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포럼방 매일 보는데 요즘 글이 안올라와서 제 이야기 하나 써보려고 합니다.
여름이 다 끝나가서 그런지 무서운 얘기가 안올라와서 아쉽네요 ^^;
작년 겨울에 친구랑 같이 오사카로 여행을 갔습니다.
3일째 되는 날 친구랑 싸웠습니다.
싸운 이유는 여러가지가 합쳐진 거였지만 마지막 결정적인 계기는 쇼핑하고 해가 저물어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길을 잃어서 이틀동안 걸어서 15분이면 갈 거리를 두시간 정도 뱅뱅 돌았어요ㅜㅜ 뭐에 홀린것처럼
계속 비슷한 자리를 빙빙 돌았는데 돌다가 친구가아무 생각없이 저건 뭐야? 하고 가리키는 곳을 쳐다보니
묘지 비석이 좌르르르르 놓여있는 곳이여서 저 꺆 소리지르면서 혼자 막 달렸던 기억이 나네요;;
전 학창시절에 괴짜가족을 봐서 그게 묘지인줄 알았는데 친구는 묘지인줄 모르고 해맑게 물어봤었어요ㅋㅋㅋ
뱅뺑 도는 동안 친구가 저 시커먼게 자주 보였다고 또 해맑게 말했습니다.
각설하고, 친구랑 싸우고 저녁?밤이 가까워 오는 무렵에 혼자 고베 루미나리에 보러 갔다왔습니다.
8시 가까이 출발해서 두시간정도? 고베에서 루미나리에 구경하러 갔다왔습니다.
고베 루미나리에는 꽤 큰 행사여서, 구경온 사람이 너무너무 많았어요.
고베를 휘집고 왔더니 피곤해서 호텔에 돌아오자마자 나 고베갔다왔는데 이뻤어, 넌 뭐했어? 이런거 간단히 얘기하고
친구랑 쫌 서먹한 상태로 자려고 누웠어요.
피로 때문에 눕자마자 잠들 것 같았는데 자꾸 몸에 한기가 돌아서 잠이 잘 안들더라구요.
호텔에 난방이 너무 과할정도로 잘 되서 피부가 건조할 정도였고 그래서 이틀 내내 잘때 창문 살짝 열어두고 잤었어요.
난방은 잘 되는데 이상하게 한기가 돌아서 잠이 들만하면 부르르 떨면서 깨고 또 잠이 들만하면 부르르 놀래서 깨고,
제 설명이 좀 이상하긴 한데, 다시 설명하자면 학생 때 책상에서 엎어져 자다가 갑자기 놀래서 약간 경기 일으키면서 깨는 그런 느낌?
그거보다는 좀 약하긴 한데 잠들려다가 부르르르 떨면서 서너번 깼어요ㅠ
자꾸 닭살이 돋길래 추워서 그런가 싶어서 중간에 일어나서 가운까지 입고 잤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추워서 닭살이 돋았던게 아니라
저도 모르게 소름이 돋아서 추웠나봐요.
무튼 몇차례 그러다가 결국 잠이 들었어요.
잠들었는데 계속 악몽인지 가윈지 모를 그런 상태가 되었는데 화가 많이 난것 같은 여자가 자꾸 저를 쫓아오는 꿈을 꿨어요.
그 여자?귀신?이 저를 막 끌어내리고 주저 앉히려 했습니다.
한참을 시달리다가 으악!!!! 소리 지르면서 깼습니다.
그런데 옆에서 자고 있던 제 친구도 자다가 으악!!!! 소리를 듣고 깼어요. (체구가 작은 여자 둘이라 킹사이즈베드에서 같이 잤습니다.)
저 너무 무서웠는데 친구랑 싸우는 바람에 서먹해서 무섭단 말도 제대로 못하고 다시 잤어요.
저는 잠이 잘 안와서 막 자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친구는 계속 울먹울먹 찡찡대는 소리를 내면서 자고 있더라구요.
저 찡찡이는 자면서도 찡찡대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차에
친구가 으악!!! 소리를 지르면서 저에게 덮썩 달려들었어요. 거의 안기다싶이;;;
친구한테 악몽꿨어? 하고 물었더니 친구가 너무 무섭다면서 발발 떨떠라구요ㅜ
추워서 그런가.. 이러면서 너도 가운 입고 자라고 얘기하고 친구도 가운 하나 더입고 다시 눕더라구요.
전 두번째 깨고나선 다시 잠들긴 글렀다.. 이러면서 속으로 기도했어요. 무서운 꿈 안꾸고 잘 자게 해달라고.
어느순간 잠들었는데 그 이후로는 잘 잤어요 저는.
아침에 일어나서 마지막 날이니까 싸우지 말고 재밌게 놀다가 가자고 하고 친구랑 나갈 채비를 하면서
너 새벽에 왜 갑자기 나한테 안겼어?ㅋㅋㅋㅋㅋ 갑자기 화해신청한거야?ㅋㅋㅋㅋ
이런 얘기하면서 분위기를 푸는데 친구가 자기가 그랬냐면서 자기 악몽을 너무 심하게 꾼 기억밖에 없다고 합니다.
나도 악몽꿨다고 하면서 제 얘기를 했더니 친구도 밤새 저랑 똑같은 악몽을 꿨다고.
어떤 무서운 여자가 미친듯이 자기를 쫓아와서 자기를 끌어내리려고 했다고 합니다.
저는 한번 악몽을 꾸고 뒤로는 괜찮았는데, 제가 악몽 때문에 한번 깬 이후로 친구가 계속 그 악몽을 꾼거예요.
제 악몽이 친구에게로 옮겨가고 저는 편히 잔겁니다.
둘이서 갑자기 소름 돋아서 짐 후다닥 싸서 호텔 도망나왔어요.
고베 갔다온거 사진 보여주는데, 제대로 된 루미나리에 사진이 없어서 인터넷으로
고베 루미나리에 찾아서 보여주려다가 알게된건데,
루미나리에를 매해 여는 이유가, 고베 지진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거라고 하네요.
사람 많고 사연많은 고베에 갔다가 귀신 붙혀서 돌아왔다가
친구한테 귀신 옮긴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미안하고 좀 섬뜩했어요.
어쩌면 고베가 아니라, 그 비석 무데기 근처를 뱅뱅 돌때부터 뭔가가 저희를 괴롭힐 작정이 아니였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글솜씨가 없어서 써놓고 보니 별로 안무섭네요 ^^;
이 글 보시는 분들, 각자 소름 돋았던 얘기 있으시면 많이 올려주세요!
감사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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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전 귀신한테 시달리면 해외로 몇달이라도 도망갈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