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하면서 사진을 찍는 편이 아닌지라 글에 걸맞는 사진은 없는 편입니다.
프랑스편과 더불어 영국편 그리고 모슨 포스트들의 시간상 개연은 전혀 없습니다. -_-;; 여태까지 그래와꼬 아프로도 계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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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에 올라오고 몇 개월을 파리에서 보내고 나니 좀이 쑤실 지경이어서 다짜고짜 여행을 가겠다고 룸메이트에게 통보를 했다. :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아 사실 유학생의 신분을 가장한 오퍼상 알바일이 런던지역으로 확대 된 좋은 구실이 있기도 했고 유학시절 중 제일 부유한 상태를 맞이한 상황이기도 했다.

하루 일과를 알려주는 컴퓨터의 부팅 작업을 잽싸게 한 후 빠른 시간에 보딩을 마칠 수 있는 교통편을 알아보았다.

저가항공사는 2개월 전에 예약하지 못하면 어지간 해선 자리가 이미 다 예약 되어 있다. 아무리 부유한 상황이라지만 비쌀대로 비싼 국적항공사편을 이용해 파리-런던 행 비행기를 탈 순 없었다.

반나절이라는 시간동안의 클릭질 끝에 싸구려 버스 이용편을 찾아내었고 좋은 환경 조건에 지름신이라도 발동하게 되면 후딱 결제 해버리려는 회의주의적 성격에 입각하여 나는 버스티켓을 빠르게 결제를 해버렸다.

그리고 사흘 뒤 버스티켓팅과 여권검사를 한번에 하는 파리외곽의 국제버스터미널에서 알제리로 가는 버스의 승객들과 함께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외국에서의 남자 한국사람의 버릇이란 조금 간단한 편인데 현대, 대우차를 보고 반가워하다가 이내 한국제품만 보면 일단 반가워지는 습성이 있다. 초반에는 반가운 마음에 디카를 꺼내들어 사진을 찍기도 했지만 아, 보여줄 친구들 조차 없었고 당시 처음 나온 슬라이드식의 삼성 핸드폰을 밀어제끼며 ‘야 일본핸드폰 좀 짱이지 않냐’ 라는 식의 멘트를 했던 프랑스 녀자사람의 발언이라던가 ‘Made in China 니깐 이 삼성 핸드폰은 중국제품이다’ 라며 다짜고짜 나에게 사상 교육을 시켰던 중국 녀자 사람의 발언들로 인해 더 이상 반갑지도 않은 권태 스러움을 맞이했었지만 여행이란 모든 것들을 발동시켰다. 알제리의 알제로 향하는 더블데커 버스는Double Decker Bus 놀랍게도 현대에서 제작된 버스였다. (1층은 운전기사와 그의 조수, 그리고 짐칸이다. 승객은 2층에 앉게 되는데 버스기사와 마주 칠 일이 없고 화장실도 2층에 있다.) 놀라웠다. 아 권태스러운 프랑스 생활에서 나는 고작 버스를 보며 놀라워했다는 것이다.

국제 공항에 있으면 자주 듣는 소리가 있다. “Mr. Emmanuel Ruiz, Emmanuel Ruiz Please Holding Up Your Gate” (EMMANUEL RUIZ는 내 여권이름이다) 보통 보딩을 한 후 딴 짓을 많이 하는터라 내 이름듣는건 너무나 흔한 일이다. (면세점은 항상 신기하다. 그렇지 않은가) 국제 항공의 경우 티켓팅이 끝난 승객을 놓치지 않고 비행을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터라 맘편하게 노는경우가 좀 많았지만 버스의 경우는 달랐다. 내가 타는 유로라인 Eurolines버스는 정확히 :namespace prefix = st1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smarttags" />정오에 출발했다.
 엘프처럼 생긴 아가씨와 파리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려는 듯한 영국 부부 들을 제외하고 내 앞자리는 무섭게 생긴 루마니아 남성이었다.(여권을 봤다) 얼마나 의자를 뒤로 젖혔는지 머리가 사타구니에 가까이 놓여있게 되어있을 정도였다. Electric Six의 Gay Bar를 즐겨 들었다지만 살면서 사내의 머리통이 내 사타구니에 그토록 가까이 접근한 적은 없었다. 내 뒷자리는 “내 똥꼬가 터질거 같아! 블로우업 타이이이이임!!” 이라며 큰소리로 떠드는 프랑스 배낭여행 후 돌아가는 영국인 중학생들이 즐비해서 그때 그들의 방귀 타이밍을 적어놓았다면 아마 지금쯤 위대한 방귀학문의 거장으로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익숙한 파리의 외곽을 지나 도로 지명과 표지판에 영어와 불어가 함께 섞인 곳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CALAIS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아, 꺌레 구나 싶자마자 잽싸게 대항해시대 온라인이라는 게임이 눈에 선해지기 시작했다. 게임 내에서 나오던 영국 탄광촌 선술집 노래 메들리가 머리에 박혀서 나오질 않고 있었다. 이내 버스는 멈추었고 승객들은 전부 프랑스 체크포인트로 향하고 있었다.

 이미 두어시간이나 달린 버스는 도버해협을 향해 꺌레로 왔고 버스를 탄 상태에서 승객들은 배로 입선하는 재미를 누리게 되었다. 승선 후 금연이라는 안내말을 들은 터라 빠르게 계산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여행의 시작은 힘들게 느껴지기 시작했고 승객들이 전부 내려 쉥겐협정대로 여권검사를 하러 가는 시간동안 나를 포함하여 흡연자로 추정되는 승객들은 대부분 버스에서 내려 줄담배를 한 움큼 피워댔다. 이럴때만큼 달콤한 것들도 흔치 않다.

 그래, 사실 위에 간단하게 적긴 했지만 엘프처럼 생긴 아가씨 한명이 나와 같은 버스에 타고 있었다. 그녀는 나보다 꽤나 앞에 앉았는데 오히려 뒤에 앉았더라면 화장실을 가는 빌미로 계속 얼굴을 보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내내 했었다. 다행히 내 옆자리에 누군가 앉지는 않았지만 내 앞으로 3칸이나 앞에 있는 아가씨를 보기 위한 구실이란 하나도 없었다. 사실 내 사타구니 앞의 이 남자가 더욱 신경 쓰였다. 도버해협을 횡단하기 위해 버스는 이내 배 안으로 들어갔고 카지노와 상점이 즐비한 크루즈에서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한두시간 가량을 보내고 있었다. 시간은 물러터지게도 느리게 갔고 내 배는 슬슬 고파오기 시작했지만 사실 파운드만 통용되었던 선박인지라 내가 쓰던 유로를 사용할 수 있는 곳은 한군데도 없었다. 해외 사용 수수료 2만원가량을 사용하면서 8천원짜리 정식을 시켜먹을 순 없었다. 담배나 몰래 피울 수 있는 곳을 찾으려고 여기저기 돌아다니 던 중 하염없이 바다만 바라보던 엘프 아가씨를 다시 발견했다. “아 유레카!”를 외치며 그녀쪽으로 달려나가다 내 사타구니에 근접했던 그 루마니아 남자의 발을 두 번이나 밟아 적개심을 만들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