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다고 궁시렁 대다가 갑자기 얼마 전에 산 신발이 생각나 하나 올려 봅니다.
지금 신고 있는 신발인데 그냥 신고 있기는 하지만 솔직히 생각이 날 때마다 짜증이 밀려 오는군요.
바로 이 제품입니다.
위 링크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얼마전 위메프에 나와서 지른 넘입니다.
저는 아웃도어 제품을 꽤 선호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현재 신고 있는 운동화들도 대부분 트레일용 제품입니다.
원래는 그런거 신경 안쓰고 살았었는데 한 번 신어보고나서 그 편안함과 실용성에 빠지고 나니 이제 다른 신발들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네요.
http://www.ddanports.com/bbs/zboard.php?id=inline_review&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304&PHPSESSID=17a33094a0a52df8844c5cfee8577978
제가 처음 신었던 트레일화의 리뷰입니다.
살로몬의 트레일러닝화 XA Pro 3D XCR 이라는 제품이죠.
등산화외에는 트레킹화라는 것 자체도 찾아보기 힘들던 2000년대 중반에 살로몬에서 아웃도어 제품을 런칭하며 국내에 소개됐습니다. 트레일러닝화는 일반 트레킹화와는 달리 산이나 들에서 달리기 하라고 만든 신발입니다. 요즘 산악마라톤을 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바로 그런 분들을 위한 운동화입니다.
그래서 일반 러닝화와는 다르게 튼튼하고 그립력과 안전성이 좋습니다.
거기에 살로몬 특유의 스피드 레이스는 정말로 편합니다.
이거 한번 맛들이면 일반 끈 묶는 신발들은 신고 벗을 때마다 짜증나서 환장합니다.
이 신발을 2년여 동안 신다가 다 헤져서 다시 산 것이 아래의 신발입니다.
같은 살로몬의 업그레이드 모델인 XA PRO 3D Ultra 입니다.
거의 비슷한 디자인인데 약간의 변형이 있습니다.
기본적인 구조나 착용감 등은 거의 비슷합니다.
이 제품은 대략 18만원 정도에 팔립니다.
그걸 세일할 때까지 기다리고 기다리다 약 14만원 정도에 구입한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최고의 트레일러닝화입니다.
이제는 트렉스타의 코브라 시리즈처럼 어지간한 아웃도어 브랜드에서는 비슷한 개념의 신발들이 나오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제품과 비교불가입니다. 제가 이 두번째 살로몬을 사기까지 약 2년간 어지간한 제품들은 다 신어봤지만 착용감과 무게, 편안함에서 이 모델을 따라오는 신발은 없었으니까요. 트렉스타가 그나마 나았지만 어차피 2만원 차이라면 살로몬이 낫습니다.
물론 실제로 사서 오랫동안 신어본 것은 아니고 매장에서 신어본 느낌일 뿐입니다.
제가 그렇게 돈이 많지는 않거든요.
레가타 등산화 사용기에 쓸데없는 잡설이 길었군요.
살로몬 트레일러닝화를 주력으로 신다가 신발 하나를 더 사기로 합니다.
평상복 출근이기 때문에 구두보다는 이런게 더 편하거든요.
그래서 운동화 스타일은 있으니까 발목있는 녀석을 사기로 한 겁니다.
카고 바지를 입거나 겨울 같은 계절에는 아무래도 그녀석이 더 어울리니까요.
그러다 발견한 것이 이 위메프의 레가타 등산화입니다.
39,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나름 괜찮은 디자인이 끌렸습니다.
아무리 봐도 절대 등산화로 쓰기는 무리인 제품인데 등산화라고 파는게 걸렸지만 어차피 등산화로 쓸게 아니니까 별 문제는 없겠다 싶었지요. 실제 등산용으로는 머렐 고어텍스 제품이 하나 있기도 하구요.
제 신발 사이즈는 아주 딱 맞게 신으면 265mm, 적당히 편하게 신으면 270mm 입니다.
머렐 등산화는 270mm 를 샀고, 살로몬 트레일 러닝화는 275mm 입니다.
살로몬의 신발이 상당히 작게 나오거든요.
이 제품은 위 사진에 나온 것처럼 사이즈가 작게 나왔으니 한 사이즈 크게 주문하라고 했습니다.
작은 사이즈를 신고 고생한 적이 있어서 275mm 를 주문했습니다.
결제하고 몇 일 기다리니까 신발이 도착했습니다.
처음 신발을 보고 느낀 것은 생각보다 크고 투박하다였습니다.
그런데 발을 넣어보는 순간 깜짝 놀랐습니다.
이건 발이 완전히 안에서 놀더군요.
발가락에서 신발 코까지 2cm 는 남았고, 발볼이나 뒤꿈치가 완전히 허당입니다.
이상해서 사이즈를 봐도 275mm가 맞지만 머렐 등산화랑 비교해도 엄청나게 큽니다.
도저히 신을수 있는 상태가 아닐 정도라 다음날 위메프에 전화해서 교환을 요청했습니다.
그랬더니 제품은 원래 사이즈대로 갔으니까 배송비를 내야 한답니다.
갑자기 열이 받더군요.
그래서 "내가 내 발 사이즈를 몰라서 275mm 를 주문한게 아니라 상품 설명에 한사이즈 크게 주문하라고 써 있어서 그런 것이다. 그런데 이건 실제로 신어보니 사이즈가 작게 나온게 아니라 오히려 더 크게 나왔다. 이것은 상품 설명 자체가 잘 못 된 것이니까 배송비는 못 내겠다. 만약 내 말이 이해가 안되면 내가 직접 이 신발과 내가 가진 신발들을 가지고 가서 비교해주겠다." 라고 해줬습니다.
그랬더니 그제야 담당자에게 연락한 뒤 처리 결과를 알려준다고 합니다.
그런데 다음 날에 연락이 안옵니다.
그 다음 날에도 업무시간 끝나갈 때까지도 연락이 안옵니다.
열이 받아서 전화를 했더니 주말이라 월요일에 연락을 준답니다.
월요일에도 연락이 안와서 다시 전화했더니 그제야 처음부터 같은 소리를 반복 합니다.
그래서 조금 짜증을 내며 요구사항을 다시 얘기했습니다.
그러면서 "도대체 누가 무슨 기준으로 한 사이즈 크게 주문하라고 했느냐. 그게 알고 싶다." 고 얘기하니까 자기네들은 업체에서 주는 설명 대로 쓸 뿐이지 전혀 관계가 없답니다. (도대체 이건 무슨 개 풀 뜯어 먹는 소리인지..)
그러면서 이번에는 수요일까지는 꼭 연락을 준답니다.
다시 기다렸는데 수요일에도 연락이 안옵니다.
그래서 다시 전화했더니 다음 수요일인 줄 알았답니다.
화 안내고 인간적으로 대해주니까 겁을 상실하나봅니다.
그러더니 내일 꼭 연락을 준다고 했고, 다음 날 전화가 오더니 배송비 없이 교환해준다고 합니다.
몇 일 뒤 업체(위메프가 아닌 신발 업체)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265mm 사이즈가 없다네요.
이제야 위메프에서 연락이 오는 바람에 사이즈가 다 빠졌으니 환불해주거나 다른 모델로 하랍니다.
기가막혔는데 어쨌거나 신발이 하나 필요한 상황이라 다른 모델로 받기로 하고 끊었습니다.
그래서 받게 된 모델이 맨 왼쪽의 RMF133 모델입니다.
(위 사진은 OK 아웃도어의 쇼핑몰에서 캡춰했습니다.)
원하는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뭐 말하기도 귀찮아 그냥 쓰기로 한 겁니다.
그나마 가격은 원래 모델인 126 보다 좀 비싼 넘이라네요.
착용한 신발 모습은 이렇습니다.
그냥 중등산화 스타일이죠.
평상복에 입기는 그렇지만 카고 바지 정도에는 신을만 하겠다 싶어서 그냥 신고 다닙니다.
265mm 인데도 길이만 따지면 딱 맞는 정도입니다.
도대체 어떤 배짱으로 작게 나왔으니 한사이즈 크게 신으라고 한 건지 이해가 안됩니다.
길이는 맞지만 착용감은 안좋습니다.
신발에서 중요한 것은 발의 양 옆과 뒤꿈치를 잡아주는 정도인데 이건 뒤꿈치가 그냥 놉니다.
힐포켓이라고 부르는 부분이 그냥 허당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끈을 꽉 묶어도 발을 잡아주는 느낌이 전혀 없습니다.
걸을 때마다 뒤꿈치가 들썩이네요.
발목은 꽤 높습니다.
복숭아뼈로부터 약 3cm 정도는 올라옵니다.
발목이 높은데다 약간 뻣뻣한 상태라 끈을 끝까지 묶으면 부담스럽습니다.
이 부분은 좀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수 있겠습니다만 이 신발의 품질을 봐서는 그닥 기대 안합니다.
대신 끈은 잘 안풀리고 끈 묶기는 편한 편입니다.
바닥은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신은지 이틀 밖에 안돼서 그립력이 어떤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차피 산에 갈 것 아니니까 그냥 신습니다.
신발의 쿠션은 그냥 보통입니다.
<장점>
1. 어쨌거나 싸다. 배송료 포함 4만원 초반에 쓸만한 신발이 별로 없다.
2. 겨울에는 따뜻하다.
3. 뭐 그래도 좀 튼튼하기는 하겠지.
4. 원하는 디자인은 아니지만 너무 무식하지 않고 그냥 볼만은 하다.
<단점>
1. 착용감 개판이다.
2. 착용감이 개판이라 발이 편하지 않다.
3. 등산용으로는 절대 쓰고 싶지 않다.
4. 기능성은 개나 줘라. 퇴근 시간 좀 걷는 것만으로도 발에 땀찬다.
5. 맨 위 구멍을 빼고 끈을 묶었는데도 발목 부분이 좀 쓸린다.
6. 위메프 이 XXX 들!!
<총평>
탈도 많고 일도 많았던 신발 구매기였습니다.
확실히 신발은 신어보고 사야하며 싼게 비지떡이라는 진리를 다시 한번 일깨줘 준 사례입니다.
소셜 커머스나 인터넷 쇼핑몰에서 신발 사시는 분들, 특히 등산화 같은 것을 사시는 분들은 재고하시기 바랍니다.
신발마다 족형이 다르고 사이즈가 다 다르기 때문에 거기 써 있는 크기나 설명은 믿을게 못됩니다.
같은 브랜드의 비슷한 제품이라도 라인별로 족형이 다릅니다.
미리 매장에서라도 신어본 제품이 아니라면 실패할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또하나, 이번 위메프에 전화하면서 느꼈던 것은 위메프 MD 라는 것들은 기본적으로 제품을 제대로 확인도 안한다는 것입니다. 최소한 자기네 이름을 걸고 파는 제품이라면 업체가 준 설명이 맞는지 확인을 거쳐야 하는데, 담당이라는 넘이 그에 대한 아무런 지식이 없습니다. 전문가가 아니라 그냥 장사꾼이 파는 것과 다를게 없으니 제대로 된 정보 전달이나 대응이 불가능합니다.
솔직히 연말이라 일이 바쁘지 않았고, 제가 조금만 더 젊었더라면 본사 쫒아가서 뒤집으려고 했습니다.
제가 레저 업계에 10년 가까이 몸담았다보니 이런건 용서가 안되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일도 바쁜데다 나이가 드니까 만사가 다 귀찮아지네요.
이 제품을 구매하신 다른 분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제 기준에서 등산화로는 실격이고, 그냥 일상에서 막 신을 용도로도 그닥인 제품입니다.
이걸 등산화로 신으셨다가는 피로도가 엄청나게 올라갈 것이고, 발을 잡아주지 못하기 때문에 부상의 위험성도 있을거라 봅니다.
어차피 등산용으로 사지는 않아서 상관 없고 겨울 신발이 필요해 싼 값에 신고 다니지만 만족도는 30% 이하입니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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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도
신발이 뭔 죄겠습니까?
그걸 엄하게 팔아먹는 넘들이 죄죠.
추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