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왼쪽부터 롯데 나균안, 키움 안우진, NC 에릭 페디. 사진=각 롯데 자이언츠, 키움 히어로즈, NC 다이노스 제공 |
‘리그 최고의 투수 에이스를 가려라.’
4월 1일 개막을 알린 KBO리그의 한 달이 순식간에 흘렀다.
다시 찾아온 야구 열기와 함께 전국이 들썩이는 가운데, 리그 첫 한 달을 달군 월간 최우수선수(MVP) 영예가 누구에게 돌아갈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KBO는 3일 투수 5인, 야수 6인으로 구성된 4월 MVP 후보 11인의 명단을 공개했다.
수상이 유력한 후보로는 리그 최고 투수 자리를 두고 다퉜던 3명의 각 팀 에이스들인 에릭 페디(NC), 나균안(롯데), 안우진(키움)이 거론된다.
◆믿고 보는 NC 외인 에이스
페디의 성적은 가히 압도적이다.
6경기에 등판해 4승(1패)을 챙겼다.
평균 6이닝이 넘는 38이닝을 소화했다.
자책점은 단 2점으로 평균자책점(ERA)이 무려 0.47이다.
다승 1위, 이닝 2위, ERA는 독보적인 1위다.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 이하)가 4번인데 그중 3번이 무려 퀄리티스타트플러스(QS+·7이닝 이상 3자책 이하)일 정도로 마운드에서의 힘이 대단했다.
페디의 자리는 분명 부담감이 있는 위치였다.
NC에서 통산 4시즌을 뛰며 53승(36패), 657탈삼진 평균자책점 3.06을 남긴 드류 루친스키가 지켜오던 1선발 자리기 때문이다.
루친스키는 2년 차부터 3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신고한 KBO 대표 효자 외인이었다.
그러나 페디는 아랑곳 않고 자신의 공을 뿌리며 ‘구관이 명관’이라는 옛말마저 뒤집어버리는 중이다.
◆야구판 지킬 앤 하이드… ‘종덕 앤 균안’
2017년 2차 1라운드 3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나균안은 입단 당시 포지션이 포수였다.
1군 무대에서도 모습을 드러낸 그는 실제로 롯데 홈플레이트를 지켜왔다.
하지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고, 결국 2020시즌 퓨처스리그서 투수 전향을 택했다.
그해 7월에는 종전 이름이던 나종덕에서 현재 이름 나균안으로 개명까지 하면서 반전을 꾀했다.
그 변화는 신의 한 수였다.
이번 4월에 그 선택이 옳았음을 경기력으로 증명했다.
5경기에 나서 4승무패로 페디와 다승 부문 공동 1위에 올랐다.
뛰어난 패스트볼 구위와 함께 날카로운 변화구 제구력을 바탕으로 ERA도 1.34를 찍었다.
롯데가 15년 만의 9연승, 11년 만의 1위 등극(10경기 기준)하는 데 있어 최고의 수훈은 역시 ‘에이스’ 나균안에게 있었다.
◆원조 토종 에이스는 ‘나야 나’
나균안이 신흥 강자로 떠올랐지만 리그 ‘우완 토종 에이스’ 자리엔 안우진이라는 터줏대감이 있다.
지난 시즌 15승, 196이닝, 224탈삼진과 함께 커리어하이를 작성했다.
특히 탈삼진 기록은 최동원(223개)을 넘은 한국인 투수 최다 신기록이었을 정도다.
투수 골든글러브도 당연히 그의 몫이었다.
올해도 그는 맹위를 떨치는 중이다.
6번 등판 중 QS를 5회(1위)나 달성할 정도로 안정감을 뽐냈다.
37이닝 동안 탈삼진 49개를 찍는 ‘삼진 머신’다운 모습도 여전했다.
평균자책점도 0.97로 전체 3위에 올랐다.
다만 타선의 도움을 많이 받지 못하며 2승(1패)에 그친 것이 유일한 아쉬움이다.
치열한 승부의 승자는 누가 될까. 4월 MVP 수상자는 팬 투표와 한국야구기자회 기자단 투표를 통해 선정된다.
KBO는 결과를 합산한 뒤 오는 9일 최종 영예를 안을 주인공을 공개할 예정이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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