뽐뿌::베이브 루스가 만든 홈런 시대, 그리고 커리가 만든 3점슛 시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스테판 커리(왼쪽)가 15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열린 뉴욕 닉스와 원정경기에서 NBA 역대 최대 3점슛 기록을 세우고 있다.
뉴욕 | AFP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베이브 루스가 롱볼의 시대를 열었던 것처럼, 스테판 커리가 3점슛 시대를 열었고 우리는 역사의 순간을 지켜보고 있다.
”
현역시절 특급 3점슈터였고 은퇴 후 해설자로 활약하고 있는 레지 밀러는 신기록이 나오는 순간 이렇게 말했다.
밀러는 지난 15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열린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뉴욕 닉스의 경기를 해설하면서 스테판 커리(33·골든스테이트)가 만든 새 역사를 생생히 전달했다.

커리는 이날 경기 1쿼터에 개인통산 2974번째 3점슛을 터뜨리며 미국프로농구(NBA) 역사상 가장 많은 3점슛을 기록했다.
이후 3점슛 3개를 더해 2977개로 이날 경기를 마쳤다.
NBA 최초 3000 3점슛 고지도 눈앞에 둔 커리다.
밀러의 말처럼 베이브 루스가 야구를 바꿔놓았듯 커리가 전세계 농구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었다.
루스 이후 타자들이 장타에 눈을 뜬 것처럼 커리를 시작으로 농구 선수들에게 3점슛은 필수 항목이 됐다.
커리가 무모해보이는 딥스리(3점슛 라인 한 참 뒤에서 슈팅)를 꾸준히 성공시키자 이 또한 슈터의 무기로 자리매김했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스테판 커리가 15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열린 뉴욕 닉스와 원정경기에서 NBA 역대 최대 3점슛 기록을 세운 후 세리머니하고 있다.
뉴욕 | AFP연합뉴스

커리는 이번 시즌 경기당 평균 5.4개의 3점슛을 넣으며 가장 많은 3점슛을 꽂고 있다.
커리어통산 3점슛 성공률은 43.1%로 이 또한 NBA 역사상 최고 슈터로 평가받는 이들 중 1위다.
커리 이전에 3점슛 최다 성공 기록을 보유했던 레이 알렌은 3점슛 성공률 40.0%, 밀러는 3점슛 성공률 39.5%를 남기고 은퇴했다.
숫자가 시대의 변화를 증명한다.
루스가 54개의 홈런을 터뜨렸던 1920년 루스의 소속팀 뉴욕 양키스 외에는 어느 팀도 홈런 50개를 넘기지 못했다.
당시 타자들은 장타보다는 정확한 콘택트로 인플레이 타구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
그러나 루스가 홈런 효과를 증명했고 이후 다른 타자들도 담장 너머로 타구를 날리기 시작했다.
‘50홈런=홈런왕’ 공식을 약 100년 전부터 만든 루스다.
커리도 그렇다.
커리를 통해 농구가 완전히 바뀌었다.
이제는 그 어떤 지도자도 속공 상황에서 3점슛을 던지는 것을 지적하지 않는다.
오픈 3점슛은 가장 효율적인 공격이 됐다.
전세계적으로 3점슛 시도도 부쩍 늘었다.
NBA의 경우 2011~2012시즌 팀마다 경기당 평균 18.4개의 3점슛을 던졌다.
그러나 2020~2021시즌에는 35.5개의 3점슛을 던진다.
3점슛 시도 횟수가 두 배 가량 늘었다.
KBL도 마찬가지다.
10년 전이었던 2011~2012시즌에는 팀마다 경기당 평균 17.0개의 3점슛을 던졌다.
이번 시즌은 팀당 평균 24.2개 3점슛을 구사한다.
이제는 KBL에서도 빅맨이 3점슛을 던진다.
속공 3점슛 빈도 또한 이전보다 훨씬 늘었다.
NBA는 1979년 처음으로 3점슛을 도입했다.
당시만 해도 3점슛은 너무 어렵고 무모한 공격으로 꼽혔다.
1980년대까지도 3점슛은 이른바 슈터들의 전유물이었다.
그런데 야구처럼 농구도 바뀌었다.
야구에서 타자들이 강한 타구를 자주 쏘아 올리는 것처럼 농구 선수들도 점점 더 정확하고 민첩하게 3점슛을 던진다.
루스가 50홈런 시대를 열면서 그라운드의 게임체인저가 된 것과 마찬가지로 커리는 역사상 최고 슈터로 올라서며 농구 코트의 게임체인저가 됐다.
bng7@sportsseoul.com

베이브 루스가 만든 홈런 시대, 그리고 커리가 만든 3점슛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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