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집에 할머니랑 같이 간다 라고 톡 한줄이라도 보냈으면 집안도 좀 미리 치워놓고 그랬을텐데 무방비로 아무런 얘기 없이 오셨고 이렇게 말도 없이 집에 누군가를 부른적이 굉장히 많아요 

부랴부랴 집을 정리한뒤 점심을 차리는 것도 제 몫이에요 할머니랑 아빠는 그저 똑같은 자세로 소파에 앉아 티비만 보고 있을뿐이죠.

딸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렇게 무방비에 오신 할머니를 위해 있는 반찬 없는 반찬 다 꺼내서 정신없이 점심을 차리는데

엄마 퇴근시간에 맞춰서 점심 식탁이 차려져야 그래야 엄마가 문제없이 오후 출근을 하실수있거든요 

아니 대충 좀 먹지 뭘 그렇게 하냐- 라는 할머니의 가만있으면 중간이라도 갔을 핀잔이 섞인 잔소리와 함께 엄마가 11시50분쯤 집에 땀에 절여서 퇴근해서 오세요

엄마는 30분 남짓한 시간에  차려놓은 점심을 미리 먹고는 저한테 미안하다며 또 12시반까지 가야하는 투잡에 가시고

저는 남아서 밥 차린거 치우고 설거지까지 다 하고

오늘 일 갔다가 입은 땀에 젖은 엄마옷 빨래 + 집에 밀린빨래 제가 돌리구요

빨래 다 되면 그거 널고(전기세 나간다고 건조기x) 원래 걸려진 빨래 개고..ㅎ 

할머니는 저더러 왜 그렇게 설거지가 늦냐- 언제까지 부엌에 있냐 타박하시고  

아빠는 자기 자격증 시험 공부하신다고 혼자 도서관 휑 가시고 할머니더러 목욕탕에 갔다오시라고함.

그 말인 즉슨 눈치껏 제가 따라가라는 말이고 안가겠다고 할 수가 없는게 

할머니도 (혼자서는)가기 싫다고하실때는 언제고 울며 겨자먹기로 제가 따라 간다고 하니 반기셨고 그렇게 

가기싫지만 가야했던 더러운 대중목욕탕 같이 따라가서 할머니 뒤치닥거리 하고

(이쯤에 며느리(엄마) 대신 해야할 일들에 대해 체력 고갈) 

할머니도 왔으니 다같이 외식하재서 간 건 숯불고기 집임... 엄마는 숯불구이를 안좋아하는데 눈치없는 아빠때문에 와서는

또 고기 꾸역꾸역 제가 전담해서 굽고 있고...... ㅋㅋ엄마는 표정이 썩어들어가서 사장님이 어디 불편하시냐고 물어볼정도  

엄마는 몇 점 먹지도 않고 

저도 고기 굽고 반찬 나르느라 얼마 못먹어서 고깃집 바로 옆에 샌드위치 집 있길래 다 먹어갈때즈음 그거 사러 나갔더니 

아빠 왈, 소고기 사줬으면 됐지 뭘 또 사먹냐고 

ㅋㅋ...

아쉬울땐 딸 찾고 제가 뭔가를 하면 바로 핀잔주는 아빠+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예민한 엄마+ 집안일 전담해서 힘들다고 토로해도 남자가 부엌에 있으면 되겠냐는 할머니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