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치미노 감독이 연출한 <디어헌터>는 1979년에 제작된 베트남전을 소재로 한 작품이자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작은 도시에서 철강소를 다니는 여섯 명의 친구가 있습니다. 그 중 한 친구는 오후에 결혼식이 예정되어있는데도 불구하고 친구들과 술독에 빠져 있습니다. 겨우 턱시도를 입고 결혼식에 무사히 마치지만 신랑인 스티븐(존 세비지)을 비롯한 마이클(로버트 드니로), 닉(크리스토퍼 월켄)은 며칠 뒤에 베트남으로 향할 예정입니다.

친구들은 마지막으로 산으로 올라가 사슴 사냥을 합니다. 하지만 마이클과 스탠리(존 카제일)이 다투고 개운하지 않은 이별을 친구들은 하게 됩니다. 그렇게 도착한 베트남에서 세 친구는 베트콩에게 포로로 잡힙니다. 그런데 베트콩들은 이들에게 러시안 룰렛을 시키면서 돈을 거는 행위를 합니다. 다행히 기지를 보인 마이클과 닉 덕분에 세 친구는 그 곳을 탈출하지만 그 과정에서 스티븐은 큰 부상을 입게 되고 세 친구 각각 헤어지게 됩니다.

무사히 제대를 한 마이클은 고향으로 돌아오지만 하반신이 절단된 스티브는 고향으로 돌아오지 않으며 병원에 머물고 닉은 러시안 룰렛의 충격으로 정신적으로 큰 문제가 생깁니다. 닉과 마이클 사이에서 고민하던 린다(메릴 스트립)는 닉이 돌아오지 않아 마이클의 선택하려는 모습을 보이지만 마이클은 린다의 마음을 받아주지 못하고 닉을 찾아 다시 베트남으로 떠납니다.

아름다운 OST와 함께 404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디어 헌터>를 이제야 관람하게 되었습니다. 볼 기회는 여러 번 있었으나 보지 못하고 스크린으로 볼 수 있었던 이번 기회가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작품은 스크린으로 봐야 되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영화는 예상과는 달리 베트남에서의 이야기는 굉장히 짧습니다. 영화의 1/3이 베트남으로 떠나기 전 친구들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결혼식, 롤러장, 사슴 사냥 이렇게 세 개의 큰 시퀀스로 영화는 1시간이 흐릅니다. 영화를 보지 않았더라도 너무나 유명한 러시안 룰렛 시퀀스는 익히 알고 있었는데 긴장감 넘치는 연출이 일품은 장면입니다. 닉과 마이클을 연기하는 크리스토퍼 월켄과 로버트 드 니로의 합도 굉장히 훌륭하고요.

지금 기준에서 보자면 약간의 논란이 있는 작품임엔 틀림없습니다. 너무나 미국 중심적인 시선으로 그려지고 있는 동양인의 야만성이 바로 그 점인데요. 베트남에서 벌어지는 두 번의 러시안 룰렛 장면에서 아시안은 너무나 폭력적일뿐만 아니라 캐릭터 자체가 너무 평면적입니다. 그래서 후반부의 중요한 러시안 룰렛 장면에서의 닉의 모습이 충격적이긴 하지만 조금 덜 드라마틱하게 느껴졌습니다.

명작에 필수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음악일텐데요. <디어 헌터>는 굳이 비중으로 따지자면 음악이 좀 더 알려지지 않았나 할 정도로 유명합니다. 영화를 저처럼 보지 못했던 사람도 음악은 많이 알 테니까요. 아름다운 기타 선율이 영상과 함께 어우러지면서 이미지를 좀 더 풍성하게 만듭니다.

마이클 치미노는 이 대표작을 만들고 명예도 얻게 되지만 이어지는 작품에서 참담한 결과를 낳고 말죠. 물론 그 작품은 시간이 흘러 작품성으론 조금씩 인정받고 있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