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서해바다만 다니다가 이번 출조는 동해바다로 감행했습니다.
11월 28일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집사람이 한마디 하더군요.
"자기야... 동해에 배 뒤짚히고 난리 났다는데... 나중에 가는게 어때?"
"응 도착하면 괜찮을꺼야.... 바다 날씨라는게 원래 그래...."
속으로는 개불안하지만... 낚시 못가게 할까봐..... 일단 잘 모르는 날씨에 대해 구라한번 쳐 봅니다. -_-
집사람은 토요일 일하는 날이기 때문에... 을지로 타일가게로 출근합니다.
낚시 장비에.. 등산바지... 등산 신발까지 완전 무장을 하고 을지로로 출근해서... 일하는 걸 쳐다봤습니다.
을지로 지나가는 일본 관광객들이 스미마셍 조차 안물어봅니다.
미친놈 복장이니까....ㅡ,.ㅡ;;;
을지로에서 일을 마치니까 저녁 6시..... 복장이 터지기 시작합니다.
마음은 이미 동해바다에 가 있는데.....ㅠ.ㅠ
처 외삼촌께서 대장암 절제 수술을 하셨다하니..... 일단 병문안을 갑니다.
서울대병원....
주차하고.... 저녁을 안먹었기에....구내식당에서 밥먹고...
삼촌이 계신다는 병실... 307호를 찾아갑니다.
읭???? 3075호?
번호때가 3층이 3천번대이고.... 300번대 번호는 아에 없네요. 그리고 병실들이 신생아....분만대기실.. 기타 등등입니다.
암병동 307호인가.. 하고 찾아가봐도 암병동엔 입원실이 없습니다.
삼촌한티 전화걸어 물어보니.. 삼육서울병원이라네요....
엄한데서 2시간 날립니다...ㅠ.ㅠ
부랴부랴 병원 옮겨서 병문안하고....
이소부탄가스 사러 돌아댕겼는데... 왠일인지 서울에 캠핑점들이 문을 닫았더라구요..;;;;
이 시빌번가 노무 쉐키들.... 삼육병원에 있는데 배송왔다고 집에 있냐고 묻습니다.
경비실에 맡기라고 하니까... 집앞에 두면 안되냐고 하길래....암데나 택배 던져두라고 하고..
그냥 동해로 출발합니다.
가는길에 있겠지.... 이소부탄.....
많은 분들이 추천해주신.. 하평해변 찍고.. 달립니다.
빵뚫린.. 영동고속도로....
하평해변이 사천에 있는건지 동해에 있는건지 잘 모르겠지만...일단 달렸죠....
뭔가 좀 이상하긴 한데...
하평해변에 도착하기 직전.. 낚시점에 들러서... 이소부탄 있는지 묻습니다.
기냥 부탄가스만 있다네요...
그거라도 2개 주세요했더니...
아저씨가 잠이 덜 깬 얼굴로 제 위아래를 훓어보시더니.. 한마디 합니다.
"불껀 아니지?"
아놔..이 아저씨가...ㅡ,.ㅡ;;;;;
아저씨 한번 째려봐주고....... 해변가로 갑니다. 이때 시간이 밤 12시....
엌.......
파도가.......
파도가........
백경에 모비딕 잡아야 할 태세 입니다.
와..... 전방에 너울이 3m 넘는게 몰려오는데..... 장관입니다.
태풍온줄 알았어요...
서해바다하고는 완전 틀린.... 탁 트인....공간에서 밀려오는 파도는 장관입.....
낚시는?????
아.... 진짜... 아무리 봐도 낚시대 던지는건 무리인거 같습니다.
부탄가스라도 불지 않고는 낚시대 던질 파도가 아니네요...ㅠ.ㅠ
바로 차를 타고.... 여기가 동해 하평해변이 아님을 직감하고... 동해로 네비를 찍습니다.
사무실 동료도 추천하고... 동해지역장님도 추천해주신...... 어달방파제!!!!!!
도착하니까 1시... 아무도 없고...
방파제 화장실은 불을켜도 들어오지 않고.. 개판입니다.
화장실에 유령나오겄어요.....ㅠ.ㅠ
어달항에 도착했는데....
동해지역장님이 채팅으로 남겨주신 한마디가 마음에 걸립니다.
거기 방파제는 제일먼저 월파하는 방파제입니다. 큰방파제에 파도 치면 올라가지 마세요.
네... 저는 안전제일 주의 입니다. 테트라포트 탈 생각 눈꼽만치도 없죠...
어달항 작은 등대 위에 올라가서 원투대 설치하고 몇번 던져 봅니다.
중간에 뭔가 물었었는데... 테트라포트앞쪽으로 끌어올리다가 튕겨나가네요...ㅠ.ㅠ
뭐가 물었는지..... 손맛도 좋던데....ㅠ.ㅠ
뭐 한 3시간 하다가... 앞쪽에 쌓인 테트라포트 넘어로 들어뽕할 자신이 없기에... 장소를 옮기기로 합니다.
네비를 살펴보니....
밑에 쪽으로 추암해변이 보입니다.
관광지에 촛대바위 있다고.....
사천이죠.. 바로 달렸습니다.
요기 해수욕장에 도착해서 보니...
워메....
30호 봉돌이... 던지면.. 되돌아 옵니다.
제 마빡 치겄어요....ㅠ.ㅠ
이때가 새벽 5시... 너무나 피곤해서 오는길에 산 삼각김밥하고 샌드위치로... 새참먹고... 잠이 듭니다.
차안에서 몇시간이나 잤을까?
주변이 웅성웅성 합니다.
눈을 사알짝 떴는데... 차를 왠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구경하고 있습니다..
ㅡ,.ㅡ;;;;;;;;;;;???????????????????????????
몇시인지 보니까.. 아침 9시쯤 됐네요...
여기가 촛대바위라고 관광지라...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엄청 많이 오더군요.. 관광버스로....
주변에 차가 없어서...제차만 있으니...
구경하나 봅니다.
할머니 한분이....
"낚시꾼이네 낚시꾼..... 고생이 많네.... " 하시더군요...
쪽팔려서 차에 시동걸고 빠집니다.
다시 도로가 나가기전에 갯투 글 검색했더니...
어달항에 파도가 다 죽었다는.... 동해지역장님의 글이 있습니다.
바로 다시 어달방파제 달립니다.
근데... 어제와 파도가 똑같네요? ;;;;
누가 파도 좀 죽여줘요.... 사례비는 톡톡히.....ㅠ.ㅠ
도저히.. 어달방파체 테트라포트를 이길 자신이 없어서....
대진항으로 이동해 봅니다.
대진항 방파제 전망대 같은데가 있길래... 거기다가 원투를 폈습니다.
와 역시 파도는 왼쪽으로 겁나 몰아치고 있고... 봉돌은 오른으로 굴러가고....ㅠ.ㅠ
진짜 내가 원투를 왜 하고 있나 싶습니다....ㅠ.ㅠ
줄감다가.... 뭔가 딸려 오길래.....봤더니...
복덩이 입니다.
담배꽁초 보이시죠? 제꺼 아닌데....
아마 안피운...담배 한대 길이보다도 작을꺼 같습니다.
이시키 바늘 빼주는데 배불리고 이빨 바득바득 갈고...
확 성질 같아서는 얼차려 주고 싶습니다....
아무 의미 없지만....
오늘 출조의 대상어는....
도다리...
감생이...
문어...????????????????? 이기에...
채비도 애기 달고도 던져보고 합니다.
문어나 낚지가 새대가리도 아니고... 왜 물어줄까요... 이 파도에....ㅠ.ㅠ
그렇게 한 세시간 던졌나? 점심시간은 다가오고....
또 던질라 카는데.. 바로 앞에서 까만 뭔가가 물속에서 툭 튀나옵니다.
뭐여 수달이여?
자세히 보니까 사람입니다.
해루질하는 해녀인가 싶었는데....
뭔가 가슴팍에 스케이트보드 같은걸 주섬주섬 꺼내더니.... 올라탈라고 하네요...
서퍼인가 봅니다.
윈드서퍼....
추워서 차에 있다가 나온 집사람이 한마디 합니다.
"이 추운데.. 서핑하네... 너보다 미친사람 또 있다야.."
" ㅡ,.ㅡ;;;;;;;;;;;;;;;;;;;;;;;;;;;;;;;"
원투 던질라하는데... 자꾸 서퍼가 앞에 왔다갔다하니까....
봉돌에 대가리 터질까봐.. 못던지겠네요...;;;;
지나가길 한참기다려서 던지고 하면서
진정 세월을 낚고 있었습니다.
미끼 끼우고 있는데....
어디선가.. 날카로운 여자 비명소리가 들립니다.
내려다보니.. 서퍼중에 여자한명이.... 보드에 매달려서 서퍼 남자를 부릅니다.
"쥐났어.. 오빠 살려줘"
뭔가 개심각해서... 낚시줄 감고... 쳐다봤습니다.
남자 수영 겁나 잘해요... 방파제서 팍 뛰어들더니.. 여자서퍼에게로 헤엄쳐 갑니다.
여자서퍼가 저를 올려다보고... 살려주세요 하네요...
헤엄도 잘 못치는제가... 뭘 어째요...
119에 전화합니다.
119에서 엄청 물어봐요...
남자 서퍼가 여자한티 도착해서 여자를 보드 위에 올려두고...발을 저어 보지만...
해안에서 점점 멀어져 갑니다.
여자서퍼가 신고좀 해주세요 하길래...
신고했어요... 소방서에.... 곧 올꺼에요.... 힘내세요 라고 해줬습니다.
한 10분?
그사이 저만큼 떠내려 갑니다.
낚시대 던질 생각도 못하고.. 조마조마 기다리다가... 일단... 확성기 없이...
우렁차게 소리 질러 줍니다.
"소방서에서 곧 온다니까... 좀만 참아요~~~~~~~~~~~~~~~~~~~~~~~~~~~"
남자 서퍼가.... 한손으로 오케이 사인을 보냅니다.
한 1분에 한번씩 소리질러 드렸어요... 좀만 힘내라고....
해경분이 사이렌키고 제일 먼저 도착하고... 소방서 구급대원들 도착하고...
그럼 뭘 어째요... 바다에 사람 둥둥 떠내려가는디...
제가 배는 안와요 하니까...
해경분이 곧 온다고 합니다.
진짜로 오네요....
여자분 건져 올리고... 남자분도 건져 올립니다.
다 구조해서 내항에 내려주네요...
"물고기는 못잡았어도..... 사람은 구했지 않냐...."
라고 자랑스럽게....집사람에게 말했더니...
"이제 고기좀 건져봐 "
합니다.
아 내 자존심에 스크레치 가는 소리....ㅠ.ㅠ
사람 구할때 구경하로 온 아줌마가.. 내항에서 도다리 잡히고.. 황어도 잡힌다길래....
내항으로 옮겨서...
쌍포도 아닌..... 쓰리포 깔아봅니다.
여기서 대박!!!
오늘의 대상어인.. 도다리를 낚아 올립니다.
내 손바닥보다 작아서..... 결국엔 방생....ㅠ.ㅠ
오후 4시가 다가오고... 내일 출근해야 하니까... 낚시대를 접었습니다.
그리고 조개구이를 먹으로 갔어요...
저녁먹고 나니까 6시... 안타까움에...
시즌 마지막인데...
울진에 가서 한번 던져보면 안되까? 했더니..
천사같은 집사람님께서...
그래라 합니다.
오!!! 천사강림!!!!
바로 울진으로 달립니다.
생각보다 오래 걸리네요....
도착하니 8시...
낚시점에서 혼무시 한통 청개비 한통 사서... 자리 잡고 던졌습니다.
파도는... 울진이나 동해나.... 모비딕....수준....ㅡ,.ㅡ;;;;;;;;;;;;;;
가장 놀라운건....혼무시의 위력!!!
던지자 마자 도다리가 물어줍니다.
아까 보다 더 작네요...
방생...
그리고 혼무시를 계속 끼워 던졌더니...
와... 집채만한 황어가 2마리나 물었습니다.
머리짜르고도 칼보다 큰거 보이시죠?
아마 4자는 족히 넘을꺼 같고.... 5자에 가깝지 않나 싶어요...
들어뽕으로 잡다가 낚시대 부러지는줄 알았어요...
집에와서.... 황어 정리하고.. 낚시대만 닦고 나니...
새벽 3시네요....
집사람이 황어 흙냄새 난다고 안먹는다길래...
오늘 퇴근하고 어제 소금쳐둔거 한번 구워봤어요...
헐... 흙냄새?
황어를 어디서 잡았길래.. 흙냄새가... 난다는거죠?
바다고기 흙냄새 나게 하는 법좀 알려줘요...
장난하나.... 고등어 자반 저리가라고 할 정도로 튼실하게 맛나네요...
우리 집사람은 한번 안먹는다는건 안먹기때문에... 앞집 노부부분들꼐 나눔해 드려야 겠네요..
후우.. 이번 시즌을 끝으로.. 낚시대... 장비 모두 닦아서 일단 봉인합니다.
겨울 내내 골프나 열심히 쳐야겠어요..
가끔 혼자 미친듯이 시간남으면....루어대 들고 시방이나 갈까 합니다.
차에서 4시간 자고.. 미친듯이 운전하고 동해를 헤집고 댕겼더니....
온몸이... 가스 분거 같네요....ㅠ.ㅠ 뚱뚱 불어가지고....
동해 도다리는 내년 봄에나 다시 출동해봐야겠어요....
Annex :
합사 4호와 나일론 6호의 비거리나... 플로팅 같은건 별 차이를 못느꼈어요.
나일론 원줄이... 가이드에 약간 긁히는거 같아서... 오히려 좀 찝찝 하더군요.
신발... 방수 능력 짱입니다. 어달해변에서 너울 한번 맞았는데... 집에 와도 발은 뽀송뽀송했어요!!! ㅋㅋㅋㅋㅋ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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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