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LG 임찬규가 투구를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
최고의 시즌에 걸맞은 완벽한 마무리였다.
프로야구 LG는 1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최종전에서 5-2 승리를 거두며 만원 관중들을 향해 최고의 선물을 건넸다.
최종 86승2무56패, 승률 0.606으로 정규시즌 우승이라는 달콤한 결실을 맺었다.
시즌 최종전이 마침 잠실 홈 경기였다.
일찌감치 확정된 우승을 자축하는 날이나 다름 없었다.
정규시즌 우승 트로피 전달식과 한국시리즈 출정식이 예고된 이날, LG 팬들은 잠실벌을 가득 메워줬다.
플레이볼이 외쳐지기도 전에 2만3750석이 모두 팔려나갔다.
29년 만의 페넌트레이스 1위 축포를 쏘는 날, 이 흥을 깨지 안으려면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그 화려한 피날레를 위해 선발 투수 중책을 맡은 이는 LG에서만 11번째 시즌을 치르는 ‘원클럽맨’ 우완 임찬규였다.
긴장이 될 법 했지만, 그의 투구에는 여유가 있었다.
1회초를 삼자범퇴로 출발했다.
2회초 선두타자 양석환의 2루타와 번트에 이은 박준영의 적시 내야 안타로 1점을 내준 것은 아쉬웠지만, 임찬규는 더이상 한 번의 위기로 무너지는 투수가 아니었다.
3회초부터 3이닝 연속 삼자범퇴가 이어졌다.
4회말에는 팀이 대거 5점을 얻는 빅이닝까지 만들며 임찬규를 돕기도 했다.
6회초는 2아웃 이후 호세 로하스, 양석환에게 연속 안타를 내줘 1,2루 위기에 봉착했다.
여기서 마운드를 불펜에 넘겼다.
백승현이 강승호를 잡아내면서 실점이 늘지 않은 임찬규는 밝게 웃으며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 임찬규가 동료들과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임찬규의 이날 성적표는 5⅔이닝 4피안타 1볼넷 3삼진이었다.
퀄리티스타트에 닿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부족함이 없는 피칭임은 분명했다.
만원 관중의 뜨거운 박수가 마운드를 내려오는 그를 반겨준 이유였다.
임찬규도 모자를 벗고 화답했다.
올 시즌 ‘토종 에이스’로 불려도 손색없는 한 해였다.
최종 성적은 30경기 14승3패 1홀드, 평균자책점 3.42(144⅔이닝 55자책점) 103탈삼진이다.
다승과 평균자책점에서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2020년 이후 3년 만에 규정이닝도 채웠다.
지난 시즌 만족할 수 없는 성적을 냈던 그는 FA(자유계약) 자격을 얻었음에도 신청을 미뤘다.
올 시즌을 향한 기대치도 낮을 수밖에 없었다.
시즌 출발이 선발투수가 아닌 롱 릴리프였던 이유다.
하지만 등판할 때마다 남다른 퍼포먼스를 뽐내며 존재감을 높였다.
기어코 선발 한 자리를 꿰찼다.
그리고는 아담 플럿코, 케이시 켈리를 이어 토종 선발진을 이끄는 핵심 자원으로 거듭났다.
염경엽 감독도 엄지를 세운다.
사령탑은 “원래 어제(14일)도 등판할 수 있었지만 최종전에 냈다.
토종 에이스 대우 해줘야 하지 않나”고 밝게 웃었다.
그에 화답하는 완벽한 피칭을 수놓은 임찬규다.
그는 다가올 한국시리즈에서도 켈리, 최원태와 함께 선발 로테이션을 돌아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안았다.
임찬규의 도전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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