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날의 아침은 항상 긴장감이 감돈다. 자연스럽게 새벽에 눈을 떠보니 알람 1분전이다. 4시 59분 자연스럽게 1분이 흘러가며 알람을 끈다. 오늘이 과연 얼마나 중요한 날인지는 내가 일어나는 시간만 봐도 알 수 있다. 2주간 93등이라는 말을 들으며 얼마나 시달렸는지…… 전 대회에 얼마나 바보 같을 짓을 했는지……
오늘의 대회는 ITT(개인 타임 트라이얼)와 B조 대회로 이루어졌다. ITT는 2키로 한 바퀴를 돌고 1키로를 더 달린 후에 10% 경사의 800미터 언덕을 오른다. 솔직히 ITT는 완전히 포기했다. 몸무게 78키로는 절대로 60키로의 라이더를 언덕에서 이길 수 없다. 그냥 내 실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 알아 보기 위해서 달려 보아야겠다.
그래도 최선을 다하기 위해 전략을 짠다. 속도계는 보지 않고 파워미터 만 참고 하여 레이싱을 한다. 10분 예상 평균파워는 260와트로 정했다. ITT 시작 1시간 전 최선을 다하기 위해서 몸을 푼다. 이번에는 몸을 풀 때 던 밥을 먹을 때던 모든 시간에 팀원들과 같은 시간에 같은 행동을 한다. 지난번과 같은 실수를 다시 할 수는 없다.
ITT가 시작되었다. ITT를 달려보는 것만으로도 오늘의 코스를 한 바퀴 달려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한 바퀴를 돌면서 도로를 살피는데 완전 비단결 같다. 말을 타기 위한 아스팔트 도로! 그것은 모든 라이더가 꿈꾸는 최고의 도로이다. 첫 번째 바퀴를 달리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쿵쾅거린다.
첫 바퀴를 무난히 돌며 나왔다. 코너를 도는데 누가 나를 자꾸 부르는 듯한 느낌이 든다. 갑자기 사람들이 나에게 소리를 친다.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앞에 사람이 코너를 돌더니 멈춘다. ‘뭐지?’ 갑작스러운 순간에 참 많은 생각들이 오고 간다. ‘앞에 사고가 났나?’ 일단 멈춰서 다시 돌아간다.
다시 돌아가라고 한다.
또 망했다. 저번에 이어서 또 망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뒤에 두 명의 라이더가 이미 추월하고 나서 다시 출발한다. 도데 체 시간을 얼마나 소비 한 건지 알 수가 없다. 그래도 페이스를 잃지 않고 260와트로 꾸준히 올라간다. 10% 언덕은 정말 힘들다.
ITT의 순위는 84등 바보 같은 실수를 했기에 좋은 결과가 있을 수가 없다. 근데 뭐 사실 ITT에 기대를 많이 한 것도 아니기에 집착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나는 계속 곱씹으며 더욱 더 치밀하게 움직여야 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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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리여리 하신데요 뭐...
제가 78kg이었으면 소원이 없겠네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