
이쯤됬음 눈치챘겠지?
실은.. 몇달전에 어머니 친구분 소개로 선을 봤는데..
선을 보고 그 뒤로 계속 만나고 그랬어.
그냥 아무생각없이 만나는 사람이여서 누구한테 말하기도 뭐했고
그래서 오빠한테도 말 안했었고 말야.
계속만나다가 그 사람이 느닷없이 결혼이야길 꺼내더라.
난 아직 준비도 안됬는데 말야.
그냥 편하고 좋은 사람인것 같아서 만나고 그렇게 지내다 잘되면
잘되는거구나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청혼이라면 청혼인 그런 이야길 들으니까 많이 혼란스러워.
부모님한테 이야긴 했더니.. 나보고 알아서 하라고는 하지만
거절도 승낙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야.
내가 결혼할 나이인가라는 생각도 들고
하고싶은일도 남아있고..
막상 결혼이야기가 나오니까 부담이 된건지 어떤건지
잘 모르겠어.. 그냥 답답하고 힘들어.
이것저것 생각이 많이 드네
어떻게 하면 좋을까..
내가 어떻게 했음 좋겠어 오빠..?
전화주세요 ^^
From. 오빠 동생 예린
쪽지라기보단 편지처럼 긴 내용이지만
쪽지는 쪽지입니다 -_-
공책만한 크기의 종이를 꼬깃꼬깃 접어서 건낸거니까.
근데 이게 중요한게 아니지?
-_-;
다시 열어 쪽지의 내용을 보니
그 이상한 기분은 날 확인시켜준게 맞았습다.
예린이가 자기 최대 고민이라고 말했을때
장난반 진담반으로 받아들였고
내가 무슨생각을 했는지 잘 모르겠지만
쪽지를 읽기전까지만 해도 읽고 전화해서 나도 장난반 진담반으로
장난쳐야지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읽고나서 보니 예린이의 고민이 확실하긴 한데..
나에게는 예린이의 고민으로 보이지 않았습죠.
아.. 이런기분 어떻게 글로 설명해야하나..
전 다시 그 쪽지를 접었고..
고개를 숙여 한숨을 내쉬었습다.
그리고나서 창문을 열고 담배한대를 물어폈습다.
가을밤의 쌀쌀한 공기가 방안으로 쑥 들어오고..
담배연기는 제 한숨과 함께 창문밖으로 나가더군요.
예린이가 선을 봤고..
그 사람이 예린이에게 청혼을 했고..
예린이는 막상 청혼을 받긴받았는데 그 준비가 안된거고..
고민이 그거죠?
예린이가 그 사람을 좋아하는지 결혼할 맘이 있는지에 대해선
잘 모르겠고.. 하여간 지금 예린이의 최대의 고민은
그 청혼을 어떻게 하느냐라는 겁니다.
받아들이냐.. 거절하느냐.
근데..
예린이가 맘에 없었다면 선본 사람과 만나지도 않았을테고..
받느냐 마느냐 고민도 안했을텐데..
단지 자신이 마음의 준비가 안된것일뿐..
예린이의 고민을 조금이나마 해소해야 할 의무가 주어진 나..
무슨말이든.. 예린이가 고민하는것이 힘들지 않도록
이끌어줘야할 의무가 있는 나 -_-
쪽지를 읽고 전화해달라고 했던 예린이.
그러나 쪽지를 읽고나서..
그 고민에 대한 해결책은 이미 내 머리속에 있었지만
손은 전화기로 가지 않았습니다.
가지 못한건가 -_-;
예린이에게 그런 혼담이 들어온거면 분명 좋은일인데
난 왜 친한 사람이면서 이렇게 이상한 기분을 느끼는걸까요.
이 기분 뭐야 대체..
-_-
손에서 무언가가 빠져나가는 이 기분이 뭐냐고..
예린이랑 오빠 동생사이로 친하게 지낸 인간이
그 동생한테 혼담들어온게 뭐가 이상한 일이라고
고민하냐고..
시팍 -_-
(주인공 간만에 욕합니다 -_-/ : 필자왈)
난 애인도 없는데 예린이한테 혼담들어와서 배가 아픈건가?
똑같이 애인없다가 예린이한테 애인생기고 그래서
질투나는건가?
질투?
어따가 질투를?
뭐에 질투를?
예린이한테?
예린이가 받은 청혼에..?
아님... 그 남자한테?
허거거 ㅡ,.ㅡ;;
생각은 꼬리를 물고 물어 날 더 혼란스럽게 만들었고
그 혼란은 방안에 가득찬 담배연기로 증폭되었습다 -_-;
순식간에 피워해치운 담배는 무려 5가치..
전 쪽지를 책상서랍속에 넣었습다.
왠지 내 눈앞에 보이는 그 쪽지가 거슬렸기에..
문제는..
예린이의 고민이 아니라
내 자신이였던거죠.
이 이상한 기분이 문제였고
왜 이런 기분이 드는지 모르는게 문제였습다.
그러고보니.. 예린이는 내 전화를 기다리고 있을텐데..
전화기로는 손이 안가고..
담배한테만 손이가네요.
손이가요 손이가 ♬ 담배한테 손이가요 ♪
현재손 ☞☜
-_-;;;;;;;
이게 아닌데 -_-
전화를 해주긴 해야할텐데..
할말은 이미 정해져 있었지만..
전화할 마음은 들지않고..
전화를 건다할지라도 이 이상한 기분은 어떻게 감당하지..?
ㅜ_ㅜ
근데 갑자기 문득 그런생각이 들었습다.
전화를 해서 예린이랑 이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보면..
어쩜 내가 모르는 이 이상한 기분에 대한 정체를 알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요.
또..
전화해주기로 약속했으니까 -_-
전화해봐야겠습다.
어찌했든 예린이가 고민하는 일에 대해 차분히 대화를 나누어야겠네요
어차피 낼 회사도 안가니
늦게까지 통화해도 상관없을것 같습다.
이런생각이 들자 마음은 다시 다급해졌고
전 핸드폰을 꺼내 예린이의 핸펀번호를 눌렀습다.
띠리리리리
예린 : 여보세요
현재 : 응 나야 현재오빠
예린 : 응 오빠 잘 들어갔어?
현재 : 응.. 들와서 씻고 쪽지보고 전화했어
근데 왜 떨리냐 난 -_-
예린 : 쪽지봤어?
현재 : 보고 전화한거래두
예린 : 음.. 어떻게 생각해?
현재 : 진작에 말하지 왜 지금 말하냐?
난 전혀 눈치도 못챘네..
예린 : 아.. 그냥..
말하기 좀 뭐했어. 사귄다고 말할수 있는 사이도 아니였고
그냥 선 보고 나서 편안하게 만나는 사람이여서..
현재 : 그래 뭐..
갑자기 화난다 그말에 -_-
예린 : 어떻게 해야할까?
나 정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
갑작스럽게 받은 청혼이였구..
그 사람 집에서는 벌써 이야기가 다 되었나봐.
내가 대답만 하면 결혼 날짜 잡을 생각인것도 같구..
헉 -_-
왜이래 놀래지맛 -_-
왜 놀래 왜 ㅡㅡ
현재 : 부담스럽니?
예린 : 아무래도 조금.. 그렇긴해..
현재 : 사귀는 사이도 아닌데 청혼이라..
그 사람 급한가보네.
몇살이야?
예린 : 음.. 나보다 3살 많아
-_-
나보다 한살 많은거네.
늙지도 않은놈이 왜케 서둘르는거야.
현재 : 아직 둘다.. 결혼을 서두르기엔 이른나이 인듯 한데..
예린 : 오빠 생각도 그렇지..?
현재 : 응..
예린 : 근데.. 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
거절도.. 승낙도 못하겠어 진짜.
현재 : 그사람 좋아해?
-_-
물어보기 싫은 말인듯 한데 이거..
예린 : 음.. 그것도 잘.. 모르겠다.
근데 싫진 않아.
현재 : 그래?
그럼 답 나온거쟎아 이 가시나야.
싫지도 않고 좋지도 않은 사람한테 왜 시집을 가냐?
좋아지고 나서 가도 안늦는데
-_-+
현재 : 그 사람한테 솔직하게 말해.
예린 : 뭐라고?
현재 : 뭐.. 너가 거절할 뜻도 없는것 같으니까
시간 두고 좀만 생각해보자고 그래.
예린 : 그럼 그 사람이 거절한걸로 받아들이지 않을까?
현재 : 그럼 시집가던가
예린 : 오빠 장난치지마. 난 진지하단말야.
내가 농담한것 같냐?
그런거 신경쓰면서 못가겠다고 하는 니가 더 이상하쟎아
아.. 뿔나네 이거 -_-;
현재 : 그걸 거절의 뜻으로 받아들이고 그걸로 끝낼 사람이라면
너가 절실하지 않다는 말이다
이 참에 시험해봐도 좋겠네.
예린 : 시험이라니..
현재 : 그 사람 맘도 알수 있고,.
그 사람이 시간 좀더 갖자는 거에 동의하면..
니 맘도 알수 있쟎아.
예린 : 음.. 그렇겠네..
현재 : 내 생각엔..
아직 혼담이 오가기엔.. 너도 준비가 안됬고 나이도 어려..
결혼할 맘이 있었다면 너가 고민하지도 않았을거아냐.
그니까...
그니까..
그니까..말이지..
근데 왜 난 점점 말하기가 힘들어지냐.
아무렇지 않게 고민 상담해주는게 점점..힘들어지네.
왜 그러지..
예린 : 그니까?
현재 : 어.. 어. 그니까..
그 사람한테... 좀 더 시간 갖자고 그러라고..
그냥 함께 지내는게 지금은 편안하고 좋다고..
이 시간 더 가져보자구. 준비안됬다고 솔직히 말해.
예린 : 좋아하는지 안하는지도 모르겠는걸?
현재 : 그니까 시간가져보면서.. 너도 확인할 기회를 만들어봐.
니 맘도 확실해질수 있도록말야.
예린 : 음.. 그게 나은걸까?
현재 : 괜히 어설프게 했다가 나중에 후회하는것 보단 낫쟎아.
예린 : 휴우.....힘들다.
내 나이에 결혼이야기 오가는것도 그렇구
이런 고민하는거.. 첨이라서말야.
현재 : 나도 이런 고민상담은 첨이야
예린 : 히히 그래도 오빠랑 이야기하고 나니까 맘 편해진다.
고마워 오빠 ^^:
현재 : 어..
고마워..오빠..
저말 들으니.. 기분 더 이상해지네요.
고마워 오빠 -_-
고마워 고마워 고마워 고마워 고마워 고마워..
ㅡ_ㅡ;;
난 맘 안편한데..
왜 안편한지도 모르는데..
현재 : 내일 만나서 그렇게 이야기해봐.
예린 : 응 안그래도 내일 만나기로 했어.
그렇구나.. -_-
현재 : 이야기 잘하고
맘 편히 가져.
예린 : 응.. 오빠 ^^
현재 : 나 잔다.
예린 : 벌써 자?
내일 쉬는날이쟎아. 좀더 통화하자 오빠 응?
시러.
기분 이상해서..
시럿 ㅡㅡ
현재 : 피곤하네
자야겠다. 미안
점점 짧아지고 간단명료해지는 내 말투.
아. 싫다.
뭐냐 이거
예린 : 어.. 응..그래
잘자 오빠. 내일 전화해서 경과보고할께.
현재 : 잘자라.
뚝
..........
기분 진짜 이상합다.
전화를 해서 이야기하다보면 이 이상한 정체를 알수 있으리라
조금은 기대를 했건만
기운은 점점 빠져나가고.. 기분은 더 이상해지고
게다 딱딱해지는 내 말투속에서
불현듯 내 기분이 이렇다라는걸 예린이에게 보여주고 싶기라도 한것
같네요.
모르겠네.
여러분들은 아는것 같은데
난 왜 모르죠?
난 울트라 씨방세인가 ㅜ_ㅜ
몰라.. 잘래 ㅠ_ㅠ
# 그 다음날.
어제 고민을 많이 해서 그런지 늦잠을 잤습다.
뭐 연휴기간이라 푹 자도 상관은 없지만
머리가 개운하지 않더군요.
물을 한잔 마시고
담배를 한대 물어폈습다.
지금 시각 오후 3시 -_-;;;;
직장인이 이렇게 늦잠을 자다니..
연휴기간지나면 아작날것 같군요.
하루를 멍하니 보내고
어제에 이어 오늘 패턴을 받은 이상한 감정은
하루종일 괴롭혔습다.
무슨 기분일까. 왜 이럴까 고민하면서
답은 알지못하고
기분은 드러워지기만하고..
그러면서 난 지금 예린이가 그 사람을 만나고 나서 전화한다는
그 말을 되새기며 예린이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녁시간이 넘어가고.. 밤 11시..
전화는 아직 안오네요.
아직도 집에 안들어간건가..
11시 30분..
오늘 늦잠을 잔터라 잠올 기색은 전혀 없었습다.
전화기 쳐다보면서..
책보다가
다시 전화기 쳐다보고
다시 책보고 -_-
그러다 난 전화를 기다리는 원래의 직분을 잊고
책 삼매경에 빠졌습죠 -_-;
책의 깊이에 빠져 정신없이 몰두하고 있는 그때
띠리리리 울리는 전화벨소리.
마음이 들은건지 귓구녕이 들은건지
울리는 전화벨소리에
예린이 전화구라!! 라는 직감을 안고
책을 침대위에 집어던진채 잽싸게 전화를 받았습다.
현재 : 여보세요.
예린 : 나 !!
역시 -_-
예린이 맞군.
현재 : 응 오늘 잘 만나서 이야기했어?
예린 : 응.. 이야기햇어
오빠가 말한대루..
현재 : 뭐래?
콩당콩당
예린 : 그 사람.. 기다리겠다고.. 그러자고 하더라..
다행이지?
현재 : 응? 뭐?
에.........
예린 : 그 사람이 기다리겠다고..그랬어.
그때까지 편하게 지내자고 그랬다구..
현재 : 그럼 사귀기로 한거야..?
예린 : 뭐.. 그런것 같아 히히..
.........
넌 무슨 대답을 원했던거냐.. 현재야.
왜 이렇게 맥이 풀리지..?
현재 : 자.. 잘됬네
예린 : 오빠 덕분입니다 히히
현재 : 니 마음도 알수 있었지?
예린 : 응..
오빠랑 어제 얘기할때도 긴가민가 했었는데
오늘 이야기하면서.. 조금은 확인할수 있었어.
그 사람 없이 못살정도는 아니지만
아직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건 아니지만
좀 더 알아가고 싶은 사람이라는 느낌..
알아가고 싶은 사람..
그 말.. 처음에 너가 나한테 했던 말인데.
현재 : 그래.. 잘됬어.
언제 함 소개시켜줘봐.
예린 : 그럴까?
우리 오빠라고 소개시켜줘야겠다
음...
현재 : 피곤하지?
예린 : 응.. 좀전에 들어와서 세수만하고 바로 오빠한테 전화했어
좀 피곤하네
현재 : 일찍자
예린 : 오빠 오늘 어디 갔다왔어? 추석이였쟎아
현재 : 우린 아무데도 안가.
예린 : 우리집이랑 똑같네 ^^;
현재 : 응
예린 : 낼은 뭐해?
시간되면 나랑 영화보자.
사귀는 사람 생긴게 왜 엄한남자랑 영화를 보냐 -_-
현재 : 내일은 친구랑 약속있어
예린 : 아.. 글쿠나.
그럼.. 연휴 끝나기 전에 또보자 알았지?
현재 : 응 그래.
잘자
예린 : 오빠도 잘자
뚝
사귀기로 했네요.
내가 말한대로 솔직하게 예린인 그 사람에게 말했고..
그 사람은 기다리겠다며..
그 시간동안 편안히 지내자고 그랫고
예린인 자신의 맘도 확실히 알지 못했지만
그렇게 이야기함으로써.. 어느정도 확인했고
알아가고 싶은 사람이라면서 말이죠..
나한테 그랫던것처럼.
잘된일인데..
왜 마음 한켠이 요동을 부리는거지.
전화를 끊고 가만히 앉아서 생각했습니다.
어제 예린이 쪽지를 보고난후에 발동했던 이 이상한 감정에 대해서
말이죠.
몇년전 지하철안에서 날 찌르며
못먹는감 찔러나보겠다고 한 예린이.
알아가고 싶은 사람이라며.. 그렇게 지내고 싶었다던 예린이
그러나 난 내 외모에 다가오는 사람을 거부하는 틀이 잡혀있었고
예린이도 그 틀에 고정시킨채 왈가불가하다가..
상훈이놈과 얽혀 그 인연을 끝낸뒤
시간이 오래지나 다시 만난 예린이와 친한 오빠 동생사이로 지냈건만
그렇게 편한사이로 지내면서
어느샌가 난 예린이에 대해 알아가고 있었고
그 틀을 없애고 있었나 봅니다.
난 나도 모르게 지난 시간 예린이가 나한테 주었던 마음을
맘 속 깊히 간직하고 있었고
예린이와 친한 사이가 되어.. 편하게 지내면서
예린이의 맘은 그때처럼 그대로일거라는 어리석은 생각을 했었나봐요.
시간은 무수히 지났고
무뎌진 마음이였을 뿐인데 말입니다.
예린이에게 다른사람이 생길거라는 생각 안했나봅니다 난.
내가 이성적으로 관심을 두지 않았음에도
그 사람은 그때 그 사람이라고 나도 모르게 생각했나봐요.
나 아님 안된다고 했던 지난 예린이를
현재의 예린이의 모습에 투영시킨채 벗어나지 못했던 건가요 난..
그치만 그런다 하더라도..
이런 이상한 기분.. 허탈해지는 마음..
맥이 풀리는 기분..
이다지 심하진 않을것 같은데..
예린이의 이야길 들으면서
그 사람이 못기다리겠다고 결혼이야기 없던걸로 하자고 말하길
기대했었나 봅니다..
예린이가 사귀기로 했다는 말을 들었을때..
내가 잘못들은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왜 그런맘이 든거지.. 왜.
그 다다음날..
연휴 마지막날이죠.
예린이는 시간되면 만나자면서 전화가 왔고
난 이 기분을 품은채 예린이를 만났습니다.
물론 편하지 않은 기분으로 말입니다 -_-;
예린 : 아 날씨 좋아 오빠 그치?
현재 : 응 좋네
내 맘은 먹구름 우중충인데 -_-
예린 : 근데 오빠 얼굴이 왜케 까칠해?
어디 아파?
현재 : 아니
예린 : 연휴기간이면 살도 찌고 얼굴도 뽀얗게 되는데
오빤 폐인이 다됬네.
무슨일 있어?
현재 : 없어
예린 : 무슨일 있는것 같은 말투인걸
실은 있는것 같아.
근데 그게 뭔지 나도 잘 모르겠어 -_-
현재 : 밥 먹자.
밥 안먹었지?
예린 : 잠깐만.. 잠깐만요 ^^
같이 밥먹을 사람있어~
현재 : 누구?
예린 : 오빠가 생각지도 못할 사람 !
현재 : 정현이?
예린 : 아니 ^^
현재 : 그럼?
예린 : 가자. 내가 약속장소 정해놨어
현재 : 누군데..
예린 : ^^
웃지마 -_-;
현재 : 누군데 그래.
예린 : 그 사람!
컹
예린 : 어제 만나서 그 사람한테 오빠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어.
그랬더니 흔쾌히 보자구 그러더라.
그래서 오늘 같이 보자고 했고
오빠 놀래키려고 미리 말 안했지~
현재 : 야.. 야 잠만
예린 : 응?
현재 : 그런거면 미리 말했어야지
당황스럽쟎아
아 미치겠다
이 기분에 그 사람을 만나라고?
예린 : 괜찮아.
내가 오빠 이야기 많이했어.
불편하지 않을거야
그 사람 오빠처럼 편한 사람이야.
나처럼 편한 사람이라고 -_-
왜 나랑 비교해 왜.
현재 : 그래도
예린 : 싫어?
현재 : 아니 싫은게 아니라
갑자기 이렇게 빨리 만나게 되서..
아.. 그게 아닌데
만날 마음 없는거다 난
맞아. 만나기 시른거야.
예린 : 뭐 어때 ^^
어차피 볼건데 뭐..
가자!
아 시러 시러 ㅅ ㅣㄹ ㅓ
현재 : 야아..
예린 : 가자 ^^
싫다는 말도 할수 없던 난
예린이 손에 잡힌채 약속장소로 질질 끌려갔고
환하게 웃는 예린이 얼굴에 차마 싫은 내색 할수도 없었습다.
단지 난 당황스러울 뿐이라는 것만을 보여주었죠.
약속장소는 그 근처의 레스토랑이였고
예린이가 안내한 그 장소엔
낯선 남자가 앉아 있었습다.
예린 : 오빠
꼭 나 부르는것 같네. -_-
남자 : 어 왔어?
아.. 안녕하세요 ^^
회색톤의 티셔츠에
옅은 쥐색 면바지 차림의 남자.
단정해보이면서도 깔끔해보이는..
나와 예린이를 향해 편안하게 미소짓는 그 남자.
예린이의 애인..
현재 : 안녕하세요
웃음이 안나오네.
예린 : 앉아 현재오빠
남자 : 이야기 많이 들었어요
앉으세요.
현재 : 예..
예린이는 내 옆을 지나 그 남자옆으로 가서 앉고
난 그 두 사람을 마주한 앞자리에 앉게 되었습니다.
왜 내옆은 이다지도 공허하단 말이더냐 -_-
예린 : 현재오빠 잘생겼죠?
남자 : 듣던대로 정말 미남이네요.
틀에 박힌 인사치례네 형씨 -_-
현재 : 아.. 네 -_-;
남자 : 식사 안하셨죠?
예린이도 밥 먹어야지
예린 : 네 ^^
메뉴판을 다정하게 들여다보는 두 연인..
그 남자의 옆에 있던 여자는 몇년전 나에게 멋진 대쉬를 했던 뚫녀..
시간이 지나 편안한 동생으로 내 옆에 있던 여자..
그러나 지금은 내 옆이 아닌 다른남자의 애인이 된 여인네 -_-
그렇게 다른 남자의 여자가 된 예린일..
보기 싫어하는 나..
왜 이런 생각을 하는거냐 난
싫다.. 이런 상황.
이런 자리 싫다..
남자 : 뭐 드실래요 ?
현재 : 아무거나..
예린 : 현재오빠 이거 먹어
이거 맛있어.
.......
남자 : 그거 맛있어?
나도 그거먹을까..?
예린 : 그래요 ^^
우리 셋다 이거 먹어요.
우리 셋다?
왜 우리야 왜
난 저 남자 첨보는데!
ㅡㅡ
나 그거 안먹어
아 졸라 유치하군요 -_-
현재 : 그래요 그럼
ㅜ_ㅜ
뛰쳐나가고 싶었지만
예린이의 애인과의 자리에서 내가 그러면
예린이가 난처해질테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난 왜 평생 이 모양으로 사는건지 모르겠습다.
밥을 주문하고 기다리는동안
예린이와 그 남자는 내 앞에서 편안한 웃음을 지으면서
이야길 건냈고
난 불편한 맘을 감추느라 정신없었습다.
식상한 이야기들과 인사치례식의 이야기가 수차례 지나간뒤
예린이가 고른 음식들이 순서대로 나열이 되었고
우린 밥을 먹기 시작했죠.
밥을 먹는동안
그 두 사람은 연실 서로 웃으면서
다정한 모습을 보였고..
난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더 이상 밥을 먹을 자신따윈 없어져버렸습다.
탁..
예린 : 오빠 왜..?
다 먹었어?
현재 : .....
남자 : 맛 없으세요..?
현재 : 나 간다.
예린 : 현재오빠 왜.. 갑자기
남자 : 왜 .. 그러세요
현재 : 갈께.
미안하다.
예린 : 현재오빠.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는데 예린이가 절 부릅니다.
현재 : 싫다 난..
이런자리 싫어.
예린 : 왜 그래.. 갑자기
내가 싫다.
이런자리가 아니라..
이런자리에 있는 내가 싫어.
예린 : 오빠
절 부르는 예린이의 음성을 뒤로한채
난 그 자리를 나와버렸고..
그제서야 난 내 마음에 이야길 할수 있었습니다.
' 나 예린이 좋아하나보다..
내 앞에서처럼.. 그 사람한테 똑같이 저렇게 웃는 예린이..
인정하기 싫어.
넌 왜 그걸.. 지금 알아버린거냐..왜. '
14부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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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가 자신의 마음을 확실하게 알아버렸죠
글쓰면서 어디서 끊을까 끊을까 고민하다가
쓰다보니 현재 마음을 확인하는 부분에서 끝맺게 되네요.
얼마 남지 않았습다.
완결말입니다 -_-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구요
1시네요.
자야겠습다.
10부 11부 12부에서 리플주신분들..
답변이 늦어 죄송합니다.
내일 제가 폭탄메일 보냅니다 -_-/
광고아니니까 읽지도 않고삭제하지 말아주십쇼!
^^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12부에서 글 읽어주시고 리플주신분들 감사드립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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