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나기사카오루입니다!
어제 다녀온 서울 300km 후기를 카와이하게 작성해보겠습니다 ㅋㄷㅋㄷ
사실 300km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고 작년에 광주-부산 300을 다녀온 적이 있어요.
그 때는 획득고도가 가민 510의 뻥고도를 감안하더라도 2900m밖에 안나왔고 업힐도 빡센건 그닥 없었거든요.
무빙타임 13시간 24분에 쉬는 시간이 무지 많아서 19시간 걸렸었어요.
중간에 카페 가서 커피도 마시고 그랬었는데...!
하지만 서울 300은 달랐읍니다
남한산성, 염치고개, 널미재, 유명산, 암사 (얘가 최대의 복병이에요!!)
거기에 뭔지도 모르겠는데 갑자기 나타난 이상한 업힐들, 퇴촌-여주 구간 사이 이상한 낙타등까지 ㅎㅎ
이상한 업힐들이 많다는걸 모르고 가서 그래서 좀 힘들었어요.
아침의 반미니 풍경입니다.
5시 출발로 잡고 3시 30분에 일어나려 했는데... 전날 학교 갔다오고 짐 싸고 나니 12시 ㅠ.ㅠ
잠도 잘 안오고 해서 1시에 잤던것 같아요.
대충 준비해서 갔는데 어머나 대기인원이 ㄷㄷㄷㄷㄷㄷ
서울 200때보다 많은 대기인원에 저는 5시 30분 출발조가 됩니다.
대기하던 짝꿍님과 저입니다
이때까지는... 아... 재밌겠다... 싶었죠!
출발하기 전에 솔로잉 오신 그랜드 랜도너 Anvi님을 카톡빵 스티커 한장의 일당을 드리고 등짝으로 모셔왔읍니다
같은 그랜드 랜도너인 제 짝꿍, 탁자킴님, 프레임수집가님과 지인분, 그리고 저까지 여섯명이 팩을 이뤄 출발했어요.
그랜드 랜도너 쌍두마차라니 황제랜도너였습니다.
작년과 코스가 같아서 두 분의 인도 아래 길도 잃지 않았어요 ㅋㅋㅋ
저는 날이 별로 안추울줄 알고 저는 이너+얇은긴팔+기모없는방풍긴팔+질렛에 빕숏+니워머+컴프레션삭스를 신고,
일반 긴장갑을 끼고 슈커버 없이 갔는데
한강에선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남한산성에 진입하고 다운힐 시작하는 순간... 동태가 될 뻔 했어요 -_-
발은 얼어서 감각이 없고 손등은 찬바람 맞아서 다 트고...
몸도 으슬으슬 떨리고... 와 여러분 산에 가실땐 따뜻하게 입고 가세요 ㅠㅠ
아무 생각 없이 처음 와보는 염치 역방향을 넘고 이상한 낙타등과 이상한 업힐을 지나 여주보에 도착했습니다.
이 때가 8시 55분이었습니다.
제가 다운힐 공포증이 있어서 좀 시간이 지체돼서 먼저 출발하셨던 Anvi님을 여기서 다시 만납니다.
이미 빵을 드신 Anvi님을 꼬셔서 같이 밥을 먹었습니다.
여주보 지나서 부터는 이상한 업힐이 몇개 나오더라구요.
특히 무슨 골프장...
저는 이제 CC GC 이런 글자만 보면 몸서리칠것 같아요 ㅎㅎ
그러던 중 함께 오신 프레임수집가님이 전날 피팅을 바꾸고 오셨던지라 통증을 호소하시네요 ㅠㅠ
원래대로 바꿔봤지만 이미 통증이 와서 gg를 선언하셨습니다. (사실 부러웠어요)
여기서 저희보다 늦게 출발하신 굇수 낙따님을 만났습니다.
Anvi님이 콜나고 타면 굇수들이라고 하셨는데 저는 콜나고가 아니라 커스텀 도색 카본 프레임인가봐요! 크헤헤
여기서부턴 날이 더워져서 저는 방풍긴팔을 벗고 장갑도 벗었습니다.
장갑을 말려둬야 앞으로 남은 다운힐에서 손이 덜 시릴거라는 제 짝꿍님의 조언이 있었어요.
이상하고 낮은 경사도가 지속되는 평지같은 업힐을 지나 CP3 인증 도장을 찍었습니다
오는 길엔 아직 기운도 남아있고 해서 밀바 연습도 해보고 하하호호 웃으면서 왔어요.
앞으로 어떤 일이 남아있을지 모르는 상황에 말이죠.
아침에 올때도 일부 구간 제외하고는 순 역풍이었는데 서울방향으로 꺾어도 다시 역풍이 시작됩니다.
말뚝 서주시는 Anvi님은 지쳤다고 말씀하시는데 속도는 많이 떨어지지 않더라구요. 역시 그랜드 랜도너님...
제가 평지라도 잘타면 로테 돌아드리고 싶었는데... 포자라... ㅠㅠ
너무 힘들어서 널미재 가기 전에 멈춰서 가지고 있던 보급식을 몽땅 챙겨먹었습니다.
아침에 나올때 포카리스웨트 분말을 가지고 나왔던게 많은 도움이 됐어요.
피팅 바꾼지 시간도 오래 지났는데 80km 지점부터 왼쪽 고관절이 아프기 시작해서 정차할때마다 스트레칭을 계속 해줬습니다.
오른쪽 햄스트링은 자꾸 쥐나려고 하고...
컴프레션삭스를 신고 갔더니 다행히 종아리에는 쥐가 안나더라구요 ㅠㅠ
180km 지점부턴 이제 멘탈이 털리기 시작합니다.
잠을 덜 잤고 봉크가 와서 계속 졸리고 점점 말이 없어지고 평지에서 30도 못쫓아가는 순간이 찾아왔어요.
집에 가고 싶고 오뎅 (제가 키우는 고양이) 보고 싶고 엄마 보고 싶고...
그래도 반이나 왔으니 꾹 참고 계속 갔습니다.
여기 어디선가 광진구산모기님도 만났어요. 여긴가... 여기가 아닌가...
여섯시에 널미재를 넘고 식사를 했습니다.
저번주 밥님이 데려와주신 식당에서 같은 메뉴를 먹었어요 (밥님 짱 ㅠㅠ)
원래 계획은 해 지기 전에 유명산을 넘는거였는데...
그건 그랜드 랜도너분들 이야기고... 저같은 포자한테는 무리였어요 ㅠ
널미재 넘으면서는 대구에서 원정 오신 엠디주님을 만나서 반갑게 인사드렸습니다.
지난 서울 브레베때 엠디주님께 간식 챙겨드렸었는데 보답을 하시겠다며 반사띠를 보내주셨었거든요.
이번에 써봤는데 진짜 편했어요. 뒷주머니에서 물건 꺼내기가 좋더라구요.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__)
유명산 가기 전 낮은 업힐을 오르는 오늘의 멤버분들입니당.
심심해서 음악을 키고 갔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그리고 여차저차 해서 유명산을 정복했습니다
그런데..
뒷드 변속 레버가 사망했습니다 ▶◀
급하게 변속을 한것도 아니었는데 레버가 갑자기 왼쪽으로 많이 꺾였습니다.
'남친님 저 레버가 왼쪽으로 많이 꺾였어요'
'??? 레버 나갔네'
그렇다고 합니다.
다행히도 풀이너 넣던 상황이라 산 오르는덴 문제가 없었는데 이제 남은 평지를 어떻게 가느냐가 문제였죠.
하지만 레버 뽑으면서 뒷기어가 다행히도 세단 내려가줬습니다.
위험한 유명산 다운힐을 지나고 아신역 CP에 와서 컵라면을 먹었습니다. 꿀맛 ㅠㅠ
이 때가 8시 30분인지... 8시인지... 9시인지... 아무튼 시간은 넉넉했어요.
시간을 좀 땡기고 싶었는데 제가 기어가 앞 아우터 뒷 3단에 고정되어 있어서 속도가 30 이상으로 안났습니다.
사실 몸도 좀 힘들었구요 ㅠㅠ
그리고 암사를 항상 풀이너로 넘는데 뒷기어 3단으로 넘은건 처음이네요
진짜... 업힐... 죽인다... 파괘한다...
아무튼 여차저차 해서 11시 57분에 도착했습니다.
무빙타임 13시간 54분, 총 18시간 27분 걸렸습니다.
아는 분들은 막 15시간 14시간 이렇게 끊던데 저는 포자라...
도착해서 너무 힘들고 피곤해서 1시간동안 멍때리다 콜택시를 불렀는데 택시가 안잡히더라구요.
그래서 집까지 평속 18로 기어갔습니다.
집에 와서 씻고 로그 올리고 바로 잠들었어요.
근데 원체 아침에 잘 일어나는 성격이라 8시간도 못자고 눈이 떠지네요;
라이딩 내내 역풍 다 맞아가며 말뚝 서주신 Anvi님 백번 감사드립니다.
다음에 뵙게 되면 제가 꼭 밥 사드릴게요 ㅠㅠ
후기 세 줄 요약
추운것보단 더운게 낫다
서울300은 안 가는게 낫다
라이딩 전날은 푹 자는게 정말 좋다
후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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