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습게도 전 이 영화의 내용을 무려 30년 전에 알았습니다.(응?) 역사적 사실이니까요. 2차대전사에 조금만 관심이 있으면 자연스레 알게 되는 내용이니까요.
전 그렇게 모든게 어떻게 돌아갈지 알고 있으면서(어쩜 시작부터 스포일러니까요) 영화를 보러 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이 십자가에 매달려 죽는걸 모두가 알지만' 성경은 읽잖아요?(성경 스포일러 죄송합니다.)
1. 역사적 사실
실화이니 역사적 사실을 짚고 넘어가야 하는게 맞는거 같습니다.
네! 이 한장으로 모든 설명은 끝납니다. 물론 이런저런 설도 많고 연구도 많지만서도 '독일'은 됭케르트에 연합군(영국군,프랑스군,벨기에군)을 몰아넣었는데 기실 중간에 전격전을 '별 되도 않는 이유(라고는 하지만서도 어른들의 사정은 있습니다)'을 며칠씩 쉬었고 다시 공격하려니 나름 프랑스군 2사단이 필사적으로 막아냈으며 공군대장 우리 뚱띵이 헤르만 괴링께서 '루프트 바페가 다 해주실거야'라고 깐족깐족 우겨서 몰살을 피한거지요.
위의 표처럼 민간인 배가 700척 정도가 동원되어 4만명만 빼오려던걸 영국군 20만 프랑스군 13만명까지 전부 철수시킬 수 있었습니다.(애송이들에게 내 배를 맡기느니 내가 직접 항해한다!라는 선장과 항해사들이 많았고 '전쟁터인게 괜찮겠습니까?'라는 해군의 질문에 '난 갈리폴리에도 있었는걸'이라고 대답한 일화도 있더군요)
2. 놀란의 시공간
그의 데뷔작 '메멘토'는 왜곡된 기억이 주된 주제였습니다. 주인공은 자신의 기억을 찾으려 애쓰고 그 기억은 이리저리 맞춰지지만 어떤게 진실인지는 알수가 없었습니다.
'인셉션'에서는 꿈을 매개로 '시간'과 '공간'이 혼돈에 빠집니다. 시간은 의미가 없어지고 영겁의 시간과 찰나가 공존하며 공간은 등장인물들에 의해 언제든지 커지고 작아지고 겹쳐집니다.
'인터 스텔라'에서도 수십년 우주여행을 떠난 주인공과 그의 가족들의 시간과 공간이 공유되고 이야기를 전하며 교감하는 장면이 나오지요. 혹은 그 타임패러독스에 의한 만남도 말이구요.
'됭케르크'에서는 다른 차원의 시공간 왜곡을 보여줍니다. 러닝타임 1시간 40분동안 '세명'의 화자는 각기 다른 시간대를 가지고 교차하고 같은 사건을 각기 다른 시각으로 보여주며 이 전쟁에서 중요한게 무엇이고 아니 전쟁이 아니라 '삶'과 '인간'에 대한 시각을 같이 보여줍니다.
소제목으로 등장하는 '세명의 주인공'들의 시간은 이 영화 러닝타임동안 그들의 실제시간이지요. 일주일을 보내며 기필코 생존해야 하는 병사(타는 배마다 침몰하는 침몰왕!)와 '하루'를 보내며 자신의 배로 병사들을 구출하고자 하는 민간인 가족, '한시간'을 비행하며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조종사의 시간은 각기 다르게 흐르지만 서로 교차하고 한 사건을 각각의 시각으로 보여줍니다.
구로자와 아키라의 '라쇼몽'이 문득 생각나더군요. 한사건을 가지고 각자의 입장에서만 유리하게 판단하여 이야기를 하는 그런 내용이었죠. '됭케르크'에서는 이런 각자의 관점으로서의 사건을 그저 담담하게 풀어줌으로서 오히려 '사건의 전달'을 보다 극대화한게 아닌가 합니다.
그들의 시간적 흐름은 전혀 다르지만 결국은 한 공간 한 시점에서 만나니까요.
3. 어설픈 밀리터리 매니아의 시점
스케일이 너무 작은거 아냐?라는 글도 어딘가에서 봤습니다. 30만명이라는데 너무 사람이 적어보인다고요.
실제 사진도 별로 그렇게 많아보이진 않습니다. 해변이 워낙 넓어서요. 아래사진이 제가 찾을수 있었던 가장 사람 많아 보이는 사진입니다.
영화촬영시엔 이렇게 해서 더 늘려보였다고 합니다.
인원면에서는 별 불만이 없었습니다만 '다이나모 철수작전'은 정말로 '사람'만 데려간 거라서 연합군이 버리고간 무지막지한 물자등을 보여줬으면 더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대략 알려진 것만도 오토바이 2만대라던지 자동차 6만대 뭐 이런 식이거든요.
딸랑 철모로 퉁친건 아쉽습니다.
대사가 별로 많지도 않은데 오역이 있더군요. 케네스 브레너가 맡은 해군 철수담당 장교는 '중령'인데 육군쪽 장교는 '대령'이라고 나오더군요. 그러면서 해군중령이 육군 대령에게 반말을?(육군 장교는 대위 계급장 였습니다.)
-슈투카
빨간색 원모양이 그 유명한 슈투카의 '제리코의 나팔'입니다. 슈투카에 대한 설명이야 여기저기 많으니 생략을.. 그래도 아이맥스로 저 공포의 소리를 느낀건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다시 들어보세요!!!
개전초기의 스핏파이어는 독일군 전투기 BF109보다 콕핏의 시야가 넓어서 이기는 경우가 더 많았답니다. 뭐 공중전 하고 와서 서로 적군 전투기에게 칭찬하기 바빴다는 설도 있네요.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프롭기라는 별명도 있지요. 스핏파이어의 공중전을 극장에서 볼 수 있다는건 참 행운이었습니다.
영화 전체에서 '독일군'이 안나옵니다. 마지막 장면에서도 촛점이 안맞아서 얼굴도 알아볼 수 없습니다.
아마도 놀란 감독이 '철수' 그 자체에 주제를 맞추고픈 의도가 아닐까 합니다.
4. 결론
영화는 '영화'여야 합니다. 음향과 화면이 좋다라는 평을 받는 영화, 특수효과만 뛰어난 영화, 뭐 이런 평을 받는다면 놀이동산에서 틀어주는 '동영상'과 무슨 차이가 있을까요. 놀란 감독의 또 한번 그만의 방식으로 '극장'에서 '영화'란 것으로 자신의 메시지를 전하는데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데이비드 린 감독이 70미리의 광활한 가로를 채우는 장인이었다면 놀란 감독은 정사각형의 커다란 캔버스를 채우는 현존 최고의 장인이 아닐까요?
ps. 됭케르트 이후의 역사는 영화 '공군대전략'을 보시면 됩니다.
내친김에 '롬멜 대전차 군단 -> 진주만 -> 레닌그라드, '에너미엣더 게이트 -> 지상 최대의 작전,라이언일병 구하기 -> 밴드 오브 브라더즈, 머나먼 다리-> 더 퍼시픽, 헥소 고지 이정도 순이면 2차대전사는 왠만큼 꿰뚫을 수가...
실제 역사에서도 한번에 30만명을 뿅 하고 철수시킨게 아니라 여러차례에 걸쳐 철수시켰고, 영화에서도 그 한 시간대에서만 묘사를 한거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론 여타 전쟁영화처럼 웅장한 bgm도 없고 전투 묘사도 적음에도 몰입감 있고 긴장하며 본 잘만든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똑딱거리는 효과음과 긴장감을 조성하는 bgm이 갑자기 멈출때 엄습하는 그 쎄한 느낌이..
전 솔직히 감독의 주관적 시선을 철저히 배재한 논픽션 영화로봤습니다 역사적으로 봐도 영국에겐 의미 있겠지만 독일 입장에서야 침공을 위해 덩케르크 섬멸에는 그다지 공을 들이지 않아 사실상 보내준거라 봐야하는데 대한민국 보통 사람중에 덩케르크 철수작전을 아는 사람이 얼마냐될것이며 흥남철수작전처럼 드라마틱하지도 않은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풀어낸들 공감이 갈까요 철저한 사실 고증도 밀리터리 마니아 아니면 알기힘든 일반 동양사람은 영화본후에 자료검색을 통해서야만 알수있는 전문적인 요소들을 일반 관객이 사전 정보없이 영화를 보며 이해하고 공감하는거 솔직히 무리입니다 소수의 소수를 위한 영화가 잘만든 영화일 순 있지만 좋은 영화라고는 보기 힘들죠 신인 감독이면 실험적인 요소로 만족하겠지만 놀란감독의 능력을 생각하면 아쉽습니다
제가 영국인 혹은 유럽인이며 역사에 관심이 있었다면 의미있는 영화였겠지만 아쉽게도 전 익숙치 않은 동양인이라 음향좋은 리얼한 느낌의 익숙치않은 다른나라의 이야기였내요
등록안내
등록안내
0
1
[* 비회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