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제일 인상깊었던 시를 공유하려고 합니다. 이하람 여행작가의 '떠난뒤에 오는것들'이라는
책에 실린 시입니다.
콩깍지
대학 가면 살 빠진다고 하죠.
대학 가도 안 빠질 살은 안빠집니다.
살 빠지면 예버진다고 하죠.
살 빠져도 확 예뻐지진 않습니다.
예뻐지면 연애하기 쉽다고 하죠.
예쁘면 눈만 높아져 싱글로 남기 쉽습니다.
성격 고치면 남자가 따를 거라고 하죠.
착해지니 남자에게 이용만 당합니다.
근육 만들면 여자들이 좋아한다고 하죠.
근육이 붙는다고 매력이 붇는 건 아닙니다.
스포츠카 타면 여자친구 생긴하고 하죠.
여자들은 좋아하는 남자라면 손잡고 걷기만 해도 행복합니다.
돈 잘 써야 여자한테 인기 많다고 하죠.
여자는 좋아하는 남자, 돈 펑펑 못 쓰게 합니다.
그러면 도대체 어쩌란 말이냐구요?
여자는 당신의 모습을 그대로 사랑해 줄 수 있는 남자를 만나고,
남자는 자신의 매력을 발전해 줄 여자를 만나면 됩니다.
그런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구요?
눈에 콩깍지가 씌어버리면 됩니다. 사랑은 그런 겁니다.
내 눈에만 예쁘고 내 눈에만 최고면 됩니다.
그런 사람을 만나면 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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