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명의 감독의 단편으로 만들어진 옴니버스 영화 <말이야 바른 말이지>는 한 공간, 두 명의 배우 등의 핸디캡을 안고 제작된 프로젝트입니다.

첫 번째 작품은 프롤로그로서 이 프로젝트의 전체 프로듀서를 맡고 있는 윤성현 감독의 작품입니다. 커피숍의 두 남자의 대화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서로가 거짓으로 서로를 대하고 심지어 어떤 혐오에 대해서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무마시켜도 된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두 인물 다 상당히 '밉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5년 전에 제작된 작품이라고 하는데 현재 정부의 정책과 비슷한 유의 이야기를 나눈 인물들의 작품이라 이번 프로젝트에서 프롤로그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두 번째 작품은 김소형 감독의 <하리보>라는 작품입니다. 제목인 하리보는 곧 헤어질 커플이 키우는 고양이의 이름입니다. 동거를 하는 둘은 이제 곧 헤어질 것이고 하리보를 서로에게 은근히 밀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결국 각각 하리보를 원함과 동시에 두 사람의 관계도 마침표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세 번째 작품은 박동훈 감독의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이 누구인지 말해준다>라는 아주 긴 제목의 작품입니다. 임신을 한 딸의 집으로 찾아간 아버지와의 대화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딸과 사위가 광주가 생활을 하는 것을 극구 반대하는 광주 출신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딸과 아버지는 이 주제에 관해 꽤 오랫동안 싸워온 것 같습니다. 결국 딸의 의지대로 마무리되지만 엔딩에 반전이 꽤나 충격적입니다.

네 번째 작품은 최하나 감독의 <진정성 실전 편>입니다. 강아지 용품 쇼핑몰을 운영하는 팀장과 직원은 광고 문구 중 남성 비하 발언을 상기시키는 단어가 들어간 거에 대한 사과문을 작성합니다. 이 사건 때문에 한 사원은 퇴직을 한 상태입니다. 사과문 작성 과정에서 팀장과 직원은 의견 다툼이 있지만 결국 아무것도 아닌 것에 논란이 만들어진 것을 둘은 느끼게 됩니다.

다섯 번째 작품은 송현주 감독의 <손에 손 잡고>입니다. 한 연인이 파티룸에 있습니다. 남자는 여자에게 프러포즈를 합니다. 하지만 여자는 종교문제 때문에 결혼 승낙을 하지 못하죠. 미래를 걱정하는 여자를 남자는 설득하지만 뻔히 예상되는 갈등에 여자의 고민은 커져 갑니다.

마지막 작품은 한인미 감독의 <새로운 시작>입니다. 야근을 하고 있는 여성은 팀장에게 불러가 회의실에서 먹기 싫은 음식, 그것도 팀장이 집에서 먹다 남은 배달음식을 가져와 멕입니다. 그리고 둘은 어떤 과거, 사원이 입사 당시 회식 때 있었던 일을 상기시키고 팀장은 이를 무마하려고 합니다.

다양한 인물 관계를 보여주는 <말이야 바른 말이지>는 대부분의 이야기가 공감이 되는 작품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인 작품은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이 누구인지 말해준다>였습니다. 앞서 언급한 이야기 이후 엔딩 장면은 충격적인데요. 차별에 대한 반감, 그리고 지역감정에 대한 반감을 아버지에게 드러낸 딸이 일명 '엘사'(LH에 사는 사람들)에 대한 반감을 들어내는 장면은 꽤나 충격적이었습니다. 인류 역사는 '차별'의 역사라고 하는데 아마 인류가 사라질 때까지 어느 나라, 인종을 불만 하고 이는 없어지진 않을 것 같아 안타깝더라고요.

6편의 흥미로운 단편이 한 데 묶은 이 옴니버스 영화가 개봉된다는 것에 영화를 만든 감독들도 굉장히 놀랐다고 합니다. 단편을 쉽게 볼 수 없는 배급 시스템에서 이런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게 참 반가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