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은 2020년 11월 27일에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영화입니다. 원래 같은 해 3월 개봉 예정이었으나 코로나사태로 인해 극장 개봉이 취소되고 넷플릭스에서 오리지널 영화로 공개되었죠. '사냥의 시간' 이후로 두 번째로 극장개봉 없이 넷플릭스에서 독점공개되는 국내 영화가 되었죠.(이후 1년 뒤 CGV에서 개봉하긴 했지만 정식 개봉이라기 보다는 이벤트 성격이 짙습니다.) 저는 영화가 공개되고 거의 바로 봤는데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한국에서 정말 오랜만에 괜찮은 수작 혹은 그 이상의 '스릴러 호러'장르의 영화가 나왔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해외에서 반응이 더 좋았는데 로튼토마토에서는 무려 100프로의 신선도와 80프로의 관객지수를 기록했습니다.

영화의 내용은 서로 다른 시간에 살고 있는 두 여자가 한 통의 전화로 연결되며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이 전화라는 매개체를 통해 '타임워프'를 겪게 되는 상황을 다루고 있습니다. 여느 타임워프 영화와 마찬가지로 개연성에서는 조금의 약점이 있고 한국영화 특유의 클리셰를 답습하는 장면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영화가 전개되며 보여지는 공간과 이미지에 대한 연출은 분명 의미있는 성과가 아닐 수 없습니다. 특히 이 영화에서 꼭 빼놓지 못할 인물인 '그 구역의 썅년'을 자처한 전종서는 한국영화계를 통틀어도 가장 강력한 빌런 중 한면을 연기함으로서 앞으로를 기대하게 만들었습니다. (이후 '연애 빠진 로맨스'와 '종이의 집'으로 1승 1패~!) 저역시 이 영화로 전종서의 강력한 팬이 되어버렸네요. 호러장르를 좋아하시거나 한국사에 굵은 획을 남긴 강력한 여배우의 탄생을 보시고 싶은 분은 '콜'을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네요.

마블 유니버스 이전 태초에 '엑스맨'이 있었더라. 밀레니엄 시대가 되며 과거 유치했던 영웅놀이를 현대적 색채를 입혀 세련된 액션영화로 만든 장본인, 비록 한국에선 상당히 매니악한 영화로 보이지만 꾸준하게 시리즈와 스핀오프, 리부트까지 만들어지며 생명을 유지해오는 시리즈. 돌고 돌아 다시 귀환한 엑스맨의 아버지 '브라이언 싱어'의 과거로 쓴 내일의 엑스맨 이야기인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쳐 패스트' 역시 '타임워프'를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영화로는 리부트2편이지만 과거의 엑스맨 오리지날 3부작의 내용까지 품고 있기에 시리즈를 총망라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오리지날 엑스맨'의 감독이 리부터2편에 다시 돌아와 영화를 만든다는 것도 상당히 화제였죠.(엑스맨 유니버스로는 7번째 작품)

영화 시점은 전편인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의 11년 뒤인 1973년을 다루고 미래 시점은 오리지날 3편인 '엑스맨 : 최후의 전쟁'으로부터 17년 후인 2023년 (스핀오프인 '더 울버린'으로부터 10년 후)를 다루고 있습니다. 전편에서 겨우 막아냈던 센티널이 어찌된 일인지 미래를 지배해버려 멸망직전까지 되자 다시 과거로 돌아가 엑스맨과 협렵해 '타임워프'를 이용해 미래를 바꾼다는 것이 영화의 골자입니다. 당연히 리부트의 전편인 '퍼스트 클래스'는 물론이고 오리지널 '엑스맨'3부작과 스핀오프인 '울버린' 시리즈를 보면 재미가 극대화됩니다. 특히 이 영화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계신 분은 엔딩신에서 눈시울을 밝힐 수도...

과학에서 말하는 '뒤틀린 시공간'을 영화로 만들어보면 어떻까라는 생각에서 시작한 이 영화는 1988년 발표된 논문인 '시공간의 웜홀과 항성간 영행에서의 유용성'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감독은 '크리스토퍼 놀란'이고 제작자가 형인 '조너던 놀란'인데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에서 4년동안 '상대성 이론'에 몰두하며 시나리오를 작업했다고 하네요. 한국인이 유독 사랑하는 미국발 SF이자 교육용으로도 사랑받기에 딱인 영화인지라 미국을 제외한 흥행순위에서 중국 다음으로 당당 2위(인구수를 생각해보면 사실상 1위라는 표현들을 많이 씀)를 기록한 영화입니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한국에서 천만영화 타이틀을 가진 영화 중에서 가장 재미없지 않을....읍!읍!!

재미있는 것은 이 영화가 수많은 과학이론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지만 오히려 주목받은 것은 블랙홀을 비롯한 행성들과 우주를 표현했던 시각적 효과였죠. 아카데미 5개 부분 후보에 올랐지만 '시각효과상'만을 수상했죠. 모든 SF영화들이 과학적 오류를 비롯해 현실성에 상상력을 더하여 만들어지듯이 '인터스텔라'역시 수많은 과학적이론 위에 상상력이 덧붙여져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정확하게는 상상력보다는 검증되지 않은 가설을 영화적으로 표현한 영화라는 것이 더 맞을 듯 한데 영화에 마지막에 보여지는 '타임워프' 소재도 마찬가지죠. 아버지가 미래에서 과거의 딸에게 수신호로 표현하는 장면은 현실감을 떨어뜨린다며 실망한 관객들이 더 많아 보이더라고요. 특히 '인터스텔라'는 과학이론에 대한 공부없이는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도 많아 언제나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보여줬던 '놀란'감독의 작품치고는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