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엔도몬도 로그부터 보고 시작하겠습니다.
0. 프롤로그
작년 11월 29일 분원리 벙 이후 시즌 오프를 하며 2014년을 마무리하고 2015년 첫 주말에 포근한 날씨가 찾아와 한달만에 2015 시즌을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한 달의 시즌오프로 인해 중량화된 몸을 커버하기 위해 듀라 c35를 지르고 처음으로 가는 라이딩이라 미세먼지에도 불구하고 시즌 오픈을 하였습니다.
사실 1월 3일 토요일 분원리 벙을 보고 함께 할까 생각했는데, 금요일부터 대학 동기들과 술 모임이 토요일까지 이어지면서 참가할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날씨도 최고기온이 2도밖에 안된다는 점에 제가 보유하고 있는 방한대책으로는 어림도 없기에 아쉽지만 접고, 일요일은 오늘(4일) 분원이로 향했습니다. 코스 선정에 있어 남한산성을 경유하는걸 택한 이유는 경량에 성공한 휠로 인해 업힐이 어떻게 느껴질지 궁금해서 획득고도 1400을 넘는 무지막지한 코스를 무턱대로 가게 되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전 무척 잘타는줄 알았거든요....ㅜㅜ
1. 집 - 남한산성 정상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었는데 이런! 서쪽에서 오는 검은 구름들이 해를 가리고 있는 모습에 오늘 라이딩이 따뜻하진 않겠구나 직감했습니다. 그래서 두겹씩 껴입고 출발! 하려는데 너무 오랜만인지 공기압도 체크를 안하고 가려는거 있죠! 그래서 다시 집에 갔다 오느라 시간을 다 까먹고 9시에 가려던 계획이 10시를 훌쩍 넘겨 출발합니다.
오오! 이것이 말로만 듣던 듀라에이스의 구름성인가..집 앞 국도를 달리면서 평소 보다 속도가 5km 이상 넘나드는것을 보고 흡족해 하며 달리는데 스플린터는 어떨지 하고 궁금해서 사람이 없던 탄천을 달리기 시작합니다.
그런데...시즌오프 하며 급격히 불어난 몸과 쓰지 않았던 근육이 깨어나는데 시간이 더 필요했던거 같네요. 반도 못가서 헥헥 대며 페이스 오버로 페달질이 너무 힘이듭니다. 솔직히 남한산성 입구까지 가서 분원리는 가지 말아야지 생각했습니다. 성남쪽에서 올라가는 남한산성은 4~8%의 경사도가 꾸준히 이어지는 구비구비길 입니다. 버스도 자주 다니고 길이 넓지가 않아서 차가 교행할때는 조심히 올라가야하지요. 비록 자전거로는 처음 올라가지만 예전에 주말마다 남한산성으로 가던 어렸을때 기억을 바탕으로 욕심내지 않고 올라가니 어느덧 정상! 터널을 통과하지 않고 남한산성 남문으로 조금 더 올라가서 사진을 찍습니다. 저의 추억이 깃들어 있는 곳이거든요. 아직까지 듀라에이스의 능력은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제가 몸이 초기화되서 더 그렇게 느껴지는거 같아요.
2. 남한산성 - 분원리
점심을 먹고 출발하여 신나게 내려갑니다. 다운힐에서는 확실히 휠이 바뀐걸 체감합니다. 이전 휠보다 속도가 잘 붙어요. 분원리 입구 cu에서 잠시 목을 축이고 분원리를 달립니다. 지난번에는 이 곳에서 다리에 쥐나가서 중간에 리타이어 할 뻔 해서 스트라바 기록이 엉망이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는 잘 나오지 않을까 하고 달리는데,...달려보신분은 알겠지만 이 곳은 희망고문이 정말 많습니다. 이곳은 고개를 넘고 넘고 달리면 언젠가는 홍가네 슈퍼가 나올텐데, 이 언덕인지 아닌지 헤깔린다는거죠. 그래서 달리다가 힘이 빠져서 정말이지 이번에도 이 고개가 마지막이겠지 하고 돌아서면 또 고개가 나오고 아주 죽겠습니다. 이번에는 쥐는 안났지만 기록은 역시 엉망입니다. ㅠㅠ 홍가네 슈퍼에서 다른 곳에서 정모를 나왔는지 많은 분들이 있었는데, 옆에서 살포시 쉬면서 염티고개를 넘을 준비를 했습니다. 오늘의 가장 힘든 구간이었던 염티고개..오라는 시마노 직원들은 오지 않고 발은 시렵고 업힐은 왜이리 힘든지...휠이 바뀌었음에도 전혀 나아지지 않는 업힐 능력에 역지 제일 중요한건 엔진이구나 생각하며 꾸역꾸역 그래서 무정차로 올랐습니다. 오르자마자 바닥에 뻗어서 집에 어떻게 갈지 고민합니다. 이렇게 힘든데 남한산성 업힐을 할 수 있을까? ㅠㅠ 그렇지만 팔당으로 가면 두배 넘는 거리를 달려야 해서 빠른 거리인 남한산성으로 오르기로 하고 분원리 출발점인 cu로 다시 와서 카페인과 초콜릿을 섭취합니다. 따뜻한 캔커피가 너무 그리웠어요 ㅠㅠ
3. 남한산성 - 집
분원리에서 남한산성을 가려면 팔당과 반대방향으로 두개의 큰 언덕을 올라야 합니다. 도마치 고개와 은고개를 정복해야 하지요. 지난 11월 29일 벙에서는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올라서 이번에는 이를 악물고 출발하는데..아니 이럴수가! 기적처럼 업힐이 쉬워집니다. 스프라켓이 무려 두장이 남았는데 힘이 하나도 안들고 오르는거 아닙니까! 샤말 요정은 업힐때 자주 온다는데 잘 오지 않는 시마노 직원이 저를 도와주는거 같아서 정말 고마움에 눈물흘리며 남한산성 입구까지 가볍게 왔습니다. 물론 기록은 영 아니지만, 자신감에 남한산성에 들어서는데, 시마노 직원이 아직도 퇴근을 안했는지 일방통행길까지 여유롭게 올랐습니다. 물론 일방통행길은 정말 힘들지만요. 너무 가팔라요 ㅠㅠ 이 역시 정상까지 무정차로 올라 포기하지 않은 나에게 칭찬하며 집으로 향합니다.
남한산성 다운힐에서 사실 위험한 순간이 있었습니다. 해가 지는 5시여서 이미 도로는 습기를 머금고 미끄러운데 잠깐 다른생각하다 커브길에서 속도를 줄인다는게 뒷 브레이크를 꽉 잡아서 뒷 타이어 슬립으로 큰 사고가 일어날뻔 했는데, 브레이킹 순간 인식하고 바로 대처해서 뒷바퀴가 미끄러진 정도로 끝났습니다. 정말 산에서 내려올때는 한 순간도 방심하면 안되겠다고 느꼈습니다.
해가 지고 어둑해져서 지하철 점프를 할까 했지만 이를 악물고 추위와 싸워가며 봉크를 느끼며 ㅠㅠ 시속 12km 정도로 달립니다. 이때는 아무리 달려도 가민의 거리가 안늘어나서 가민이 고장난건줄 알았는데 사실은 얼마 가지도 않고 거리가 안늘었다고 생각했네요 ㅠㅠ
다시 카페인의 힘을 빌리고자 편의점에 들려 힘을 얻고 그대로 집까지 왔습니다.
4. 에필로그
긴 라이딩을 하며 느낀건..
첫째, 시마노 직원은 늘 오는건 아니다! 그렇지만 간절할때 등장한다.
둘째, 카페인의 힘을 믿자. 버프되는게 확실히 느껴집니다.
셋째, 가볍고 비싼 휠보다 엔진을 업글하자!
이상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함께 벙도 같이 다니고 자주 참여하는 2015년이 되길 희망해봅니다.
내일 출근이 다가오는데, 이만 좋은 한주 되세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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