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색~대청봉~공룡능선~비선대~소공원 코스로 다녀왔습니다.

일전에 질문글 올렸을 때 아무도 추천해주시지 않았지만....

미친척 하고 오색(남설악탐방지원센터) 쉼터에서 선잠을 청하고 올랐습니다.

https://www.ppomppu.co.kr/zboard/view.php?id=climb&page=3&divpage=23&no=123327

하지만 역시나 추천할만한 행동은 아니었네요. ㅋ;;;;

각종 벌레들이 많고, 산모기한테 헌혈 몇 방 했는데 이틀 후 물린 자리 붓기가 상당했습니다. ( "ㅁ");;;;;

화장실 바로 앞 쪽에 그냥 누워서 잘까 했는데, 22시쯤엔 선선하더니 23시쯤 살짝 추워지는 것 같아 바람막이와 무릎 담요를 꺼냈습니다.

이 두 가지 안 챙겨갔으면 밤새 떨면서 한숨도 못 잘 뻔 했네요. 그나마 02시까진 잘 잤습니다.

잠들기 전 찍은 달 사진입니다. 보름달이었으면 좋았겠지만, 상현달도 만족합니다.

02시에 일어나 채비를 마치고, 03시 땡~ 칠 때 등산로 입구를 통과했습니다.

04시쯤 산 등성이가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여기서부터가 오색 코스 2차 경사로 시작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오색 코스 경사가 심해 힘들긴 하지만 중간중간 쉼터가 많아 다행이었습니다.

라일락 향기가 코를 찌르다 못해 허기진 뱃 속까지 들어오는 느낌이었는데 정말 놀랍더라고요.

06시 전에 도착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이 사진 찍을 때가 06:03분이었습니다. ㅠㅠ

정상 일출은 애초에 포기했었지만, 3시간 넘은 건 살짝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템포 조절하면서 올랐기에 완주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대청봉 도착입니다.

그나마 오색 코스로 오른 사람들 중에는 1등이라는 점에 위안을.... ^^;;;;

밥 먹고 주변 사진 몇 장 찍었습니다.

어디가 어딘지 정확하지 않아 그냥 사진만 쭈욱~ 올리겠습니다.....;;;

중청 이동 전에 대청봉 사진 한 번 더 남겼습니다.

이제 다시 볼 일이 있을까 싶네요...... ( ㅡ3ㅡ);;;

중청까지는 정말 쉽게 갔습니다.

중청대피소는 2024년 연말까지 신축공사 중이었고요.

소청으로 가는 길에 파노라마 한 번 담아 봅니다.

이정표를 찍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여기가 소청봉이었더라고요?!?!?

희운각대피소로 가는 길에 뱀도 한 마리 만나고....

쉼터에서 다람쥐도 만났습니다.

다람쥐가 다가온다는 건 희운각대피소가 가까워졌다는 의미였네요.

2년 전에 한창 공사중이었는데 이제 완전히 끝난 모습입니다.

희운각대피소 아래쪽에 있는 물 나오는 곳(?)인데, 음용에는 부적합하지만 세수하고 열기 식히는 덴 정말 최고였습니다.

세수하고 손수건에 물 적신 후 이동했는데, 나중에 머리도 한 번 감을 걸 싶더라고요. ㅎㅎㅎ

신선봉에 올랐습니다.

개인적으로 신선봉에서 바라보는 공룡능선이 설악산의 최고 비경인 것 같습니다.

이 장면 보려고 공룡능선 다시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닌..... ㅠㅠㅠㅠㅠ

우측에 울산바위쪽도 담아 봅니다.

날씨가 아주 쾌청하진 않네요.

대~중~소청 쪽도 예의상(?) 찍어줘야죠. ㅎㅎ

1275봉으로 이동하다가 그늘을 찾아 쉬었던 곳인데 전망이 아주 좋아서 파노라마로 담았습니다.

체력이 많이 떨어지기도 했고, 공룡능선에는 땡볕 코스가 많다 보니 무척 힘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몸에 열이 많은 편이라 내리막이나 평지는 그나마 버티고 내려가다가,

오르막을 만나면 무조건 쉬어서 열기를 식혀야 했습니다.

아래 같은 코스는 정말 절망적으로 느껴졌습니다...... ( ㅡㅁㅡ)ㅋ;;;;;;;;;;;;;;;

11시 10분쯤 1275봉에 도착했습니다.

예상했던 시간보다 훨씬 늦어졌지만, 체력이 너무 떨어진 상태라 뭐 어쩔 수 없더라고요.

그나마 공룡능선 절반 이상 지나왔다는 게 위안이었습니다.

1275봉도 다람쥐 수시 출몰지역이죠. 아주 귀엽습니다. ㅎㅎㅎ

체력 보충하고, 밥 준비 해놓고, 1275봉에 올라 봅니다.

2년 전에는 왼쪽 어깨 상태가 좋지 않고, 처음 타 본 공룡능선이라 시간 소비를 많이 할 수 없어 2/3 지점까지만 올랐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다시 오지 않을(?!) 공룡능선이기에 무조건 꼭대기까지 오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그렇게 꼭대기에 도착했네요.

주변 사진 몇 장 올립니다.

파노라마 사진도 한 장 남기고요.

1275봉에서 시간을 제법 보내고 계속 이동하여 킹콩바위에 도착했습니다.

이만큼 강렬하고 이름에 걸맞는 지형지물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ㅎ

걷고 또 걸어 큰새봉을 지납니다.

이 이후로는 너무 기운이 없어 봉우리 사진이고 뭐고 그냥 걷기 바빴습니다.... ㅠㅠㅠㅠ

지난달 갔던 도봉산 Y계곡이 생각나는 내리막이었습니다. ㅋㅋ

약 17시 30분, 여차 저차 마등령삼거리까지 왔네요.

신선봉에서 마등령삼거리까지 8시간이 걸렸습니다...... ㅎㄷㄷㄷ;;;

2년 전 첫 끼를 해결했던 장소입니다.

그 때랑 정말 달라진 점이 없네요. ㅎㅎㅎ

이제 정말 하산 코스 시작입니다.

마등령 하산길은 쉼터가 너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냥 돌/바위 위에서 쉬어야 하는데 공간이 넓지도 않고, 그늘도 많이 없고....

그러다가 만난 이 쉼터는 정말 오아시스를 만난 기분이었습니다.

중간에 자주, 많이 쉬면서 물 한 모금씩 마신 게 거의 다 떨어져 가서 위기로 느껴졌는데,

이 곳에서 만난 분들께 물 250ml를 얻을 수 있어서 천만다행이었습니다.

그 물 아니었으면 완주 못 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공룡능선 탈 때 최소 물 2리터 필요하다고 하지만, 물은 무조건 다다익선이었습니다. ( ;ㅡ;)

비선대가 400m 남았는데 눈에 들어온 금강굴.....

가볼까 말까 고민하다가 마지막 설악산이니까(?) 가보기로 했습니다.

내려오면서 얼핏 보였던 빨간색 계단은 금강굴 코스 아니겠지..... 했는데 여지 없네요. ( ㅡ3ㅡ);;;

계단 끝에 아무 것도 없이 전망대처럼 되어 있길래 '이게 무슨 금강굴이야?' 싶었는데......

내려가려고 뒤를 돌아 본 순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올라왔습니다.

정말 탈진 상태였습니다. ( 'ㅁ');;;;;;;;;;;;;;;;;;;;

그래도 개인적인 소망을 빌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비선대까지 다 왔네요.

이 광경이 그렇~~~~~게 그리울 수 없었습니다.. ㅠㅠㅠㅠㅠㅠㅠ

이젠 정말 안녕~~~~~ ( ㅡ_ㅡ)/

부처님 뵈면 소공원도 이제 끝난 셈이죠.

케이블카..... 중청까지 가는 케이블카 공사가 진행된다는데.. 그냥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 ㅡ_ㅡ)ㅋ

사실 그 전에 한 번 올라보자는 것도 이번 산행의 목적 중 하나였습니다.

정말 끝!! 이네요.

등산하면서 4시간 이상 쉬어 본 적이 있나 싶습니다.

그만큼 힘든 등산이었지만... 마음에 소망 하나 담고 잘 버텼습니다.

이제 제 인생에 설악산은 정말정말정말정말 없을 듯 합니다. ㅎㅎㅎㅎ

p.s) 집에 도착해서 배낭 무게를 재보니 7.9kg 나오더군요.

등산 중 소모한 생수 500ml 5개랑, 전투식량 3개 포함하면 10kg 넘는 배낭이었던 것 같습니다.

DSLR 카메라를 가져가느니 물을 더 가져갔더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만.... 이미 다 지난 일이니까... ( ㅡ3ㅡ)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