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역풍 속초 지옥열차벙 이후로 순풍불때 속초를 가야하는데... 하며 집착에 시달렸습니다.
혼자서라도 가야지 하고 생각했던 지난 수요일은 미시령에 눈이 왔다는 소식에 호명산으로 방향을 틀었고...
드디어 순풍이 부는 주말이 왔습니다.
드디어 출발하는 샤방열차~~
총 15명 정도...였나요? 하아.. 기억도 안남..;;;;
원래 10명까지만 생각했는데 페이스북에 아는 분들도 합류하고 해서 인원이 늘어났어요. 에라 모르겠다 될데로 되라 ㅋㅋㅋㅋ
용문에 우선 모여서 밥을 먹는데...
"우왕 나 늦잠자서 못감"
"우왕 엄마님 저 배탈나서 지하철 내림요"
문자가 옵니다. 역시... 속초행은 변수가 많습니다. ㅎㅎㅎ
밥 먹고 8시 반쯤 드디어 속초를 향해 출바알~~
바람은 별로 불지 않아서 괴롭지 않게 달려갈 수 있었어요. 이번에는 속초에 가보신 분이 저 빼고 딱 세명..
그런데 다들 따라만 가봐서 길을 잘 모르시겠다며... ㅜㅜ (저...저도 따라만 가봤어요 ㅋㅋㅋㅋ)
홍천에 이르기 전에 제러드디렉님이 배탈을 딛고 추격에 성공하여 합류하셨습니다.
우와앙 무서우심.. 그리고 제가 느린 탓도 있었겠죠 ㅎㅎㅎ
홍천 가기 전에 신당고개..를 오픈하려고 했는데.. 고개 표지판은 왜 고개 꼭대기에 있는건가요 ㅜㅜ 표지판을 못봐서 그대로 붙여서 올라갑니다.
초급 수준의 사람과 섞여 가니 잘타는 분들은 뒤에서 움찔움찔..;; 저도 으음..;; 어떡하지 어떡하지... 하다가 결국 나중에는 언덕만 나오면 오픈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그러다 보니 언덕에서는 항상 후미를 기다려서 쉬게 되서 약간 시간이 더 걸렸던것 같아요.
하지만 이번 벙은 샤방하게 속초가는 초급자 벙이니 다들 이해해 주시리라 생각합니다.
언덕에서 자주 쉬게 되어서 오히려 보급은 줄어들었습니다. 처음 45키로 지점에서 한번 보급 후 인제터널 직전의 휴게소에서 물만 채우고 바로 식사장소로 달려갔으니까요. 세번째 보급은 백담사입구 버스정류장에서 바나나 우유 먹은게 전부....
제 벙에 이렇게 보급이 적은 경우는 처음인것 같습니다. ㅎㅎㅎ
식사때가 다되어 가는데 디렉님께서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아 터미널에 데려다 드릴 겸 인제군 내 맛집을 검색했더니 막국수집이 괜찮다고 해서 다 같이 밥을 먹고 디렉님을 보내드렸습니다.
식당에 서빙하는 아가씨가 참 친절하고 귀염귀염했어요. 저희 사진도 막 찍어줌 ㅋㅋㅋ 다음 속초갈때 또 들러야겠어요.
막국수 맛은 호불호가 갈리는데... 경기도권의 양념맛이 강한 막국수는 아니고 심심한 국물의 막국수이니 주의. (저는 맛있었습니다. +_+)
자 이제 인제를 지나 미시령 옛길로 들어섭니다.
옛길은 경치도 좋고 차도 없고 자전거길이 되어 있기 때문에 사진도 찍고 재미나게 달리시라고 오픈을 해드립니다.
오옷 그랬더니 슈넬님, 소율이님, 블랙푸우님 등등.. 막 발사하십니다. 그..그런 오픈이 아닌데..;;; 힐링 오픈인데...;;; 그러나 저러나 소율이님께 길 끝나고 도로랑 만나는 지점에서 합류해달라고 하고 저는 환상수아님 뒤에서 피를 빨며 발사준비를 해보지만..;; 환상수아님이 더 빨랐어요 ㅜㅜ
오랜만에 아우터 걸고 호흡맞춰가며 달려봤네요. 재미졌어요.
다시 국도와 만나는 지점까지 가 보았는데.. 아무도 안계십니다. ㄷ ㄷ ㄷ
느린 페이스에 지치신건지.. 합류장소를 모르셨던건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제 생각엔 잘된거 같습니다. 속도 맞추느라 너무 느리게 달리는 일도 참 힘든거거든요. 게다가 오후시간 들어서 파워순풍이 불고 있었기 때문에 좀 달리고 싶으셨던것 같아요.
백담사입구에 계시겠거니.. 하고 편안하게 생각해봅니다.
후미 다 붙이고 도림천야생염소님 옷갈아입고 계신데(왜때문에 패딩을 입고 오심 ㅋㅋㅋ) 뒤에 붙으라고 하고 풍력발전기를 목적지로 막 달려봅니다. 속도가 부왕부왕 나는데.. 제 뒤엔 평택독거노인님이 부왕부왕~ 지치신줄 알았는데 파워 순풍과 함께 자꾸만 기력이 되살아나십니다. 계속 못탄다고 그러시는데 ㅎㅎㅎ 잘타시는거니까 너무 겸손하지 마세요.
백담사입구버스정류장에 갔더니 찐군님 일행만..;; 널부러져 있음. 에엥 다른분을은???
네.. 미시령 입구까지 오픈하신 모양입니다. ㅋㅋㅋ 최장 20키로짜리 오픈이네요.
그래서 뭐 어차피 쳐진거 바나나 우유로 럭셔리하게 보급하고 깨끗한 화장실도 이용해 주고 실컷 놀다가 올라가려는데...
전화가 막 울립니다. 미시령 입구에 있는데.. 물이 없답니다. ㅋㅋㅋㅋ 때아닌 미시령 물셔틀을 하게 되고... 2리터짜리 그 물은 찐군님이 수고해 주셨습니다. 후미 보랴 물셔틀하랴 고생 많았네요.
미시령입구까지 달려가서 다시 합류하고 선발대(먼저 미시령 정복하고 바로 버스복귀)를 먼저 올려보냈습니다. 후발대는 물회흡입 후 집에 가는걸로 합의를 보고 조금 더 쉬다 출발합니다. 여기서부터는 고독한 업힐과의 싸움.
저는 32T 로 바꾼 후 첫 미시령이기 때문에 조금 기대를 했습니다. 7번째 찾는 미시령인데 단 한번도 끌바를 안하고 올라본 적이 없거든요.
다행히 순풍+32T+휴식+자출의 덕인지... 안쉬고 올랐습니다. 게다가 PR도 찍었네요.
기록상으로는 어딘가의 짧은 업힐에서 2015년 스트라바 콤도 찍은것 같더군요. 에헷헷~~
모두 무사히 미시령 정상까지 완주하고 단 한번의 펑크도 사고도 없었습니다. 너무 다행입니다. 원거리 라이딩이라 걱정도 여러모로 많았는데 다들 안전하게 서로서로 챙겨주셔서 무사했습니다.
미시령 정상에는 바람이 너무너무 세게 불어서(자전거를 살짝 들면 부우웅~ 하고 날아오릅니다. 자전거가... ㄷ ㄷ ㄷ) 다운힐 트라우마가 있는 저와 이런 무시무시한 다운힐은 처음보는 두분은 조금 위험할 것 같아서 마침 바로 옆에 차 몰고 오신 다른 그룹에 도움을 요청해서 차를 타고 내려갔습니다. (로드엄마 용달벙2탄 될뻔) 다운힐 타고 내려온 분들 얘기로는 바람에 자전거 쓸릴뻔 했다고 하네요.. 저는 그냥 무사히 내려온 것만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속초 도착해서 물회랑 오징어순대를 흡입. 도림천야생염소님은 회를 별로 안좋아하신다는데 물회에 도전하셔서 성공적인 입맛을 획득하셨습니다. ㅎㅎㅎ 서울서 먹는거랑은 맛의 차원이 달라요. 가격도 서울보다 싸고요.. 전복이랑 해삼이랑 ㅜㅜ 아 또 먹고 싶다...;;;
다 먹고 8시쯤 터미널에 도착했는데 선발대가 아직도 터미널에..;; 계셨...;;;;
버스표가 모자라서 많이 기다리셨던 모양입니다. 아무튼 먼저 가신줄 알았는데 또 뵙게 되서 반가웠어요.
저희도 표를 샀는데 그게 9시 반 표..;; ㅜㅜ 서울 도착하면 12시가 넘네요.. 어쩔 수 없습니다. 로드엄마표 무박2일벙이 되었습니다.
제가 번짱으로 속초는 처음 가보는데 역시나 시외 장거리는 걱정이 앞섰어요.
게다가 속초 가본 사람은 단 세명뿐... 장거리 처음 도전하는 분도 계시고.. 여러가지로 도전적인 벙이었지만 다들 무사 완주하셔서 너무 기쁩니다. 다음에는 또 어디 갈까 고민해봐야겠어요. 제 체력에 한계가 있어서 괴수님들은 못 모시는데 ㅜㅜ 자꾸만 나오셔 ㅜㅜ 히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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