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전날 여러번 속초를 다녀본 결과 아침에 용문에서 허기를 때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김밥을 25줄 주문하고 바나나도 한송이 샀습니다. 그냥저냥 들고갈수 있을줄 알았죠...
다음날 아침5시에 만난 김밥 25줄은 어마어마한 무게를 자랑합니다. ㄷ ㄷ ㄷ 이걸 들고 용문이라니 ㄷ ㄷ ㄷ.... 지하철타고 가는데 바람이 그다지 쎄지않은거 같아 내심 안도했습니다. 끝칸에 탔는데 자전거도 별로 없어서 용문에서 김밥장사해야하나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네요.
용문역 후게실에 다들 모여 계셔서 김밥이랑 바나나를 풀고 들고간 가방은 귀찮으니 쓰레기통행. ㅋㅋㅋㅋ
번짱 헤롱님이 조를 나누는데... 왜때문에 여성멤버가 다 조장인가효 ㅜㅜ 저는 홍꿀님과 함께 3조를 맡았습니다. 3조는 으음.. 처음뵙는 분이 훨씬 많은 조여서 약간 벙속의 벙 같은 느낌으로 가게 되었네요.
제1구간. 용문-홍천 만남의광장
저는 바보같이 조장이라면 말뚝선두지!라며... 40키로를 내리 선두를 섭니다. 바보인가봐요 ㅜㅜ 남자분들 앞에 세명만 로테 돌릴껄....
오르막만 나오면 줄줄 흐르는 제가 ㅜㅜ 선두라니 ㅜㅜ 홍꿀님 운동화신고 막 오르막만 나오면 치고 올라가시고 ㅋㅋㅋ 결국 신당고개에서 오픈을 선언. 그다음부터 오르막이 나오면 그저 하염없이 흐르게 되었습니다. 첫번째 휴게소 가기 직전에 딤채님이 조금 지치신듯 하여 막판에 약간 땡겨드리고 파워젤도 드리고... 막 제가 처음 울면서 속초갔던날이 떠오르기도 하고 그렇더군요. 게다가 양쪽 종아리에 슬슬 쥐가 올라와서 쭉쭉이 패달링으로 달려갔네요.
3조는 펑크로 약간 지체되서 그다음부터는 비상수습조인 4조와 계속 섞여 가게 됩니다.
2구간 홍천 만남의광장-부평쉼터
바람이 점점 쎄집니다... 으아아어 조금씩 멘붕이 오기 시작해서 4조에 합류한 약약투레님을 앞세우고 뒤에서 길을 조종하며 바람막이를 하고 갔습니다. 역시 인심부자 약약님은 바람막이도 훌륭합니다. 범피님도 잠시 제가 힘들어해서 바람막아주셨능데... +_+ 역시 진공상태를 만들어주십니다.
신남 가기 약 20키로 전쯤에서 딤채님이 심하게 지쳐서 수란님을 딸려서 3조를 먼저 보내고 단 둘이 외로운 레이스가 시작됩니다. 사실 제가 힘들어서 천천히 갈려고 그랬던거임!!
달리다 보니 도저히 더이상 진행은 무리라고 하셔서 신남 인근의 작은 버스정류장 근처에서 떨궈드리고 저는 거기서부터 부평쉼터까지 독주 ㅜㅜ 를 시작합니다. 응 ㅓ어어엉어어걱ㅋㅋ 바람이.. 미친 똥바람이 ㅜㅜ 욕하면서 달리는데 심박은 이미 170에 속도는 겨우 21.... 망했어요 ㅜㅜ
겨우겨우 녹초가 되어 부평쉼터에 도착. 1조는 코빼기도 못봤고... 2조와 눈물겨운 짧은 해후 뒤에 핫바로 보급을 합니다. 핫바 마시쪙!
3구간 부평쉼터-내설악휴게소
부평쉼터에서부터는 바람이 이제 너무 쎄져서 하이림 측풍 대혼란이 일어납니다. 자전거들 살펴보니 하이림 다신분들은 굇굇한 수란님과 광진구산모기님뿐 ㅜㅜ 왜때문에 바람은 이러케 부는가... 나는 왜 자꾸 순간이동 중인가... 예... 그랬습니다. 비루한 제 몸뚱이로 쓰리디 바람이 몰아치는 이 상황에 자꾸만 조향이 털리는데 도저히 한계령에서 다운힐을 할 자신이 없더군요. 그때 마침 입이라도 맞춘듯이 홀꿀님이 무릎이 아프시다고.... ㅋㅋㅋㅋ 운동화신고 너무 무리하신듯 했어요. 패달 보니 평패달도 아니고 클릿패달이었는데... 평패달보다 더 힘 안받아줄텐데 많이 힘드셨을거 같더군요. 제가 후미에서 붙이고 조금 달렸으나 결국 인제 들어서자마자 무릎이 아픈 관계로 리타이어 선언.
왜 저랑 단둘이 달리기만 하면 다들 사라지는걸까요. 정마~알 미스테리합니다.
저도 최근 다운힐 낙차로 트라우마가 있어서 인제에서 홍꿀님과 점프하기로 하고 여기에서 벙을 종료합니다. ㅎㅎㅎㅎ
둘이서 인제터미널가서 밥먹고 커피마시고 아이스크림먹고 재미나게 쉬었어요.
4. 애증의 복귀
인제터미널에서 속초터미널가는 버스를 타고 속초시외버스터미널에서 다시 속초고속버스터미널까지.... 이건 뭐 마실인지 라이딩벙인지 이미 정체성을 잃어버린 유랑이 되었습니다. 터미널 도착했더니 미시령으로 넘어오신분들 하나둘씩 들어오십니다. 엄청 추웠다고 하시네요. 휴우 안가길 잘했다며 안도의 미소를 띄었습니다. 한계령은 안개가 짙어 ㅇ다운힐이 위험해져서 버스 기사님과 함께 내설악 휴게소로 합류지점을 잡고 달려갔습니다.
내설악에서 3시간만에 다시 만나니까 어찌 그리 반가운지... 안개에 추운날씨에 역풍까지... 다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런 악조건에도 한계령 정복하신분들 정말 대단합니다. 저는 포자이므로 인제까지만 헤헷.
버스에서는 다들 완전 뻗어서 잘 줄 알았는데... 약약님과 안비님의 대화에 솔깃솔깃.
버스에서 보는 무한도전도 재미있었네요.
반미니까지 와서 모두들 핫바 하나씩 먹고 벙을 종료했습니다. 저는 거기서 집까지 라이딩복귀하는데... 느아아아라아 또 역풍임 ㅜㅜ
이때까지 가본 속초중에 가장 스펙타클하네요. 엄청난 굇수님들을 보며 저는 아직 심각한 포자임을 다시한번 느끼게 됩니다.
다음엔 동풍(서풍으로 정정)불때 가는것으로... ㅎㅎㅎㅎㅎ
번짱님 이하 각조 담당하시고 선두 끄신 분들 모두 수고 많았고 처음 다녀오신분들도 고생 많았어요. 원래 속초가 그리 힘든데가 아닌데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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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하이림이지만 로뚱이여서인지 뚱림에 25c여서 인지 트럭만 옆을 안지나 가면 측풍은 괜찮았는데 역풍....하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