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우천왕기.. 읽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참으로 재미있는 이야기와 흡입력을 가지고 있는 소설이라는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뛰어나거나 특색있는 문체는 아니지만 간단간단하고 시원시원한 문체와 함께 참으로 순수한 말투에서 고대의 신비함과 더불어 순수함이 묻어나오는 것 같아 재미와 함께 궁금증을 유발시킵니다. 게다가 박진감있는 내용과 조금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사건을 연속으로 배치하고, 라이벌이라는 장치를 통해 계속적으로 긴장감을 조성하는 것도 훌륭합니다. 거기다 재미로 따지면 어떤 분들은 이영도보다 이우혁을 더 높게 평가하시는 분들도 있다싶이 치우천왕기는 참으로 재미있는 전개를 보여줍니다.
그러나 너무도 '허구'가 가득합니다. 제가 말하는 건 주술이나 신수와 같은 허구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한국형 판타지'라는 요소를 끌고온 만큼 신수나 주술의 등장은 전혀 허무맹랑하지 않습니다. '판타지'라는 이름을 뒤집어 쓴 소설들은 어떤 것을 등장시켜도 상관없으니까요. 거기다가 치우천왕기의 요소들은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것들임과 동시에 상당히 재밌는 개념과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소설을 읽는데 전혀 부담되지 않고 재미를 가중시키는 긍정적인 요소입니다.
제가 말하는 아쉬움이라는 건 치우천왕이라는 말도 안되는 요소를 '한국'의 조상이라고 표현해 뒀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한단고기와 같은 저서에 쓰여져 있는 것 같은데.. 이 서적들은 분명 '역사서'라기 보다는 '소설책'이라고 보기 더 쉽기 때문이죠. 오히려 시대배경을 좀 더 내려서 단군이었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치우천왕기의 역사적 무대나 단군이 조선을 세울 당시의 역사적 무대나 거의 알려진 것 없는, 모두 판타지로 꾸며도 아무 상관이 없는 무대임을 감안한다면 굳이 치우천왕이라는 허무맹랑한 요소를 안가져오고도 한국이라는 바탕을 두고는 더 와닿을 수 있는 소설을 만들어 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봅니다.(물론 이우혁 작가의 전 작품을 봤을 때 치우천왕이 등장해야 함은 당연하지만...)
하지만! 역시 치우천왕기는 '소설'입니다. 그것도 '판타지'로 분류되는 무슨 소리를 해도 '판타지라는 게 다 거짓말이고 허구가 아닌가?'라고 반문하면 그만입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치우천왕기는 상당히 수작이라고 평가되어도 무방하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많이 남으시고 심심하고 울적하시다면 한번쯤 읽어보셔도 큰 후회가 없을 소설이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많은 책을 읽으신 분들이라면 책을 보면서 웃긴 부분이 많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듭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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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우우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