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de in Korea

요즘들어 국산 마케팅이 유행인 모양입니다. 국내 중소기업TV 제품을 포함한 유수의 가전 제품을 국산이라고 광고하거나 브랜드 뒤에 숨어서 중국산 제품이라는 언급을 피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국내 중견 대기업 수준의 회사도 포함됩니다.

제조사에서 국산이라고 대놓고 광고하거나 중국산임을 밝히지 않는 제품은 소비자들은 국산으로 인지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곰곰하게 생각해보면 그리고 상식적으로 추론해보면 과연 삼성이나 엘지 외에 국내에 가전 제품을 제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제조사가 존재할까?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가전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 그리고 수율(양품율)을 맞추기 위해서는 수만평 수십만평의 부지가 있어야 하고, 거기에 투입되는 금액도 천문학적인 금액이 될 것입니다. 엘지 삼성도 국내에서는 이러한 조건을 맞출 수가 없어서 수출 시장이 가까운 동남아시아나 남미의 값싼 노동력과 부지에 공장을 건립하고 생산을 하고 있지요. 이만큼 가전제품 제조업은 장치집약적 사업이고 부지와 규모도 대규모로 들어갈 수 밖에 없습니다.

반면 엘지 삼성과 경쟁하고 있는 중국의 업체들은 자국의 값싼 노동력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서 공장을 돌릴수가 있습니다.

대기업 외 가전제품 생산 제조사 중 국산이라고 홍보하는 제품을 자주 볼수가 있습니다. 회사 규모로 보면 불가능해 보이는데도 국내에서 제조해서 믿을만한 제품이라고 하네요.

상식적으로 제조의 경우 국내에서 생산한다면 중국산 제품과 경쟁해서 원가면에서 불리한 것이 사실입니다. 아예 유명한 제품이라면 타사 동종 제품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잘 팔린다는 가정하에 국산도 승부를 볼 수 있습니다만. 중국산 가전제품에 비해서 더 나을 것이 없는 경우 국산 프리미엄을 내세워 가격을 더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노리는 듯 합니다. 실제로 이 제품들의 인증정보를 찾아보면 국산으로 표기가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인증정보를 공시하는 전파연구원 같은 국가기관이 국산을 판정하여 고시하는 역할은 담당하지 않습니다. 그냥 국산이라고 서류를 주면 게시하는 수준이죠.

그렇다면 국산의 기준이 무엇일까요? 제 주워들은 짧은 지식으로는 국내에서 조립한 물품이어야 하고, 부품의 일정 퍼센트가 국산 부품이라면 국산으로 표기가 가능하다고 들었습니다. 부품의 숫자보다는 총 생산 가격내 비중일 것 같구요. 그렇다면 부품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부품만 국산을 쓴다면 해결이 될 수 있겠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대외무역법이라는 법이 그리 간단치는 않더군요.

이렇게 국내 제조사가 중국산 가전제품을 반제품 형태로 가져와서 부품만 조립해서 국산으로 판다고 가정해보죠. 중국 메이저 가전 제조사나 중견급 규모가 있는 제조사가 가진 생산라인에 비해서 조립라인이 조잡하고 품질 관리도 엉망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은 누구나 예상을 해볼 수 있습니다. 중국 제조사의 경우 제품 출고 전에 기본적인 품질 채크 과정을 엄격하게 거쳐서 출하됩니다.

대규모로 가전제품을 제조하기 위해서는 TV를 예를 들자면 클린룸이나 엄격한 환경에서 로봇을 이용한 자동화가 꼭 필요합니다. 이 로봇팔 등 장비 없이는 사람이 직접 패널을 들어서 정밀하게 백라이트에 붙이는 작업을 해야 하는데 상상을 해보세요. 65인치 패널을 들어서 로봇팔이 정밀하게 백라이트 셀에 조립하는 광경과 두명이서 한조로 패널을 고무 흡착판에 붙여서 낑낑 대면서 붙이는광경을. 그런데 이 로봇 장비가 한두푼 하는 장비가 아니라는 거... 국내에서 구매가 가능한 회사는 엘지 삼성 등 대기업 정도만 가능한 걸로 보입니다.

결론은 국산이라고 홍보하는 제조사의 제품은 일단 물음표로 접근해 보시는 것이 맞을 듯 싶네요.

사족으로 저 어렸을 때는 미제, 일제, 독일제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선호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국산이라면 일단 믿을 수 없는 제품이라고 여기던 시절이었죠. 그런데... 이번 일본 제품 불매 운동 때 일어난 일을 보면 이제 국산의 파워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중국산 수입품 일색인 한국 시장 내에서 국산이라면 믿고 살 수 있다는 걸 마케팅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보면 국산 파워가 정말 많이 상승한 듯 싶네요. 방송에서 그러더군요. 한국은 이미 선진국이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