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까지 저한테는 아침 자출길이 공포였습니다.
한달 전쯤이었나..
갑자기 나타난 MTB 타던 아저씨 때문에요.
저는 입문용이긴해도 그래도 로드.
나름 고딩때까지 체력장 항상 1급, 특급에
대학때는 축구 동아리 회장도 했었는데.
그래서 맘 한 구석에는 항상
'내 비록 초보여도 자전거 도로에서만큼은 MTB한테 질리 없어'
라는 맘이 있었습니다. (물론, 잘 타시는분은 정말로 넘사벽이신분들도
계시는거 잘 알지만 이곳은 지방이고 딱히 잔차 인구가 많지 않아서
그동안 평지에서 로드보다 빠른 MTB를 본적이 없어요)
그런데 날씨 땃땃해지던 한달 전부터~!!!!!
자출하는 자전거 도로에서 항상 제 뒤에서 음악소리와 함께 나타나는
MTB 아저씨 ㅜ.ㅜ 한달 내내 어김없이 저를 유유히 앞질러 가네요.
한번 마주친거면 잘타시네.. 하고 넘어가겠지만.
한달 내내 따이니까 미치겠더라구요. 마치 나보다 스타 잘하는 친구한테
한달 내내 지는 것 같은 기분.. (30대분들은 무슨 느낌인지 아시겠죠ㅡㅡ;)
저는 클릿 신발에 져지에 빕까지 세트로 맞춰입고 출근복 무거우니까
미리 회사에다가 옷까지 가져다 두었는데.
그 아저씨는 그냥 운동화에 평상복. 페달링 하는것도 팔자 ㅜ.ㅜ
그럼에도 한달 내내 따이고 나니까 그 음악소리만 들려도 공포스러웠어요.
어제는 심각히 '혹시 김팔용씨가 저분인가..' 생각했었어요.
오늘도 저보다 훨씬 잘 타시던 제 앞의 로드 타시던 분 포함하여 두명을
유유히 따고 가시더군요...
하지만~!!
오늘 자전거도로 끝자락에서 전 봤습니다.
페달링 없이 도로를 건너시던 그 모습을. ㅎㅎㅎㅎ
전기 자전거였더군요...
요새는 전기 자전거도 일반자전거 처럼 잘나오네요.
한달내내 고민했었습니다. '이건 내가 훈련한다고, 실력이 는다고 이길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자전거를 바꿔야 하나.. 바꾼다고 이길수 있을까'
기변하고 싶어서 캐니언 사이트 하루에도 열두번 들락날락 했었는데
오늘 기변 욕구가 싹 사라지네요.
ㅎㅎㅎ 오늘이 와이프 생일인데 모아둔 돈으로 맛있는거 사먹고
와이프 선물 업그레이드도 해주고 해야겠네요.
기승전 가.. 아니 마느님.
동호회에는 절대로 가입하지 말아야 할 듯 싶어요.
뒤에서 흐르면 또 기변하고 싶어질테니까요 ㅜ.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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