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호윤입니다.
24일 금요일.
새벽 7시반 무궁화호를 탑니다.
무궁화호에 열차카페가 있는 열차는 무려 로드를 실을 수 있더라구요!
KTX는 안된답니다. ㅠㅠ 여행용 운송가방을 사야하나?
이렇게하고 4시간 좀 넘게 걸려 도착한 그 곳은
나주였습니다!
25일 토요일(오늘) 마스터즈 사이클 나주투어가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연차내고 미리 준비하러 감
우리회사 사람들이 알면 끝장
일단 나주에 왔으면 명물을 먹어봐야죠!
...아 이거말고
이거요.
나주곰탕!
곰탕맛이었습니다. -_-
아무튼 첫날 답사를 마치고 잠을 잡니다.
답사했는데 40km 달렸습니다. 멍청해도 정도가 있지.
다음날.
투어날입니다.
코스는 단순
큰 코스를 8회전하고 안쪽으로 해서 마지막 스프린트하면 되는 코스입니다.
총길이 118km
최대 상승률 5%
그나마도 300m가 채 안되는
정말 극악의 평지.
평지인데 왜 극악이냐구요?
...보시면 알아요.
아무튼 아침에 즐겁게 검차를 받다가
공포의 파란차 ㄷㄷㄷㄷㄷㄷ (투어오브플란더스에서 시마노 중립차가 선수 두명을 병원으로 보낸...흠험 )
보고 깜놀.
아침에는 안개가 심하게 끼었습니다.
금방 걷히드라구요.
시합 전에는 여유롭게 웜업하는 팀들이 많았습니다.
코스 답사도 하구요.
저희도 대략 한바퀴 정도 웜업겸 답사하고 왔습니다.
그리고 기념품 받는걸 깜빡해서 기념품 받고왔는데 망할 M사이즈 없어서 L사이즈 왔고..이건 무슨 형광두루마기...
저는 47번을 배번받고 출발선에 섭니다.
라인 업!
10시가 됨과 동시에....
경기가 시작됩니다.
두번째 대회니까 긴장같은건 될리가 없지.
하며 자신만만.
후후후후
...근데 왜 라인업했을 때부터 심박이 110이니???
아무튼 초반 퍼레이드 끝나고 바로 대로에서 오픈됩니다!
무슨 미사일들이 날아갑니다.
폭풍같이 달려나가는데!
시작하자마자 있는 이 곳.
다리에서 물이 새는지 중간에 물이 떨어지는 자리가 있는겁니다?!
근데 거기서 누가 댄싱하다 바로 낙차.
...오픈하고 1분만에 낙차를 봤습니다.
개무섭다;;;;
이러면서 열심히 밟습니다.
이제 첫바퀴. 최대한 앞에서 머물러 있어야지.
대략 7km정도 갔습니다.
음 페이스 어느정도인지 가민을 봅니다.
가민꺼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긴장해서 가민 시작버튼 누르는 걸 까먹었네요.
가민이 그냥 켜져있는 상태로 있다가 자동으로 꺼졌네요.
그제서야 가민을 켭니다.
첫번째 랩. 간간히 있는 코너에서 서로 악을 지르며 돕니다.
가다보니 등번호 8번!
이 분은 굇수 개포동님 아니신가?!?!
옆에가서 외칩니다.
바로 응답해주시는
'뽐 뿌! 뽐 뿌!'
크으 뽐뿌인의 훈훈한 이 부늬기.
개포동님도 무사완주가 목표라 하십니다.
그렇게 1바퀴가 지나고 2바퀴째
.......생각이 안나요.
이게 너무 긴장해서 타다보니;;;
몇몇 순간들밖에 기억이 안나네요.
그냥 머리가 멍청하다고 인정을 해야하나
6랩 이전에 기억나는건
제가 한번은 앞에 튀어나와서!
나도 한다 어택!!!
BA!!!!
빠르게 잡힘.
그래서 전술을 바꿨습니다.
........엔진이 딸리니 피나 빨기로.
대충 생각나는게 매 바퀴째마다 낙차를 한번씩 봤습니다.
그냥 헬오브지옥.
그러다 6바퀴째.
나는_아무_생각이_없다.jpg
난 왜 선두팩에 있을까
왜 아직도 절반정도 남아있을까
아 힘들다
그냥 흐르면 안될까
현재_머릿속_상태.jpg
그래도 일단 밟습니다.
그러다가 대교에서.....
앞차가 갑자기 라인을 옮기면서 제 앞바퀴 때려버립니다.
...헐 시브뤄둣 ㄷ세ㅐ;ㅇㅅ?!
낙차인가아아3ㅣㅏㅅ;ㅓㅂ샤ㅔ
남자들은 가끔 동물같은 반사신경을 보여주곤 합니다.
가령 집에서 영상을 틀어놓고 있다가 엄마가 문열고 등장한다던지
순간 바로 오른발 클릿을 뽑아서 발을 펴서 균형을 잡으면서 핸들바를 조절!
살 았 다!!!!
물론 이런일 나면 뒤에서 욕 대차게 먹습니다.
실제로 제 발은 뒷차 앞바퀴에 쓸림...
나주 MCT에서 가장 많이 들은말
'어어!!!'
'라인!! 라인!!'
'그러다 다죽어!! 집중해!!'
경기 끝나고 양말;; 새양말인데 구멍나고 크흑...
으ㅡ아아아아아 살았다.. 이러면서 7바퀴
8바퀴 드디어 마지막 바퀴입니다.
물론 그 와중에 낙차가 간간히 발생합니다.
실로 지옥을 달리는 중...
이게 업힐이 없으니까, 팩이 안찢어져서
특히나 이번 나주는 처음으로 460명이라는 대인원이 신청하고
420명이상이 참가를 한 경기라서 너무 밀집되다보니 특히나 위험했습니다.
아무튼 마지막 바퀴!!
이제 대략 107km지점
Final 10km 지점입니다.
물을 마시고 정신차리고 가자!
난 무사고다!!!!!
이러면서 물통을 뽑아서 마시는데
갑자기 앞차 급정거
피한다.. 피한다!! 피한... 쿵
넘어집니다. 결국 낙차.
낙차하면서 드는 생각.
1. 왜 하필 직선구간에 물마실때..
2. 아... 팀옷 비싼데. 찢어지면 망하는데..
3. 자전거야 아프지마..............
정신차리고 일어납니다.
팔 다리가 좀 피납니다.
뼈에는 이상없습니다.
자전거는 변속레버가 돌아간거 외에 멀쩡해보입니다.
타고 앞을 봅니다.
.......벌써 백명이상 앞에 갔네요.
옆을 봅니다.
저보다 심하신 분은 관개수로에 빠지셔서 흙탕물상태로 자전거 들고 올라오십니다.
일단 클릿을 끼고.
선두 펠로톤 추격을 다시 합니다.
지난 47위보다 좋은 순위 만들기라는 목표는 실패한거 같습니다.
그래도 끝날때까지 끝난게 아니죠.
오노다 빙의라도 하면 좋으련만 ㅠㅠㅠ
막 밟는데
자전거가 안나가유.........
300w인데 안나가유........
앞휠에서 막 소리가 납니다. 휠이 정렬이 나가서 브레이크에 닿네요.
그래도 레이싱. 끝날때까지 가야합니다.
솔직히 그냥 포기할까 하는데.. 어떤 여성분 있는 팀의 남자분께서
'여기 이렇게 있으면 끝날때까지 못잡아! 빠져서 가!!'
이러는걸 듣고.
밟습니다.
그 와중에 앞에서 또 낙차한게 보입니다. 피해서 갑니다.
마지막 전 코너에서 드디어 메인 펠로톤과 합류!!!
그래도 아직 5km 남았습니다.
펠로톤 속도가 오릅니다.
식빵...그냥 흐를까?
그런거 없습니다.
애초에 흐를꺼면 낙차하고 쫒아오지도 않았어.
그냥 밟아야죠.
피니시 전 스프린트가기전에 출발지 앞 직선구간!!!!
...옆에서 또 낙차발생
마지막 스프린트 전에 급커브에서도 혹시나 낙차날까봐 피해서 올라갑니다. 슥슥슥...
그리고 최종 직선구간!!
앞에 우리팀 Kylo가 있습니다.
동갑에 애도있고, 잘생기고, 아 부럽ㄷ.....
아무튼 Kylo 뒤에 붙습니다.
슬슬 스프린트 해야하는데 Kylo 느려집니다.
미안 친구야 먼저간다.
그리고
마지막 300m에서 스프린트!!!
하는데 왼쪽에서 또 낙차;;;;;;;;;;;;
아무튼 앞에서 가로막는거 가까스로 피해내며
완주합니다.
다행히 초점이 안맞아서 피철철이 안보임 ㅋㅋㅋ
VIDEO
마지막순간. 왼쪽에 댄싱치며 '비명지르며' 오는 제가 보이네요 ㅋㅋ
그래도 지난 경기보다 순위는 올랐습니다 47 -> 31.
낙차했지만 자전거는 멀쩡하니 행복.......
같이 달리신 다른 라이더분들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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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비루호윤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