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로 제주행 일정을 우수수 취소하시는 이 시점에 맞지 않지만..
낮잠을 많이 자 잠도 안오는 김에 3박 4일 여행 일정과 비용을 정리해서 후기를 써 볼까 합니다.
여행 일자는 2015년 12월 26일~29일입니다. 지난 12월은 내내 비오고 따뜻했죠. 저때 제주도도 따뜻하긴 했는데 정~~말 흐렸습니다ㅠ.ㅠ
편의상 (시간)장소(입장료)로 표기하고 1만2천원=1.2와 같이 표기하겠습니다. X는 입장료 없음. 입장료는 1인, 식비는 2인 기준
첫째날 노선입니다.
(11시)산굼부리(0.6)-(1시)용눈이오름(X)-(2시 점심 비자향 2.4)-(3시)비자림(0.12)-(숙소 체크인)-(4시반)섭지코지(X)-(7시 저녁 동래돌? 4.7 카페 1.05) 1일 총 비용: 9.6 1인당 4.8. 용눈이오름, 섭지코지 추천
제주도에 도착해 차 렌트한 시간이 오전 10시경이었습니다. 가는 길에 산굼부리 표지판이 보여서 11시 경 일정에 없게 들렸습니다. 그때 마침 뽐뿌 여행포럼에서 산굼부리 윈도우 배경화면 같다는 글을 봤거든요. 입장료는 1인 6천원이고 한 바퀴 슥 다 둘러보는데에 약 1시간~1시간 30분이면 됩니다. 그냥 도는거야 더 빨리도 가능하지만 온 김에 사진은 찍어야 하니까요. 갈대밭 좋긴 좋은데 저는 다시 안 갈 것 같습니다....
바로 용눈이오름으로 이동했을 때 시간이 오후 1시였습니다. 배가 고파서 점심부터 먹고 싶었지만 그 근방에 밥 먹을만한 데가 안보입니다. 배고픈 채로 그냥 용눈이오름 올랐습니다. 탁 트인 곳이어서인지 바람이 엄청납니다. 그렇지만 저는 땀쟁이인지라 패딩은 차에 벗어두고 그냥 올라갔습니다. 바람이 아주그냥 머리가 산발이 되서 사진을 도통 찍을 수가 없습니다. 심지어 배경을 찍으려고 해도 바람에 자꾸 손이 흔들립니다. 오름 동그랗게 한 바퀴 다 도는데 중간에 쉬면서 사진 찍는 시간까지 포함해도 40분 안팎이면 충분했습니다. 엄청 감탄할만한 경치는 아니어도 탁 트인 경관을 내려다보니 속이 시원합니다. 바람도 시원하고 가볼 만 합니다만 날씨가 많이 추우면 좀 괴로울 것 같습니다.
오후2시 비자림으로 이동해서 비자림 돌기 전 밥 먹을만한 곳을 찾았습니다. 근처 음식점 비자향에 가서 흑돼지쌈정식(2인 2.4)을 먹었는데 관광지 인근 치고 가격도 적당하고 맛도 좋았습니다. 비자향 근처는 무슨 돈까스?가 유명한 집인 듯 했어요. 사람이 엄청났는데 저는 돈까스를 굳이 제주도에서 먹을 필요 없다고 생각해서 비자향에 갔습니다. 나와서 배도 부르겠다 소화 시킬 겸 비자림을 걸었습니다. 표지판을 보면 키로수가 상당한 것 같지만 생각보다 짧은 코스이고 평지라 다 돌아도 딱히 힘들거나 하지 않습니다. 한 바퀴 다 돌고 나오는데 1시간 채 안걸렸습니다. 제가 비자나무 숲을 반지의 제왕 같이 너무 엄청난 걸 상상했는지 그냥... 그랬어요ㅎㅎ
숙소 체크인 하고 바로 섭지코지로 갔습니다. 가 보니 옛날에 올인에 나왔던 거기네요. 이병헌이 송혜교가 있는 수녀원? 찾아갔던 거기. 경치는 좋은데 사람이 너~~~~무 많아 경치를 즐기기가 힘듭니다. 일몰 보러 간 건데 날까지 흐려서 일몰도 볼 수 없었고요. 그래도 제주도 말고는 우리나라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경관이라 한 번 가볼 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성산일출봉 부근은 갈치조림이 유명하다는데 인터넷에 제일 많이 나오는 맛나 식당인가? 거기는 아침부터 열어서 일찍 닫습니다. (1인 만원? 가량으로 저렴하고 아침 가게 오픈 전에도 방문하면 대기표를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일출봉 올라가기 전에 좀 더 일찍 나와서 대기표부터 받아 가면 됩니다.) 할 수 없이 숙소 로비에서 추천 받아 성산일출봉 입구에 있는 동래돌? 그런 이름의 식당에 갔는데... 비쌌습니다... 둘이 먹는데 4.7... 생선구이 서비스 없었으면 화났을 가격입니다. 그래도 음식이 아주 맛있어서 분노(?)를 가라앉히고 맛있게 먹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성산일출봉 인근 식당은 성산일출봉에서 가까울 수록 비싸다고 합니다. 솔직히 음식 맛있긴 했지만 그 동네 어느 집에서 갈치 조림을 먹어도 다 맛있을 것 같단 생각도 들었습니다-.- 생선 요리를 먹으니 입가심이 필요해서 카페를 찾았습니다만 성산일출봉 부근 그 많던 디저트집이나 카페들이 약속이나 한 듯 저녁 8시에 다 문을 닫았습니다ㅠ.ㅠ 이름 기억 안나는 bhc 치킨 건물 카페에서 입가심을 했는데 자몽에이드는 엄청 맛있던데 제가 먹은 딸기요거트 뭐시기는 너무 달았습니다.
둘째날 노선입니다.
(7시)성산일출봉(0.2)-(8시반 아침 성산해녀의집 전복죽 2.0+입구 계란와플0.55)-(10시)우도행(경차+입항 3.16)-지미스 땅콩아이스크림(0.4)+붕어빵(0.1)+스피드보트(1.0)+피노키오 흑스버거(1.0)-(3시 점심 김녕항해녀촌 회국수 1.6+월정리 달비치카페 1.1)-숙소 체크인-(9시 저녁 늘봄흑돼지 5.0) 총 비용 17.21 1인 약 8.6
둘째날 돌아보니 첫째날 간 곳들은 다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일단 성산일출봉. 경관이 엄청났습니다. 구름이 너무 많이 일출의 해 끄트머리도 못봤지만 그래도 정말 좋았습니다. 관광지 내에 바닷가쪽 계단 내려가면 있는 해녀의 집에서 전복죽을 아침으로 먹었는데 비싸고 오래 걸렸지만 그만큼 맛있었습니다. 죽맛이 꿀맛이었어요. 입구에서 파는 계란 와플도 하나 사서 맛있게 먹고ㅎㅎ
우도로 바로 출발했습니다. 경차1+사람2 왕복 3만1600원입니다. 우도 들어가보니 왜 우도에서 1박 해야한다고 하는지 이해가 팍! 됐습니다. 정말 예쁩니다. (그렇지만 숙박할 만한 좋은 숙소는 없어 보였습니다) 제가 간 날은 극성수기는 아니어서인지 인터넷에 나오는 것처럼 차가 밀리거나 하지 않았습니다. 우도 해안도로도 정말 예쁘고 바닷물 색이 필리핀에서 보던 그 색이 납니다. 신기하게. 가는 곳곳 다 정말 예쁘고 멋있었어요. 지미스 땅콩아이스크림 땅콩이 고소해서 맛있었고 스피드보트 꼭 타세요! 두번 타세요! 재미도 재미거니와 배를 타야만 볼 수 있는 경치가 있습니다. 피노키오의 버거는.. 그냥 서울에서 먹는 수제 버거 맛이고 소스가 간이 너무 강합니다. 무엇보다 너무 비싸요-.- 그냥 버거는 먹지 말고 바로 앞 바다 사진만 찍는걸로~~
우도에서 나와서 늦은 점심을 먹으러 김녕항해녀촌으로 갔습니다. 사람이 너무 없어 잘못 고른게 아닐까 걱정했는데 회국수 맛은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맛이었습니다ㅋㅋ 정말 별미에요. 회국수 말고도 바로바로 썰은 해산물을 접시에 담아 한 접시에 만원씩 파는데 가볍게 회나 해산물 먹기에 딱 좋아보였습니다. 한두 접시 시켜놓고 쇠주 한 잔 하시는 분들도 제법 있었습니다.
김녕항에 온 김에 바로 김녕해수욕장+월정리 해수욕장을 구경했습니다. 월정리 해수욕장 날씨가 꾸물꾸물 흐린데도 불구하고 정말 예뻤습니다.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날이 맑으면 바닷물 색이 얼마나 예쁠지... 바로 앞에는 강릉 인목항(?)마냥 카페 거리가 조성되어 있습니다. 거기서는 중요한 건 경치지 커피맛이 아니라는 생각으로ㅋㅋ 아무 카페나 창가 자리가 비길 기다렸다가 냉큼 올라갔습니다.
카페에서 나와서는 월정리부터 이어지는 해안도로를 따라 애월에 있는 숙소를 향해 이동했습니다. 중간에 함덕 해변을 지나가는데 앞이 너무 건물이 많이 들어섰지만 바다 자체는 엄청나게 멋있었습니다. 제주공항 부근 교통체증에 스트레스를 받으며.. 애월읍에 있는 숙소에 체크인하고 수영장에서 놀다가 늦은 시간에 저녁을 먹으러 나왔습니다. 미리 알아본 흑돼지집은 너무 멀거나 일찍 닫는답니다. 할 수 없이 인터넷에서 검색해서 비교적 가까운 늘봄흑돼지로 갔습니다. 건물이 엄청나게 크더군요. 늘봄흑돼지 맛있었습니다. 가격도 제주도 평균(ㅋㅋ)인 듯 합니다. 그런데 일하시는 분들 전체적으로 너무 무표정하고 무뚝뚝했습니다. 뭐, 상관 없이 돼지고기 신나게 먹었습니다.
셋째날은 한라산에 다녀왔습니다.
(조식)-(10시)숙소 출발-(11시 반)영실코스 등반 시작(0.1)-(간식 컵라면+초코바 0.25)-(4시)하산-(6시반 저녁 백선횟집 5.1+르에스까르고 빵 1.0+망고버스 망고밀크 0.66) 총 7.16 1인 3.58
조식 먹고 바로 한라산으로 출발하려는데 차 시동이 안걸립니다. 허헐. 가뜩이나 조식도 늦게 먹어 일정이 어그러져 기분이 안좋았는데..
보험 불러 문제를 해결하고 그냥 한라산은 가는데까지 산책만 하고 오자 마음을 비우고 갔습니다. 11시 반 넘어 점심때 다 되어 영실 코스 등반 시작. 뽐뿌 등포 보니 초심자 코스라 쉽다더니 끝없는 계단어택-_-. 수양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계단 올라갔습니다. 계단이 짱나지만 코스 자체는 걷기에 편합니다. 병풍바위도 남벽도 아래 경치도 물안개인지 구름인지가 엄청 껴서 아무것도 안보입니다. 상고대는 예쁘게 피어 나무 사진만 잔뜩 찍었습니다ㅋㅋ 1시에 윗세오름에 도착했습니다. 거기서 멈췄어야 했거늘.. 1시가 넘으면 남벽분기점 방향으로 못간다길래 우리는 가보자 하며 부랴부랴 남벽분기점에 갔습니다. 가는 길에 사람 아무도 없습니다. 눈바람이 엄청나게 불어 모자, 옷, 속눈썹까지 상고대가 생깁니다. 가 보니 날이 너무 흐려 남벽 안보입니다. 왜 왔지. 1시 40분에 도착해서 도로 돌아갔습니다. 그때 쯤 한라산 날씨가 안좋으니 빨리 다 내려가라고 안내방송이 나옵니다. 돌아가는 길이 오르막이라 배고파서 부지런히 걸었는데도 시간은 많이 걸렸습니다. 윗세오름 대피소에서 컵라면 후딱 먹고 3시에 다시 내려가기 시작. 4시 경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뱃가죽이 등에 붙을 것 같습니다.
윗세오름에서 컵라면 먹고 슬슬 내려왔으면 2시반이면 내려와서 점심 먹고 일정을 즐겼을 텐데.. 너무 늦게 내려왔는데 점심 먹으러 기껏 골라서 간 스티브쉬림프트럭이 없어져서 다시 장소 이동하느라 시간을 다 버렸습니다ㅠ.ㅠ 음식점 검색했을 때 최근 3개월 이내에 포스팅이 없으면 꼭 전화 해보고 가세요ㅠ.ㅠ 씩씩거리며 제주 시내 백선횟집에서 따돔?을 먹었습니다. 매운탕까지 다 해서 5만 천원 나왔고 저는 회보다도 매운탕이 맛있었습니다. 백선횟집은 알아서 그날그날 생선을 골라 잡으시기 때문에 메뉴를 고를 선택권이 없습니다ㅋㅋ 대중소 사이즈만 선택하면 됩니다. 간 김에 빵이 맛있다는 르에스까르고에서 이것저것 빵 사고 망고버스에서 망고밀크도 먹었습니다. 빵 굉장히 맛있고 망고밀크 필리핀에서 먹던 그 맛 납니다. 그.러.나. 제주공항 근처는 길이 너~~~~무 밀립니다. 굳이 점심 겸 저녁 먹으러 시내까지 나오는 바람에 길에서 정말 엄청난 시간을 버렸습니다. 숙소에 들어가니 8시가 넘었습니다.... 한라산 주차장에서 출발할 때가 4시였는데...
넷째날 일정입니다.
(11시)한림애월해안도로-(1시 점심 마두촌 칼국수 1.6 카페 닐모리동동 2.0)-(3시반)주유비 4.9
조식을 먹고 짐을 싸서 11시 체크아웃하면서 한림애월 해안도로를 드라이브했습니다. 괜히 한림까지 내려갔다 왔는데 곽지과물 해변 옆 산책로와 애월해안도로가 예쁩니다. 한림해변?부근 별 거 없습니다. 그리고 해안도로 자체는 우도 해안도로가 제일 예쁘고, 그 다음 김녕-월정리 부근 해안도로, 마지막이 한림애월(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점심으로 보말칼국수를 먹으러 제주공항 뒷편 제주항 부근 마두촌 칼국수까지 갔습니다. 거기까지 갔지만 보말칼국수 역시 어딜 가나 비슷한 맛일 것 같습니다. 마두촌 칼국수는 보말칼국수보다 성게칼국수가 더 맛있습니다. 탕수육도 같이 시켜 먹으면 별미라는데 배가 불러서 그냥 국수만 먹었습니다. 다 먹고 그 근방에서 유명하다는 카페 닐모리동동에 갔습니다. 뭐였더라.. 우도땅콩팬파이? 팬케이크? 그런거랑 한라봉에이드였나? 한라봉 음료를 먹었습니다. 맙소사. 배보다 배꼽이 더 큽니다. 점심보다 디저트가 더 비싸요ㅎㅎ 바다와 바로 앞 공원이 한 눈에 보이는 목 좋은 자리라 자릿값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팬파이 맛있었고 카페가 정말 예쁩니다. 커플끼리 비행기 시간 남으면 가볼 만 합니다. 카페에서 시간 보내다가 렌트카 반납하면서 주유를 했습니다. 경차라 사흘 내내 돌아다녀도 4.9 나왔습니다.
요약하자면
-제주도는 숲보다는 바다로. 숲 경치는 뭐 좋긴 좋은데 막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바다 쪽이 경관이 멋집니다.
-우도는 일찍 들어가 종일 돌아다니거나 1박 하는 쪽으로. 우도 보고 나면 제주도가 그냥 그럽니다.
-날이 흐리면 한라산에 크게 집착할 필요 없음.
-해안도로는 서쪽보단 동쪽. 많이 돌아다니지 못했지만 전체적인 경치나 구경거리도 서쪽보단 동쪽이 좋았습니다.
-일정을 빡빡하게 짜면 숙소는 잠만 잘 싼 곳으로
-멀리 떨어진 식당에 갈 때에는 꼭 미리 전화 해보고 가기 (인기있는 집은 재료 떨어지면 일찍 마감합니다. 가게가 없어지는 불상사도...)
-제주 시내에 맛집이 많더라도 어지간하면 있는 곳 근처에서 식사 해결 (맛집은 동네 사람 많이 사는 제주 시내쪽이 많이 나오는데 교통 체증 때문에 길에서 시간을 너무 많이 버립니다. 그 시간이 아까워요ㅠ.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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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북한일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