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빌리 홀리데이]를 보고(스포)

리 다니엘스 감독이 연출한 <빌리 홀리데이>는 'strange fruit'이라는 명곡을 남긴 빌리 홀리데이의 일대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최전성기에 빌리 홀리데이는 카페 소사이어티에서 정기 공연을 하고 있지만 정부의 관섭으로 무대에서 'strange friut'을 부르지 못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군복 차림의 지미 플레처가 그녀에게 접근합니다. 지미는 반복적으로 그녀의 공연을 보고 빌리 또한 그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지미는 연방 정부소속의 요원이었고 빌리에게 접근한 이유는 그녀가 마약 중독이기 때문입니다. 인종 차별이 극에 달한 40,50년대의 뉴욕에선 흑인들에게 접근해 마약 같은 범죄를 잡아내기 위해 같은 흑인을 고용했다고 합니다. 지미도 그러한 경우고요. 지미는 같은 흑인이 약물 중독에서 벗어나는 것이 더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그 일을 실행했습니다. 하지만 그 윗선은 그 보다도 모두에게 우상 받고 정부 측에선 맘에 들지 않는 노래를 하는 빌리 홀리데이를 끌어내리려는 속셈이 있었던 것이죠.

자신의 정체가 밝혀지고 빌리는 결국 징역을 살게 됩니다. 그리고 출소 후 카네기홀 공연으로 재기에 성공을 하자 정부에선 지역 공연을 다 막아버리는 추태를 부립니다. 그런 모습에 지미도 조금씩 정부쪽의 지시를 재고하게 되고 오히려 빌리의 인간적인 모습에 끌리게 됩니다.

약물에 빠진 흑인 아티스트에 대한 이야기는 종종 있어왔던 것 같습니다. 휘트니 휴스턴, 아레사 프랭클린 등이 그러할 것 같은데요. 그녀들은 어렸을 때 환경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빌리는 친엄마가 시켜 10대 초반에 사창가에 팔려 가기도 합니다. 그런 현실을 맨 정신으로 살아가긴 힘들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성인이 된 이후 지미를 만나기 전 남자들도 그녀의 능력에 빨대를 꼽아 착취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요. 말년엔 약물을 멀리하는 대신 술에 손을 대어 결국 간에 문제가 생겨 44세의 생을 마감합니다. 휘트니 휴스턴의 일생과 너무 비슷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적극적인 사회운동가는 아닐지 몰라도 자신의 직업인 가수로서 같은 흑인들을 대변하는 명곡을 결국 반대 세력을 이겨내고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그녀의 모습은 참 아름다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