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휘몰아친다. 강렬하다. 심지어 파괴적이다. 감히 최고의 문장가라고 외친다. 슈테판 츠바이크~!!!
2. 츠바이크의 뜨거운 손길에 벗겨지는 역사의 비화는 혼자 알고 있기에는 너무 답답하다. 그러나 어디선가 그 역사가 나온다면, 누군가가 이야기한다면, 나는 이 비화들을 알려주지 않을 것이다. 혼자만 알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조용히 웃을 것이다.
3. 비잔틴 이야기, 워털루의 시간, 스콧의 열정, 헨델의 부활 등등 어느 하나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박진감 넘친다.
4. 언젠가 ‘토지'를 읽었다. 소설 쓰기를 포기했다. 장편을 그렇다쳐도 한 권 정도는 쓸 수 있겠지. ‘고러를 읽고 포기했다. 이제 단편은 괜찮지 않을까 연습 삼아 김승옥을 필사 하며 다시 포기한다. 교양서는 할 만 할까, 츠바이크를 읽고 또다시 포기한다.
5. 그저 읽고 감탄만 하기에도, 벅차다.
6. 마음에 드는 구절 중 몇 개만 골라서.
- 아침이 밝아왔다. 비잔틴 시민들은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을 믿을 수 없었다. 이건 꿈이다! 마치 유령의 손으로 가져다 놓은 것처럼, 기를 높이 매단, 선원들로 꽉 찬 적의 함대가 자기들이 접근 불가능하다고 믿었던 곶 한가운데서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다. 눈을 부비면서 도대체 이 기적이 어디서 온 것인지 여전히 그들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지금까지 항구가 보호해주던 성벽 아래에서 적들의 나팔과 심벌즈와 북소리가 울렸다. 현실이다! 저 갈라타의 좁다란 중립지역을 제외한 황금 곶 전 지역이 이 천재적인 기습을 통해 술탄과 그의 군대에 속하게 된 것이다.
- 그러나 후회한다고 잃어 버린 순간이 되돌아오지는 않는다. 그것은 역사에서나 한 인간의 삶에서나 마찬가지의 진리다. 소홀히 했던 단 한 시간은 천 년을 주고도 되살 수 없는 것이다.
- 위대한 모순이지만 영웅적인 죽음으로부터 삶이 솟아 나오고, 몰락으로부터 무한한 상승 의지가 나오는 법이다. 명예를 향한 욕망은 성공이라는 우연성에만 집착하며 불타오른다. 그러나 한 인간의 몰락만큼, 이길 수 없는 운명의 거대한 힘에 맞서 싸우도록 그렇듯 장엄하게 인간의 심정을 드높이는 것은 없다. 그러한 몰락이야말로 시인이 여러 번 그리고 삶이 수없이 형상화해낸 모든 비극들 중에서 가장 위대한 비극인 것이다.
- 운명은 자신이 사랑하는 존재에게마저도 지나친 너그러움은 베풀지 않는 법이다. 신들은 아주 드물게만 한 인간에게 한 번 이상의 불멸의 행동을 허용하는 법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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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가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