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장비 작년부터 사 모아놓고 자주 타지도 않아서 벙에 한발을 담갔습니다. 스키장을 가야하는 날씨인데... 그저 새벽에 일어나서 셔틀을 타기가 귀찮았던 저는 두발로 변경합니다. (왜 그랬을까 ㅜㅜ)
집에서 안합까지는 30키로정도 되는데... 원래 늘 자출하던 길이라 별 생각없이 나섭니다.
어어... 집앞부터 광나루 진입로까지 물 뿌려져 있네요. 낙차의 무서움을 경험한 저는 절대 서행으로 무사통과. 그리고 가는 곳곳에 도로에 염화칼슘 뿌려져 있고 자그맣게 빙판도 있네요.
아아.. 안합에 아무도 없었으면 좋겠다. 아무도 없겠지? 설마 ... 나오다가 다들 들어가셨을거야. 추위도 추위지만 길 상태가 메롱하네요. 어쨌든 나선 길... 안합가서 아무도 없을테니까 운동한 셈 치고 돌아와야지. 그러면 60키로 탄 거니까 개이득. 이런 생각을 하면서 달렸습니다.
예상보다 쌘 역풍때문에 원래대로라면 9시 10분경에는 도착을 해야했지만 겨우 29분쯤으로 도착했는데....
왜!! 왜때문에 다들 나와계신거죠!! 왜 ㅜㅜ 왜 ㅜㅜ
심지어 급해서 장갑도 없이 달려오신 염소님. 무서워요 ㅜㅜ
한시간 가까이 미리 달려본 결과.슈커버는 딱 한시간이 지나면 발가락에 감각이 사라진다. 장갑은 20분이 지나면 손가락을 인터스텔라로 떠나보낸 느낌이 든다...였습니다. 집에 가고 시픈데 자꾸만 사람이 늘어나네요. 여기서 밑장빼길 했다간 예림이 오함마에 손모가지가 날라가버릴수도 있으니 일단 출발.
역시 예상대로 손가락은 출발 후 10분도 안되서 우주 저 멀리 사라지고, 그나마 발가락은 콩냥님이 예비로 가져와주신 발핫팩 덕분에 살았습니다. 집에와서 떼보니 아직도 따뜻. 핫팩은 21세기 최고의 발견인 것입니다!!! 그거 없었으면 자유로 휴게소에서 복귀했을지도 모르겠네요. 얼어붙은 눈물을 감추면서 말이죠... ㅎㅎㅎ
거리가 얼마되지 않은 아라뱃길 입구에서 잠시 휴식하는데 모모님께서 화장실에 히터가 있다는 고급정보를 귀뜸해주시길래 냉큼 달려갔는데.... 여자화장실거는 꺼져있었다는 게 함정 ㅜㅜ 왜때문에 ㅜㅜ
러프스케치님이 추격을 해 오셨다는데 왜 화장실에서 나오시는 거죠?? 블랙홀??!!
저는 기모자켓. 방풍자켓 두개나 껴입은 터라 빕 벗는게 너무 힘들고 번거로와서 볼일은 패스하고 (히터도 안나왔잖아요 ㅜㅜ) 다시 출발합니다.
여기저기서 악소리 나네요. 다들 손발이 시린게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고통들이셨을거 같네요. 집에와서 따신물에 씻는데 손끝이 막 따끔거리더라고요. 동상걸린줄 ㅜㅜ
이정도 역풍이면 경험상 초속 4~5 미터 정도 되는 것 같았는데 올해 초에 제가 역풍 7미터짜리 맞으면서 달렸을때 최고속이 17 나왔거든요. 근데 왜 이 팩은 27 밑으로 내려가질 않죠?? 왜??! 왜???! 벚꽃송이님 막 힘 남아도시는듯 ㅜㅜ
트러블의 왕자 야야투레님은 펑크따위 이제 우습지! 새로운걸 보여주겠어! 라며... 안장이 풀어져 버리는 희대의 트러블을 남기고 일산대교에서 장렬히 전사하십니다. 하아... 그 프레임은 마가 낀게 분명해요. 봄에는 새 차로 트러블없는 쾌적한 라이딩 즐겨보아요.
결국 헤이리 거진 다와서는 힘이 빠져 줄줄 흐르기 시작해서 아기우주님의 2팩으로 흡수됩니다. ㄷ ㄷ ㄷ 근데 이 팩도 계속 26~27이예요. 하아....
하염없이 달려 자유로 휴게소에서 보급하면서 편의점에 물어보니 핫팩은 안판대요. 아쉽... 갖다두시면 잘 팔릴거라고 얘기해두었습니다.
보통때같으면 이제 출발하죠 하면서 하나둘씩 일어나실 시간인데 다들 앉아서 이미 다 식어버린 음료병만 만지작거리고 계십니다. 이 음료를 따지 않은 시간으로 돌아가고싶다. 막 그런 눈빛들이셨어요.
하지만 우리에겐 아직 고기가....
그렇게 다시 정처없는 라이딩이 시작됩니다. 길상태도 나쁘지 않고 바람은 쎄게 불고 자꾸자꾸 언덕들이 나오고 ㅜㅜ 뭐 그런 아름다운 라이딩이었어요.
물통의 물은 얼어서 프라푸치노같은 소리를 내고 있고 이상하게 오늘따라 다리가 무거운것만 같은 느낌이 들고 입술은 찬바람과 몸의 열기로 말라서 타들어가고 있었습니다만 달리는 것 자체는 이렇게 추워도 즐겁네요. 아아 내 손...
달리고 달려 드디어 고깃집에 도착!!
핡핡!! 고...고기!!!
마침 제가 앉은 테이블엔 대식 하는 분이 없어서 남은 고기를 제가 싹싹 다 긁어먹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슬슬 출발하려고 나오는데 뒷바퀴가 이상하네요. 헉! 펑입니다!! 튜...튜블런데.. 이거 언제 떼움 ㅜㅜ
결국 문산역으로 점프를 결심(마음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며)했는데... 아뿔싸... 막 다들 달려들어서 떼우자고... ㄷ ㄷ ㄷ 저... 그냥 지...집에...
벨브 익스텐더 빼다가 벨브 통째로 다 뽑아버리는 만행까지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그걸 다 원상복구 하시고 실란트 다 넣어서 메꾸시고 바람까지 슉슉 다 넣어서 드디어 헬벙 완성. 와아... 전 한번도 실란트 메우기에 성공한 적이 없는데... 어찌 그리 꼼꼼하게 잘 메꿔졌는지... 솜씨들이 대단하십니다. 근데 바퀴 돌려보니 프레임에 계속 닿네요. 로라큐알 갈아끼다가 너무 조였던건지... 70키로를 프레임에 바퀴가 닿는데 그냥 달린건가요 .... ㄷ ㄷ ㄷ 어쩐지 다리가 너무 무겁더라 ㅜㅜ 큐알 조정해서 그것까지 잡아주시네요... 느...능력자! 그렇게 중간복귀의 한줄기 염원은 사그라 들고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임진각을 향해 달려가게 되었습니다. 달리다가 백두산지렁이님 초고속케이던스와 목댄스를 보고 빵터지기도 했네요.
임진각 들어가는 삼거리 보니까 어찌그리 반가운지... 다...다왔쪙!!!
막상 임진각 들어가니 휴식이고 사진이고 아무 생각도 없고 인증사진만 찍고 갑시다 하는 분위기가 되서 ㅋㅋㅋㅋ 자전거 세우고 사진찍으러 달려가서 바로 팍팍 찍고 그대로 자전거 타고 돌아나왔습니다.
여름이었으면 매점에서 핫도그도 먹고 열차구경도 하고 그랬을텐데 날도 춥고 해가 막 지기 시작하고 있었던데다가 임진각은 다들 자주 오는 곳이다보니 속히속히 복귀모드!!
복귀라이딩 얘길 누가했던거 같은데...(후비적) 어느새 다 전철에 탑승했군요 ㅎㅎㅎㅎ
자전거타는 사람도 없다보니 전철칸도 매우 한산하고 좋네요. 5호선 갈아탄 후에는 물론 불타는 토요일 저녁 보내려는 분들 덕분에 복잡했지만요 ㅎㅎㅎ
전철안에서 뭘 숙독숙덕하더니 즉석에서 다음주벙 지원자 모집중... ㄷ ㄷ ㄷ
오늘 진짜 시즌오프라이딩이라고요 ㅜㅜ(한달전부터 이 말을 했는데 매주 타고 있는게 함정)
날씨가 조...좋타면... 뭐... ㅋㅋㅋㅋㅋㅋ
덕분에 집까지 무사히 잘 도착했고 집에 와서도 고기로 저녁도 먹었습니다.
추운날씨에 고생하신분들 모두 용사십니다! 콩냥님은 하브 타고도 나보다 잘 달리는데 로드 오면 진짜... 어휴... 피해다녀야할지도.
오랜만에 재미난 하루였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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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landing
저는 용평으로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