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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레 이야기(이청준.열림원)
가수 (이)윤상이 성을 떼내고 데뷔해야 했을만큼 사회적 파장이 컸던 이윤상군 유괴 살해사건(1980).
범인은 이군이 다니던 중학교 체육교사였습니다.
그는 사형이 집행되기 전 다음과 같은 말을 남깁니다.
"나는 하나님의 품에 안겨 평화로운 마음으로 떠나가며,그 자비가 희생자와 가족에게도
베풀어지기를 빌겠습니다."
작가 이청준은 '유괴살해'라는 참혹한 사건보다도 범인의 마지막 말에 더 큰 충격을 받습니다.
소설<벌레이야기>는 그 충격을 아우르는 불면의 밤들을 통과하며 세상에 나왔습니다.
아이를 잃은 엄마는 기독교에 귀의합니다.
아이의 구원을 위함이었지만 점차 자신이 구원받고 있음을 느낍니다.
엄마는 범인을 직접 만나 용서함으로써 자신의 믿음을 확인하고자 합니다.
가해자와 피해자.그 운명적인 대면의 순간,가해자는 이미 하나님으로부터 용서받았다고 말합니다.
피해자가 준비한 용서와 화해의 의식은 그렇게 파탄납니다.
인간이 감정의 양을 압축하거나 증폭하는 과정을 통해 삶의 마디를 종결짓는 국면에,절대자가 부당하게
개입함으로써 인간의 존재감을 무화시켜버리는 불합리성이 파탄의 본질입니다.
자식을 죽인 살인자가 그 어미외에 도대체 누구에게 용서받을 수 있단 말인가.
하나님이 피해자에게서 용서할 기회를 빼앗고,오히려 가해자가 갈등하는 피해자를 용서하는
가치전도의 장면에서 독자도 인간의 설 자리를 찾을 수가 없습니다.
극도의 무력함을 느낀 아이 엄마의 극단적 선택이 절대자에 대한 처절한 저항으로 읽히는 건 그 때문입니다.
절대자의 품으로 달려가 자신을 위장하는 모습은 낯선 풍경이 아닙니다.
서지현 검사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전 검찰국장 안태근의 간증 장면 동영상도 그 예입니다.
"교만하게 살아온 죄많은 자에게 이처럼 큰 은혜를 경험하게 해주신 나의 주 예수 그리스도님께
감사와 찬양올립니다.아멘"
서검사가 일갈했지요."회개는 피해자들에게 직접해야 합니다."
모든 것은 현재진행형입니다.
단편<벌레이야기>가 나온 지 22년 후인 2007년.이청준의 후배 소설가이기도 한 이창동은 이 소설을 원작 삼아
세계 영화사에 기록될 불멸의 영화, <밀양>을 내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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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너구리
논고를 펼쳤는데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네요.가사 내용입니다
특검은 "우리 국민은 너무 오랜 기간 동안 화해와 치유라는 명목 하에 용서를 강요당하며 살아왔다"고 말했다.
특검은 "관용은 관용을 구하는 자를 상대로, 용서는 용서를 구하는 자를 상대로만 성립이 가능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용서를 구하지 않는데 용서하면 용서하는 사람을 우습게 볼 뿐이다. 내가 이겼다고 생각할 뿐"이라고도 말했다.
'용서의 조건'을 명확하게 설파한 것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