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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광어 다운샷 갔다가 선장에게 욕먹었습니다.
다소 제목이 자극적인 점 죄송합니다.
하지만 선장이라는 사람이 C~발이라는 욕을 저에게 하더군요. 성인이 된 이후로 처음 들어본 욕에 피가 꺼꾸로 솟는듯 하지만 옆에서 말리던 여자친구 때문에 그냥 참고 집으로
귀가해 만 하루 동안 생각을 해보고 스스로 진정도 하고 최대한 객관적으로 적어보려 합니다.
발단은 대략 3주전쯤에 물반고기반을 통해서 광어 다웃샷을 두명 예약을
했습니다.
예약한 선사는 다른 분의 출조 후기를 참고해 결정을 했으며 나름 신진도 선사들중에서 광어 다운샷으로 유명한 것
같았고 또 물반고기반의 조황 사진을 보면 풍성해 보였기에 그곳으로 예약을 했습니다.
여자친구는 선상 낚시가 힘들다며 처음에는 반대를 했는데 제가 꼭 한번 가보고 싶다고 그리고 자연산 광어 회를
배 터지도록 먹게 해주겠다고 설득해 큰 기대감을 가지고 예약을 했었지요.
태풍 콩레이 때문에 10월 5,6,7일
출조가 취소되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기상 정보 싸이트를 일주일동안이나 모니터링하며 정상 출조 여부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출조 전날 선장으로부터 출조한다며
5시까지 승선명부를 작성하라고 문자를 받았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제가 있는곳에서 신진도 까지 가려면 피곤할 것 같아서 전날 오후에 출발해 신진도에서 하루 숙박을
하고 새벽 4시30분에 집결지인 태안 ** ***에서 승선 명부를 적었습니다.
나름 일찍 간다고 갔는데 저보다 먼저 오신 분이 대부분이더군요. 어찌나
부지런하신지.
아무튼 출발시간이 되어 승선을 하니 선장이 승객들을 모아놓고 선상 광어 다운샷 경험 여부를 물어보더군요. 그런데 우연히도 승선 인원 열일곱분인지 열여덟분인지 중에서 딱 두 분만 경험이 있으시고 저를 포함한 나머지
분들은 첫 광어 다운샷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선장 얼굴에서 짜증이 피어나더군요. 돌아다니면서 승객들에게
간단하게 안내를 하는데 이게 안내인지 아니면 윽박인지 모를정도 였습니다. 더군다나 자신보다 어려 보이는
사람들에게는 서슴없이 반말로 이야기를 하더군요. 저나 여자친구는 그래도 낚시 짬밥이 있어 도움 없이
채비를 하니 별말 않고 지나가더군요.
어찌어찌 출발을 했습니다. 바람은 거세고 파고는 높고 선수에 부딪힌
파도가 폭풍처럼 쏟아져 내립니다. 생전 뱃멀미를 안하던 여자친구도 뱃멀미가 오는지 힘겨워 하네요. 그렇게 바람과 파도를 뚫고 항해를 한지 대략 한시간 반정도 지났을까 격렬비열도 가기 한참 전 어느 이름 모를
섬 옆에 멈춰 서고 낚시 시작을 알리는 부저가 들립니다.
뱃멀미로 인상 쓰던 여자친구도 채비를 내리고 낚시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첫 포인트에서 배 전체 광어 첫수를 올립니다. 마침 선장은 다른 분들을 봐주고 있는 것 같아 제가 옆에서
보다가 사이즈가 그리 커 보이지 않아서 원줄을 잡고 들어뽕을 했습니다.
그러고 나니 선장이 다가와 왜 자기를 안 부르고 들어올렸냐며 윽박을 지릅니다.
기분이 좀 그렇더군요. 그래도 여자친구의 광어 첫수의 기쁨에 금방 잊고 낚시를 합니다.
낚시 초반에는 배를 좀 잘 잡아 주더군요. 몇번의 포인트 이동을 하는
동안 저는 한 마리도 못 잡았지만 여자친구는 광어 세 마리를 잡았습니다. 광어 다웃샷 경험이 있으시다는
조사님 두 분이 저희 반대 편에 계셨는데 진정 고수이시더라구요. 초반에 한 분이 광어 다섯 마리 다른
한 분은 세 마리 잡으시고 그리고 제 여자친구 세 마리. 나머지 다른 분들은 우럭 한 두 마리 말고는
조과가 전무 했습니다.
여자친구가 첫 광어를 올리고 두번째를 올릴 때 선장에게 들은 소리가 있어서 뜰채를 찾아봤습니다. 큰 뜰채는 좀 멀리 있고 바로 제 옆에 조그만 뜰채가 있더군요. 그걸
들어 뜰채질을 하려고 하니 선장이 와서는 “그걸로 안돼. 정신
좀 차려”라며 여자친구 광어를 올립니다.
여자친구가 광어를 잡아서 좋기는 한데 빈정이 굉장히 상하더군요. 정신
좀 차려라니요. 여차친구가 알면 속상해 할 까봐 꾹 참으며 두번째 광어를 축하해 줍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가니 선장이 배를 잡는 것을 좀 귀찮아 하는지 여기저기서 줄이 엉키기 시작합니다. 특히나 배 중앙쪽에 계시던 초보자분들이 채비가 자주 엉켰는데 선장이 와서 짜증 부리며 풀어줍니다.
그렇게 아무런 조과없이 몇번의 포인트 이동만 하다가 11시반쯤 점심을
먹었습니다.
밥 먹으라고 준비해온 것을 꺼내는데…. 비록 제가 선상 낚시를 많이
다녀본 것은 아니고 꼴랑 쭈꾸미 배 대여섯번 다녀본 것이 전부이긴 하지만 경험했던 선상 식사 중에서 최악이었습니다. 새끼손톱보다 작은 고기 두 점이 전부인 멀건 된장국에 다섯 명이 먹으라고 주는 반찬은 꼴랑 김치 한줌, 두부 다섯 조각 등 정말 빈약하기 이를 대가 없었습니다. 식당과
계약해서 도시락을 받아왔을 텐데 그 단가가 예상이 됩니다. 오히려 군대 짬밥이 더 화려해 보이더군요.
반찬도 없고 국에 말아 밥을 들이키고 다시 낚시를 시작 합니다.
그래도 좋은 것이 좋은 것 이라고 남은 시간 잘 부탁하는 의미에서 가져간 커피와 간식들을 선장에게 여자친구가
가져다 주고 주변 조사님들께도 커피를 드립니다. 그리고 선장에게 제발 손맛 보게 해주세요 라며 웃으며
부탁했습니다.
그런데 배를 너무 안 잡아 줍니다. 40호 봉돌이 바닥을 못 찍고
한없이 멀어져 갑니다. 무슨 섬 근처에서 낚시를 하는데 같은 반복적으로 왔다 갔다 만 합니다. 광어라도 잡히면서 그러는 것 이라면 이해라도 하지만 조과도 영 시원치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풀린 채비를 회수하기도 전에 배를 출발시킵니다. 한두번이라면
실수이겠거니 혹은 못봤겠거니 했지만 여섯번을 그러니 화가 치밉니다. 덕분에 여자친구는 오후 시간에 낚시를
한 시간보다 채비를 준비하고 다음 부저를 기다리는 시간이 더 길어집니다. 저희 자리가 안보이는 자리도
아닙니다. 선장실 바로 왼쪽 선수 쪽이었습니다. 배 중간은
아수라장입니다. 채비 엉켜 있다고 소리를 질러도 그냥 출발을 합니다.
나중에는 중간에 계신 분들은 아예 낚시를 포기 하시더군요.
오후 3시경 되니 선장이 방송으로 오늘 조과도 영 시원치 않고 다른
한곳 가보고 안되면 철수한다고 합니다. 마지막 포인트에 가보니 다른 광어 배들이 한 가득 있더군요. 그곳에서는 배를 좀 잡아줬습니다. 덕분에 올리다가 터지긴 했어도
저도 손맛은 보고 다른 분들도 한 두 마리씩 광어를 올립니다.
저희 반대쪽에 계신 조사님 중에 한 분 이 막판에 육짜에서 칠짜가 되어 보이는 큼직한 광어를 올리셨습니다. 그리고 한 마리도 못 잡은 저에게 선뜻 그 광어를 주십니다. 전에
점심식사를 하면서 여자친구가 부모님께 광어 잡아다 드리기 위해 낚시를 왔다고 이야기 했나 봅니다.
광어를 주시면서 부모님 가져다 드리라고 하시는데 어찌나 감사하던지 낚시하는 내내 저희를 살뜰이 챙겨 주셨습니다. 루어도 이걸로 써보라며 주시고 몇 개나 주시고 또 요령도 가르쳐 주시고 참 감사한 분들이셨습니다.
아무튼 결국 저는 한 마리도 못 잡고 여자친구가 세 마리 그리고 반대쪽 조사님이 주신 큼직한 광어 한 마리 이렇게
총 네 마리로 낚시는 끝이 나고 항구로 돌아왔습니다.
항에 도착을 하니 선장이 모두 짐 챙겨서 내리라고 하더군요, 누군가
그럼 물고기는 어떻게 하나요? 라고 물어보니 선장이 알아서 잘 챙겨줄 테니 걱정 말고 올라가라고 합니다. 그리고선 조황사진을 찍기 위에 잡은 물고기들을
다 꺼내 사진을 찍습니다.
저는 번잡스러울 까봐 짐을 일부러 멀찌감치 두고 담배를 하나 피고 다시 부둣가로 오니 사람들이 어디선가 가져온
바구니를 들고 물고기를 받아가기 시작하더군요. 저와 여자친구는 바구니를 찾다가 옆에 있던 횟집에서 양해를
구하고 바구니를 하나 받아왔습니다. 그리고 다시 배로 내려가니 다른 분들은 다 고기를 받아가고 저희가
마지막이었습니다.
그런데 남은 광어를 보니 숫자가 한 마리 빕니다. 마지막에 옆 조사님께서
주셨던 육짜 넘는 광어가 안보입니다. 여자친구가 “저희 네마리
인데요 선장님.” 라고 하니 선장이 “이것 뿐이 없는데. 그러니까 왜 잘 안 챙겼어?”라며 물고기를 줍니다.
어처구니가 없더군요. 알아서 잘 챙겨줄 테니 올라가 있으라고 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왜
본인이 잘 안 챙겼냐고 합니다.
처음에는 다른 사람이 잘못 챙겨 갔나 라는 생각도 했습니다만 그것도 아닌 것이 여자친구나 그 배에서 첫 광어를 올리면서 광어를 묶을
케이블타이를 선장에게 부탁하니 “너희는 타이 묶지 말고 그냥 넣어 나중에 타이 없는 것이 너희 꺼야” 라고 선장이 이야기 했습니다. 그리고 케이블타이 색상 별로 승객들에게
물고기를 배분했지요.
아무튼 선장이 올라가서 잘 찾아보라고 합니다. 다시 올라와 낚시 점 옆에 있는 횟집에 가봤습니다. 이미 현란한 해체 쇼만 보이더군요.
순간 화가 치밉니다. 선장이 짜증내고 윽박지르고 이런 것도 넘어갈 수 있습니다. 짬밥 보다 못한 식단도 그럭저럭 넘어갈 수 있습니다. 한 사람당
10만원씩 내고 탄 배에서 거지 동냥 하듯 엉킨 줄 풀어 주던 것도 참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알아서 챙겨줄 테니 걱정 말라고 했으면서 정작 물고기 없어지니 왜 스스로 잘 챙기지 않았냐며 저희를
탓하는 것은 못 참겠 더군요.
말리는 여자친구를 뒤로하고 다시 배로 왔습니다. 그러니 선장이 태연하게 배를 청소하고 있더군요. 가서 “선장님 횟집 가보니 이미 다 회쳤고 남은 광어는 안보이는데요” 라고 말하니 똑 같은 말을 되풀이 하더군요. 왜 스스로 잘 챙기지
못했냐고.
화가 나서 목소리를 높혔습니다. “아니 선장님이 알아서 잘 챙겨 줄 테니 걱정말라면서요. 왜 저희 탓을 합니까?” 이렇게 말이지요. 그러니 선장이 “아니 지가 못 챙긴 것을 왜 나한테 역정이나고. C~발”
와… 진짜 다시 생각해도 화가 나서 부들부들 손이 떨리네요.
감정적으로 적지 않고 최대한 객관적으로 글을 적어보려고 하루 지나서 글을 쓰는데도 울화는 쉽게 가라앉지를 않네요.
아무튼 순간 핑 돌려고 하는데 여자친구가 뛰어와 팔을 잡습니다. 차마 여자친구 앞에서는 그런
모습을 보이기 싫어 정말 꾹 눌러 참고 돌아오는데 입안이 너무 쓰더라구요. 여차친구가 그런 제 맘을
잘 알아줘서 없는 애교도 부리고 그러느라 좀 누그러졌는데 다시 글을 쓰다 보니 화가 치밉니다.
아무튼 인생 첫 광어 다운샷는 씁쓸함 만이 가득합니다.
저도 나름 사람 상대를 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고 배 푼 만큼 거둔다 라는 신념으로 자영업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저런 행태의 선사들을
보니 왜 그리 멍청해 보이는지. 낚시 초보자들이 방문을 하면 더 친절하게 가르쳐주고 한 마리 라도 더
잡게 노력해 주면 그게 바로 단골을 만드는 방법일텐데 왜 이런 단순한 이치를 모르는지. 아무래도 그렇게
해도 장사가 잘 되니 그런 것 이겠지요?
다행스럽게도 잡아간 세마리의 자연산 광어는 부모님 두 분다 너무나 맛있다고 하시고 또 여자친구도 맛있게 잘 먹네요.
긴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참 돈내고 사람 대접 못 받는 선사 말고 좀 친절한 광어 다운샷 선사 소개 좀 부탁드립니다.
더 추워지기 전에 여자친구 데리고 한번 더 가서 꼭 면꽝을 하고 싶습니다.
처음으로 광어 다운샷 갔다가 선장한테 욕먹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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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waysta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