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김동영기자] 점수를 뽑는데 꼭 적시타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롯데가 LG와 경기에서 보여줬다.
희생플라이로만 3점을 뽑는 ‘고급 야구’가 나왔다.
빅 이닝은 없었지만, 차곡차곡 득점을 쌓으니 질 이유가 없었다.
롯데는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LG와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4-0의 완승을 거뒀다.
마운드가 피안타 단 1개만 내주는 등 철벽이었고, 타선은 3~5회에 4점을 뽑는 집중력을 보였다.
원정 3연전 싹쓸이 성공이다.
1차전에서 9-4의 승리를 거뒀고, 전날 2차전은 3-1으로 이겼다.
이날은 끈적끈적한 경기력이 돋보였다.
일단 투수마다 잘 던졌다.
선발 김진욱이 6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QS) 호투를 펼치며 시즌 2승을 따냈고, 김원중-김도규-김유영이 1이닝씩 책임졌다.
여기에 타자들도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LG 투수들을 괴롭혔고, 수비에서도 상대 안타성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내는 호수비를 펼쳤다.
LG의 2실책이 유독 도드라져 보이는 이유다.
무엇보다 공격력을 짚지 않을 수 없었다.
이날 롯데는 3회초 박승욱이 우측 3루타를 치고 나갔다.
2020년 10월25일 KT시절 롯데를 상대로 만든 후 553일 만에 친 3루타. 이어 안치홍이 희생플라이를 치면서 손쉽게 1점을 냈다.
4회초에는 정훈이 볼넷으로 나간 후 도루에 성공했고, 상대 폭투로 한 베이스를 더 갔다.
1사 3루. DJ 피터스가 큼지막한 희생플라이를 날려 1점을 추가했다.
다시 고승민-정보근의 연속 안타가 나왔고, 박승욱의 2루수 우측 내야 안타 때 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다시 1점을 올렸다.
5회초 한동희의 2루타, 전준우의 볼넷, 정훈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가 됐고, 피터스가 다시 희생플라이를 쳤다.
점수 4-0이 됐다.
쐐기점이었고, 그대로 롯데가 이겼다.
결과적으로 단 하나의 적시타도 없었다.
4회초 연속 3안타가 있기는 했는데 정작 점수는 상대 실책으로 뽑았다.
나머지 3점은 모두 희생플라이. 득점권에서 적시타가 터지고, 홈런이 폭발하면 베스트다.
그러나 야구에서 점수를 만드는 방법은 훨씬 더 다양하다.
솔로 홈런도 1점이고, 주자 3루에서 안타를 쳐도 1점이다.
희생플라이를 통해 3루 주자를 홈에 불러들여도 역시나 1점이다.
이 1점이 쌓이면 크다.
아군은 힘을 계속 내게 되고, 상대는 힘이 빠진다.
딱 이날 롯데가 그랬다.
이날 승리로 롯데는 1위 SSG와 승차를 3.5경기로 좁혔다.
SSG의 독주가 굳어지는 듯했으나 롯데의 기세도 무섭다.
화끈할 때 화끈하고, 끈적할 때 끈적하다.
2022년 롯데는 확실히 이전과 다르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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