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빠르지 않지만 차근차근 걸음을 내딛는다.
프로야구 KIA의 ‘고졸 루키’ 좌완 윤영철(19)이 부지런히 경험치를 쌓는다.
그는 27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NC와의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3차전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무실점 피칭을 펼쳤다.
팀의 5-0 승리에도 선발승은 챙기지 못했지만 윤영철의 호투는 KIA의 큰 위안거리다.
시작이 좋았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1회초 첫 이닝을 세 타자로 정리했다.
기세를 이어 2회초도 깔끔한 삼자범퇴가 이어졌다.
위기가 찾아왔다.
3회초는 1사 1·2루, 4회초는 야수 실책, 볼넷이 겹치며 2사 만루를 내줬다.
그러나 후속 타자를 잘 막아내 실점을 피했다.
5회초는 선두타자 안중열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박민우의 직선타로 나온 행운의 더블플레이가 그를 돕기도 했다.
이후 6회초 장현식과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윤영철의 데뷔 첫 5이닝 소화다.
5이닝은 선발 투수의 선발승 요건 중 하나라 의미가 있는 숫자다.
앞선 두 번의 등판에서는 3⅔이닝, 4⅓이닝에서 투구를 중단했다.
실점도 각각 5실점, 2실점이었다.
즉, 이날 윤영철은 데뷔 후 처음으로 무실점 피칭을 펼치기도 했다.
장족의 발전까지는 아닐 수 있다.
여전히 결정구 부재로 타자의 커트 행진을 제어하는 게 힘겨웠다.
구속이 받쳐주지 않는 패스트볼이 공략 당했을 때 타구가 무섭게 뻗는 장면도 나왔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조금씩 나아진 피칭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가장 눈에 띄는 수치 변화는 역시 제구력이다.
첫 등판이었던 15일 고척 키움전에는 스트라이크-볼 분포가 43대38, 두 번째 등판인 21일 광주 삼성전은 51대40이었다.
이날은 53대30을 찍었다.
이상적인 수치는 아니지만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존에 대한 적응과 함께 변화구가 조금씩 힘을 받고 있는 중이다.
투구 디자인도 확실한 콘셉트를 잡았다.
데뷔전에서 패스트볼(54/81) 위주 피칭을 펼쳤다가 고전한 후, 바로 수정에 들어갔다.
슬라이더 비중을 높였다.
삼성전에서 패스트볼 38구, 슬라이더 39구를 선택했다.
그리고 이날도 패스트볼 34구, 슬라이더 32구로 비슷하게 두 공을 섞었다.
일단은 그 선택이 효과를 보는 중이다.
KIA 입장에선 지켜보는 맛이 있는 피칭이다.
다음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가장 고무적이다.
윤영철은 어제와는 다른 오늘을 향해 느리더라도 나아가고 있다.
광주=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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