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사랑했지만 오늘은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연인 사이에서 '괜찮다' 혹은 '알았어'라는 표현은 긍정의 대답이 아니다. 상식적으론 이해되지만, 감성적으로 허락되지 않는 상황에 대처하는 애매모호한 반응이자 상대를 시험하는 역질문이다. 하지만 그 애매모호한 태도를 긍정의 '예스yes'로 잘못 인식한 사람들은 영문도 모르고 짜증을 받아 내야만 하는 다음날'을 맞이해야만 한다.
'괜찮다'와 '알았어'는 대답이 아니다. 이것은 질문이다. '당신이 나와 같이 시간을 보내 주지 않는다면 실망스러울 텐데, 그래도 괜찮겠어?'라는 의문형 문장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러한 의도를 파악 못한 채, 많은 연인이 함정에 빠진다.
남자는 참 묘한 동물이다. 여자를 통해 자신의 남성성을 증명하려고하고 거기서 쾌감을 얻는다. 비록 회사에선 무능한 직원이라도 여자친구 앞에 서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해 주겠다고 허풍을 늘어놓는다.
지금 당신에게 사랑하는 남자가 있다면 무엇인가를 요구해라. 열심히 해낸 남자에겐 과장된 몸짓으로 "역시 자기가 최고야"라고 한마디 해 주면 된다. "당신은 내겐 없어선 안 될 사람", "당신이야말로 진짜 남자"라는 식의 유치한 말일수록 효과적이다. 어깨가 으쓱해진 남자는 당신 곁에 오래도록 머물면서 무언가 또 여자를 기쁘게 해줄 일이 없을까 고민할 것이다. 남자를 곁에 묶어 놓을 수 있는 꽤 효과적인 전술이다.
많은 남성들이 연애를 시작하고 시간이 흘러가면 여자친구를 다른 사람의 눈으로 쳐다본다. 내가 아닌 다른 남자들이 그녀에게 보낼 음탕한 시선을 걱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끔은 그런 걱정은 잊어버린 채 순수한 감탄사를 들려줘야 할 때가 있다. 아름답게 꾸민 그녀를 오랫동안 보고 싶다면,
연애란 지겨운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게 해 주는 놀이와도 같다, 놀이동산에서 사람들은 보통 느리게 움직이는 모노레일보단 수직으로 낙하하는 롤러코스터를 택하기 마련이다, 연애도 그래야 한다고 믿어 보는 것은 어떨까?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귀찮아도 산에도 올라 보고 때론 닭살 돋는 이벤트도 기획해 보고, 옆 사람의 팔을 꼭 쥔 채 공포 영화의 스릴을 즐겨 보는 거다. 상대에게 맞춰 주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살고 있는 새로운 세상으로 점프해 보는 거다.
사랑을 막 시작한 사람들에게 이런 충고를 하곤 한다. 눈으로 확인하지 않은 것들에 대해선 아무것도 상상하지 말라고. 소위 안정권에 들어섯다는 연인들이 일으키는 싸움의 많은 부분은 상상이 만들어 낸, 다시 말하면 실재론 존재하지 않았던 일들에 대한 오해가 시발점이 된 경우가 종종 있다. 나쁜 상상력은 의심을 불러내고, 의심은 상대의 자존심에 흠집을 낸다. 이건 치명적이다.
당신 앞의 사람을 전부 다 안다고 착각하지 마라.평생 살면서도 자기 자신조차 알지 못하는 게 사람이다. 호기심을 잃은 당신이 일부러 시간을 내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달려가지 않는다면, 지금 잠깐 동안의 행복도 언젠가 신기루처럼 사라져 버릴 것이다.
사랑은 결국 성실함으로 유지된다.사랑을 할 때만큼은 모두 부디 호나우두의 현란한 드리블보다 박지성의 투박하지만 실수 없는 자세를 배우기를.
감정은 감기보다 쉽게 전염된다. 내가 즐거워하면 마주 보고 있는 사람도 즐거워지고, 내가 외롭다고 하면 내 앞에 앉은 사람도 덩달아 헛헛해진다. 그래서 난 감히 말한다. "당신 앞에 앉아 있는 사람에게 외롭다는 말을 함부로 하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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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이 책에 대한 리뷰를 여자친구와 함께 하게 되었다. 생애 첫 도서리뷰이기도 하고 여자친구와 같이 리뷰를 작성한다는 것이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500일이 다 되어가는 여자친구와의 연애, 나는 그동안 어떻게 해왔는가의 대한 고민과 어떻게 앞으로 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동시에 만들어준 <김태훈의 러브토크>
위에 포스팅한 글이 내가 가장 와닿았던 이야기였다. 500일이 되어가며 어느 정도 연애 초기를 벗어난 우리는 조금씩 의견이 충돌하거나 삐걱거리는 경우도 생겨났다. 그러던 중 이 책을 읽게 되었고 좋은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게 되었다. 대학 입학 후 그녀의 웃음에 반해 고백을 하였고, 우린 한 번의 싸움 없이 지금껏 지내왔다. 항상 웃지는 않았지만 언제나 서로에게 도움이 되며 기분이 좋지 않아도 헤쳐나가고 같이 이겨나갔다. 그러던 중 2학년 1학기에 들어서 학교의 과제와 서로의 환경적인 고난으로 서로에게 지치고 작은 것에 서운해하며 마음 상하는 일도 생겨났다.
싸운적이 없다는 것이 어느 새 스스로 싸우면 안된다는 감옥이 된건 아닌지, 싸우면 크게 상처입을 것 같은 일이 될지 몰라 그랬던 것인지, 어쨌든 가슴 속 응어리가 서로 생겨났다. 그러던 중 얼마 전 치킨에 맥주 한 잔하며 그동안의 서운한 점과 아쉬웠던 부분을 말했다. 억양이 높아지거나 화가 난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그동안 쌓아놨던 부분을 대화를 통해 풀어 나갔고, 서로 부족한 점을 깨달으며 완만하게 해결되었다.
난 잘해주기 위해 했던 부분이 그녀에게는 본의 아니게 상처를 준 결과도 있었고, 잘 알고있음에도 잘 고쳐지지 않아 힘들었던 부분을 더 노력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서로 다른 부분이 있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우리는 그래도 서로 잘 맞았다고 생각하였는데 아닌 부분은 아니였나보다. 그렇게 대화로 서로 풀어가며 더 서로에게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중이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와닿았던 부분은 "상대에게 맞춰 주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살고 있는 새로운 세상으로 점프해 보는 거다."였다. 노력한다고만 생각해 왔던 부분인데, 새로운 세상으로 점프한다는 개념으로 바꾸는 그 또한 즐기는 기분으로 바뀌었다. 연애를 한다고 서로에게 맞추고 그런 부분에 힘들어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어떤 세상에서 살고있는지 점프해서 같이 살아도 보고, 상대방이 넘어와 본다면 그건 노력이 아니라 즐기는 것이 되어 버린 것이다.
연애는 이론으로 하는 부분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연애에 대한 조언을 받으며 사랑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내 마음대로 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 팝 칼럼니스트이자 연애 칼럼니스트인 김태훈씨는 이 책에서 연애를 시작하지 못하거나, 하고 있더라도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보면 많은 도움이 될 서적이다.
다른 연애 서적은 꿈 같고 그림 같은 이야기가 나오는 데, 이 책에선 스스럼 없이 다가온다. 술 먹고 남자가 하는 말은 그저 하룻밤 상대로 어떻게 해보려고 하는 말이다 라는 식의 말을 거침없이 하거나 촌철살인의 글귀가 나온다. 하지만 그것들은 정곡을 찌른다. 남녀상관없이 공감대도 형성되며 자신이 실수한 부분이나 고쳐야 할 부분, 신경써야 할 부분을 정확히 캐치하고 연애를 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없는가? 사랑하고 있지만 행복하지 않은가? 사랑을 길게 이어가고 싶은가? 진정한 사랑을 만나고 싶은가? 그렇다면 주저없이 김태훈의 러브토크를 읽으라고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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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달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