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벙..힘들었습니다..힘들었어요..
글 재주도 없고 후기 쓰자니 민망해서 안쓰려했는데 도전해보겠습니다.
굇수님들이 자꾸 자신이 초보라고..초보라고..하는 글을 보고 분노(그렇게 말씀하시면 전 초보도 아닙니다..그냥 아직 자전거 보유자라고 해야겠어요..) + 저와같은 초보 분들을 위해서 제 기준의 초보, 저와 비스무리한 분들에게 뽐뿌의 초보벙에 대해 진실을 밝히기 위해!!
후기를 써보겠습니다.
먼저 제 수준을 위해 소개를 하면.. 학생이고 평소에 운동을 즐기긴 했습니다. 두달에 접어드니 혼자 평지 80정도타도 이제는 버틸만 합니다. 엔도몬도 기록으로는 27.28나오는 듯 합니다. 남산은 7분 후반 북악은 10분 남짓 나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도싸 벙에 가면 정말 흐르고(항상 제일 뒤에 혼자 쳐져서 도싸 정회원님이 끌어주심..) 자출사 빡센 벙에 나가고 민폐끼쳐 몇 번 경험한 뒤로 죄송스러운 마음이 커져 못나가는 수준입니다.
저는 적이 딱히 없습니다. 자출사 카페에 벙 있으면 갔다가 도싸 초급(만만한 모임만..) 혹은 소모임 어플의 자전거 모임에서 올라오는 벙 중 시간이 맞는 곳에 갑니다. 벙에 참가하면, 불특정다수라 처음에는 무서웠지만 자전거를 취미로 가진 공통분모가 있는 분이라 어색했던 분위기도 곧 풀리고 저 또한 그런 분들과 어울리는게 즐겁더라구요.
자..이제 제 수준을 공개했으니 철저히 제 기준에 맞춰 분노의 후기를 써봅니다.
집이 상암근처라 15키로 남짓 몸푼다는 생각으로 케이던스를 높게 유지하며 반미니로 갑니다. 딱 봐도 라이딩 체형인 분들에서 뿜어져 나오는 아우라에 기가 죽습니다. 그 전 라이딩 경험상 1팩보다 2팩이 편하여 2팩으로 붙습니다. 그래도 걱정되어 수월하게 가기위해 3번째에 붙습니다. 반미니에서 천호까지 가는 팩인데 1팩을 따라잡습니다. 깨닫습니다. 아 이 벙은 헬이겠구나..
천호에서 모입니다. 서른 명은 넘습니다. 개개인 분들의 아우라와 포스를 종합해보면 도싸초급에 버금갑니다.. 즉 초보가 아니란 거죠. 그래도 몇 분 저랑 비슷해보이는 분들(무시가 아닙니다..동질감을 느껴서 정말 감사했습니다)이 보여 안심합니다. 이제 출발합니다.
양수역으로 가는 길에 몇 번 쉬어주십니다. 다행입니다. 배려해주십니다. 이제 언덕 시작입니다. 첫번째
벚고개. 힘듭니다. 힘들어요. 갈지자로 올라갑니다. 그래도 터널이 멀리서부터 보여 힘내서 올라갑니다. 여자분들도 힘을 내셔서 잘 올라오십니다. 후미를 붙이자 말자 세분이 쏘십니다. 다른 모임에서 정상에서 늦게내려갈 수록 더 뒤쳐진 경험을 발판삼아 바로 따로 붙습니다. 앞의 세분이 안보입니다. 계속 직진합니다. 결국 저를 따라서 내리막평지를 40으로 쏘신 5분이 길을 잃습니다. 뽐뿌모임에서도 폐를 끼칩니다.
다시 길을 찾아 두번째 언덕인 서후고개로 행합니다. 길을 잘못들어 또 나뉩니다. 상황이 점점 늘어집니다.. 전 이제 고개를 들 수가 없습니다.. 처음에 제 잎에 쏘시던 세분이 내려와 길을 알려주십니다. 마음 속으로 고개에 대한 걱정이 있었지만 회전을 하시는 분들을 보고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뿔싸 전혀 아니었습니다. 그 분들과 저를 비교하다니...분명 한 번 와봤었는데 예전 기억은 이렇게 높지 않았었는데...헤어핀이 3개인가 4개 이긴 한데 헤어핀끼리의 간격이 너무 멀어보입니다. 그래도 민폐를 끼쳤다는 마음으로 정상에 기다리신 분들을 생각해 올라갑니다. 올라와서 다리에 쥐 났던 분과 합류해 마지막 언덕인 중미산으로 향합니다.
산은 산입니다. 산이에요. 산이라구요. 벙짱님이 쉽다고하셔서 또 속습니다. 아 물론 중간중간 꿀같은 2-3프로 경사도가 있어 다리를 잠시 풀어(?)줍니다. 난이도는 3-4배 길이의 북악정도라고나 할까요. 하지만 앞에서 이미 다리 힘이 소진되어 기어를 내려도 케이던스가 올라가질 않는 경험을 합니다. ㅎ ㅎ ㅎㅋㅎㅎㅋㅎㅋ 웃음만 나옵니다. 그래도 올라갑니다. 여성분들도 꿋꿋이 올라오십니다 다들 박수쳐 주십니다. 역시 뽐뿌는 훈훈합니다. 제 민폐도 뭐라하시지 않고 마지막도 배려하고. 그러나 이제 바로 출발합니다.
길고 시원한 다운힐이 시작됩니다. 마음만은 뚜르드에 참여한 저는 대회를 인터넷으로 본 경험이 많습니다. 시험기간에도 공부할때 틀어놓고 할 정도입니다. 자기 전에 뚜르드보면 잠 잘오는 약같은 효과가 있어 아주 좋아 매일 저녁에 보다 잠듭니다. 그 학습효과일까요... 다운힐 중에 대회에서 다운힐하다 사고나는 장면이 뇌리에 계속 스칩니다. 무섭습니다. 속도를 줄입니다. 결국 후미로 뒤쳐집니다. 물론 펌프를 떨어뜨려 잠깐 서기도 했지만요..( 그때 제 펌프 챙겨주신 분께서 다리 쥐난 분도 챙겨주시고..정말 감사합니다. 로드엄마님이 계시다면 로드아빠님은 이 분이세요 ㅠㅠ) 그래도 다 내려옵니다.. 그런데 갑자기 클릿이 껴지질 않습니다..또 저를 보호해주시려 잘타시는 분 중에 한분이 기다려주십니다.. 전 민폐쟁이군요 하하핳ㅎㅎ 다운힐에서 다들 절 기다려주시는데 어찌나 죄송스럽던지..
이제 음식점으로 향합니다. 갈만합니다. 평지가 이렇게 고마운 줄 몰랐습니다. 도착합니다. 추어탕의 맛이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냥 김치맛에 계속 먹습니다. 먹으면서 잠깐 나도 분원리를 돌고 갈까? 하지만 오후에 알바가서 졸꺼야라고 스스로 변명하며 지하철타고 용산으로 점프해 다시 라이딩해서 집으로 돌아옵니다.
하루가 지난 오늘 꿀잠잤습니다. 오랜만에 어머니가 깨워주십니다. 다 큰 아들녀석을...또 죄송스럽습니다. 학교로 오는 길에 후기를 검색해서 읽습니다. 모두가 자기가 초보라고 하십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ㅎㅎ ㅎㅋㅎㅋ ㅎㅋ ㅎㅎ...ㅎㅎㅎ
아 물론 엄마님의 의도대로 초보자가 경험할 만한 아주 좋은 코스고 경험이었습니다만, 참여자들은 상당히 잘 타십니다. 즉, 저처럼 초보자가 오시면 버려질 수 있다는 두려움을 이겨낼 용기와 끌바는 하지 않겠다는 신념이 꼭 필요합니다.
괴수체험을 하게해주신 10분 , 길 잃은 저희를 구하러 와주신(사실 절 구하신겁니다.. ㅠㅠ) 분, 쥐나셨지만 완주하신 멋진 남성분, 그 분 서포트해주신 분, 마지막까지 멋진 매너로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 벙짱님께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초보벙에 초보가 많이 오셨으면 합니다...ㅎㅎ
저는 수요일에 일요일에 가지못했던 분원리 갑니다. 분원리가는 길에 덤프트럭이 너무많아 상당히 위험합니다. 혹시 같이 가고 싶으신 분들은 쪽지주세요..초보끼리 갑시다..초보끼리요...초 보.chobo 요.. | |
|
등록안내
등록안내
[* 비회원 *]
흘러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