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직장 17년차, 입사할땐 그리 별볼일 없는 기업이었는데

지금은 제법 괜찮은 복지를 누리는 대기업 자회사로, 19살 때 고등학교에서 연계 된 회사로 취업을 했었고

사는데 지장없는 수준의 급여와 복지를 누리고 살고 있습니다.

제 히스토리를 간단히 설명 드리자면,

여동생과 5살차이 나고, 집은 그야말로 흙수저 중에 흙수저였습니다.

격월로 도기가스 끊기기 일수였고, 집은 반지하 월세 당시 500 / 25만원으로 기억합니다.

전기세도 미납되어 간혹 전기도 단전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전기가 끊기니 최소한의 조명은 켤 수 있게 해주었는지 방에 불은 켤 수 있었으나

전자레인지나 선풍기, TV같은 전자제품을 하나만켜도 전기가 차단되어 두꺼비집이 내려가더라구요.

성인이 되어 군입대를 해야하는데 당시에 동생이 미성년자라 동생을 볼 봐줄 사람이 없어

군 면제도 받았습니다. 오랜 심사와 병무청의 방문으로 제2국민역 생계유지곤란으로 면제 받았구요.

19살때부터 현재까지 쉬지않고 같은 직장에서 일을 했습니다.

영업에 그래도 잘 적응을 했던건지, 지금은 영업 관리직으로 나름 괜찮은 연봉을 받고 있구요.

살면서 우리집, 내집 이라는걸 단 한번도 가져보지 못해서 집에 욕심이 있었던건지

30살 초반에 수도권 20평대 아파트를 한 차례 구매했었고, 시세차익을 밑천 삼아 현재는 수도권 30평대

신축아파트에서 약간의 풍요로움(?)을 즐기면서 살고 있습니다.

풍요로움이라 해봤자, 주말에 여자친구와 놀러가고 쇼핑도하고 뭐 그런거겠죠.

아파트 사느라 모아놓은 돈 대부분을 써서 가진건 별로 없고 보금자리론 대출이 25년정도 남아있습니다 ㅎㅎ

17년째 같은 직장과 같은 업종에 있다보니 이제 약간 지겹고 지친다고 해야할까요?

제가 있는 분야에선 나름 전문가 처럼 대우 받고 있다보니 약간 나태해지기도 한 것 같구요.

퇴직금 계산해보니 약 1억정도 되는데 사업을 해볼까 생각도 들기도 하구요.

혹은 다른 영업직군에서 고객과 만나는 초심으로 돌아가서 다른걸 배워보고싶기도 하구요.

단 한번도 퇴사라는 경험을 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고민이 큽니다.

이런 경험에 대한 조언을 얻고자 해도 먹고 살기 바빠 제대로 된 친구 하나 없는게 큰 한이 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사회 친구들에게 물어봐도 좋겠지만, 그들 또한 누군가에게 조언을 해줄만큼 정신적으로 여유있는 사람은

없는듯하고.. 그냥 그렇습니다.

퇴사를 하게되면 당장 다음달 생활비는? 차량 유지비는? 아파트 담보대출은?

뭐 이런 저런걸 생각하면서 살다보니 곧 40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어있네요.

30살부터 세월이 참 빠르다 생각했는데, 지금이라도 다른 영업직군에 도전해보는건 어떨까요?

혹은 사업에 도전을 해본다거나... (물론 같은 직군의 연관 된 사업)

형님 누님들, 제 상황에 과연 퇴사를 하는게 맞는걸까요? 아니면 욕심인걸까요?

많은 조언과 지도편달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