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수와 오종 감독이 연출한 <괜찮아, 잘 될 거야>는 뇌졸중으로 85세의 아버지를 간병하는 딸과 아버지의 선택에 관한 작품입니다.

엠마뉘엘(소피 마르소)는 아버지가 갑자기 쓰러졌다는 소식에 병원에 향합니다. 엠마뉘엘의 동생과 그녀는 돌아가며 아버지의 간병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전혀 호전되어 보이지 않은 아버지는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고 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안락사를 위해 프랑스를 스위스로 떠날 계획을 잡습니다. 생각보다 처리해야 할들이 많아 그 계획은 조금씩 늦춰지고 그 사이에 아버지는 사촌과 그가 주변에만 알리고 커밍아웃은 널리 하지 않은 연인에게도 이 사실을 알립니다. 그렇게 손주의 연주회와 딸들과 단골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마친 아버지는 스위스 베른으로 떠납니다.

엠마뉘엘 베르네임이 쓴 동명소설이 원작인 작품입니다. 영화 속에서도 아버지가 딸에게 이 이야기를 쓰면 어떨까라는 제안을 합니다. 엠마뉘엘의 직업은 소설가입니다. 일상성이 강한 이 작품은 아버지의 엄청난 선택에 대해 혼란을 겪는 딸들의 모습과 동시에 아버지의 선택을 동의하고 적극적으로 돕는 모습이 담겨져 있습니다.

존엄사에 대한 이슈는 수년전부터 있어왔습니다. 발리우드 영화인 <청원>이나 <미 비포 유>같은 작품이 있었고 <밀리언 달러 베이비>도 비슷한 경우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더 이상 생을 살아가기 힘든 사람들이 선택하는 것이지만 이에 대한 찬반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밀리언 달러 베이비>를 제외한 작품들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경제적으로 부유한데 이 작품의 주인공도 그러합니다. 심지어 이런 대사도 있죠. '이 계획을 진행하는데 얼마나 드냐?' '천만 원 정도 되요' '돈 없는 사람은 죽지도 못 하겠구나.'

영화는 후반부에 이르면 감독의 고약한 연출스타일이 등장합니다. 한 번은 역시 주인공을 곤경에 빠트리는 오종만의 스타일이 보입니다. 하지만 초기작과 달리 최근 오종의 작품들에선 특히 죽음이라는 소재를 다룬 작품들에선 그 선(?)을 넘지 않습니다. 철든 어른의 모습이랄까요? 그것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 프랑수와 오종의 영화중에 스타배우들이 가장 많이 출연한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소피 마르소, 엄마 역의 샬롯 램플링(<스위밍 풀>의 주인공), 그리고 아버지역의 앙드레 뒤솔리에까지 프랑스 영화계에선 없어선 안 될 배우들이 총출동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앙드레 뒤솔리에의 연기가 너무 인상 깊었습니다. 40대의 모습과 80대의 모습을 함께 연기하는데 일상적인 모습과 더불어 감정적으로 폭발하는 것 같지 그리고 성소수자로서의 모습까지 완벽한 캐릭터 연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세월이 흘러가면서 조금씩 재기발랄함 보단 진중함 느껴지는 오종의 작품들에 대한 호불호는 분명 존재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론 현재가 조금 더 맘에 드는데 지금도 그렇지만 다양한 소재의 작품으로 또 만났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