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뽐뿌자포에서 간간히 댓글로만 활동하는 포자 승민이빠방입니다. ^^
자전거 구입한지 1년. 2014년 마일리지 2500km의 캐초보 라이더의 설악 그란폰도 후기입니다. ㅠㅠ..
게시판에 후기는 잘 안적는데, 이번엔 너무 힘들었어서 후기를 꼭 남겨놔야겠다는... ㅜㅜ
이번에 열린 설악그란폰도가 제 생애 첫 자전거 대회 출전이었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미쳤던거 같습니다. ㅎㅎ;;
좀 쉬운 대회로 시작을 했어야 하는데, 첫 대회가 설악이라니.. 206km에 상승고도 4000짜리 대회를 신청하다니 말이죠. -_-....
신청할때 제정신이 아니었던거 같습니다. 엉엉...
사설을 좀 풀자면.. 저는 유부당이라 애기가 있어서 라이딩시간이 길게 허락이 거의 안되지요.
(자포에도 이런분들이 꽤 되시죠.. ^^)
게다가 주말에 일도 하느라.. 주말 아침에만 일찍 타고 9시전에 복귀하는 옆동데 육아당모임에서 주로 라이딩을 합니다.
간혹 가다 한번씩 허락맡고 라이딩할때도 종종 있긴 합니다만 흔한일은 아니지요. ㅎㅎ
주로 밤늦게나 얼리버드로..
다른분들은 와이프 처가가면 천국의 노래가 나온다는데, 처가는 걸어서 5분 거리, 본가도 차로 15분이면 가는 거리.. ㅜㅜ
일단 기회가 되면 무조건 타야합니다.. ㅎㅎ;;
유부의 비애지만, 사랑하는 가족이 있어서 행복하지요!!! 다들 결혼하세요;;;
이야기가 이상하게 흘러가네요;; 잡설은 이제 그만하고 간단히 설악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이동을 자주 라이딩하는 육아당 분 4분과 함께 차를 타고 새벽 4시에 만나 분당에서 이동을 했지요.
중간에 가평휴게소에서 밥을먹고 상남면에 도착하니 6시 10분정도 되어서, 부랴부랴 배번표를 받고 출발준비를 마칩니다.
근데 같이 간 일행중에 한분이.. 클릿슈즈를 안가지고 왔네요. -0-;;;
결국 그분은 중간에 안되겠다고, 메디오폰도 코스로 복귀를 했는데, 이게 신의한수였네요.
일부러 안챙긴거 아니냐며 타박을 막!!!.... ㅋㅋ 돌아갈때 부러웠다는..... ㅠㅠ..
늦게 도착해서 준비를 하다보니 출발시간도 늦어서 부랴부랴 출발하는데,
5km 지나자마자 선두팩은 이미 빠져나갔고, 약간 지체가 되어 후미쪽에 대롱대롱 매달려 출발을 했습니다.
여기저기 팩을 갈아타면서 첫번째 업힐인 살둔재를 넘어가는데, 이때부터 슬슬 더워지기 시작합니다.
전날 대구랑 강릉이 낮 최고기온이 31도를 찍었던 날이었죠..
그리고 두번째 업힐인 구룡령..
하아.. 라이딩코스 방향이, 아침에도 뙤약볕, 저녁에도 뙤약볕의 위치로 코스를 잡았더라구요. 대단한 운영진.. ㅠㅠ..
땀을 질질흘리며 겨우겨우 구룡령을 올라가서 1차 보급을 합니다.
저빼고 다들 잘 올라가시더라구요. ㅜㅜ
세상에 고수는 참 많구나 감탄도 하고 자극도 받으면서 역시 후미로 겨우겨우 올라갑니다..
구룡령 1차 보급소에서 바나나만 한 4개를 먹고, 콜라랑 이온음료를 막 쑤셔넣고 파워젤도 하나 흡입!!
(너무 많이 먹은듯;;;;)
그리고 이어지는 긴 20키로미터의 다운힐.
내려가는데 올라올 코스라고 생각을 하니 웃음이 안납니다.
희안하게 편안한 다운힐인데 표정이 점점 굳어지는 마법이.. ㅋ
그리고 다운힐이 끝나자마자 이어지는 조침령.
왼쪽으로 가라고 해서 턴을 하는데 돌자마자, 앞에 벽이 하나 있어요. -_-...
제느낌은 딱 벽.!! 저 벽을 올라가란 말이냐!! 이랬어요. ㅠㅠ..
시작부터 12~14%를 왔다갔다하는 경사도..... 이렇게 5키를 정도를 올라갔던 거 같습니다. ㅋㅋㅋㅋ
지금 생각하니 웃음밖에 안나오네요. 허허허...
힘을 아껴야 하는데 여기서 힘을 다 씁니다. ㅜㅜ...
30분이 넘게 업힐을 마치고, 쓰리재를 넘고..
개인적으로 조침령이랑 쓰리재가 너무 힘들었어요. 덥고 경사도가 너무 빡세서 힘은 다 빠지고..
클릿슈즈도 안가져와서 클릿페달에 운동화로 타는 분한테 따여서 멘붕도 오고.. ㅋㅋ
이후 원진개를 넘어 가는데, 2차 보급소를 2키로 남겨둔 상태에서 몸이 이상합니다.
그분이 오시는거 같았어요. 봉크씨.
초대한적도 오는데 제발로 찾아오시네요. 것도 하필 이런날.
작년 입문하고 처음 나간 수요 운동벙에서 맞이한 그때 느낌과 너무 흡사해서.. 몸이 기억을 하고 있네요.
첫대회라 체력안배 실패!!! ㅜㅜ
페달링도 안되고.. 너무 힘들어서 잠시 내려서 쉬고 출발을 하는데,
같이 간 일행이 제 상태를 알고 밥먹고 가자고 해서 그냥 무작정 식당으로 들어갑니다.
이 식당에서 비빔밥을 시켜먹고, 잠도 한숨 잤어요;;;; 30분정도;;; 진짜 꿀맛!!
대회도 상태가 이러니 거의 반포기 상태로 편하게 먹고 잤습니다. ^^;;
일행이 제 상태를 보고 일단 한계령 넘어서 그냥 양양으로 가서 회나 먹고 올라가자고 이야기가 나와,
저도 몸상태가 영 아닐것 같아 그러기로 하고 출발을 합니다.
1시 25분에 2차 보급소에서 도착해서 받은 물품으로 보급을 하고, 한계령을 넘어가는데 천천히가니 힘도 그리 안들고 몸이 점점 회복되는 느낌이 듭니다.
한계령도 빡세다고 들어서, 초긴장을 하고 올라갔는데,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어요. -0-
아마 비빔밥 + 잠 + 초코드링크가 몸을 살려준것 같아요!!!!
역시 사람은 먹으며 달려야 한다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한계령 다운힐을 지나 122키로 미터지점인가에서 약속했던대로 라이딩을 마치고 양양으로 가려고 했는데,
마음속에서 '그래도 신청한건데 완주를 해볼까.. 시간은 간당간당할거 같은데..' 하고 욕심이 생깁니다.
이때가 4시간 10분정도 남은 시간이었지요. 거리는 80키로 조금 더되고..
함께 가던 두분은 이곳에서 라이딩을 종료를 하고, 저는 솔로잉을 시작합니다. ㅜㅜ...
거의 마지막이어서 트레인도 없고 그냥 완주+컷인하겠다는 생각으로 미친듯이 밟아서 구룡령정상 12키로 앞에 도착을 합니다.
큐시트에 구룡령 전에 슈퍼가 몇개가 있는지, 어디가 마지막인지 나와있는 생존용(?) 큐시트를 붙여놓아서 마지막 2번째 슈퍼에서 물도 마시고,
초코바도 하나 먹고 물보급도 하고 구룡령 본격 업힐로 출발을 합니다.
(마지막 슈퍼는 닫혀있을수도 있고, 어찌될지도 모르니 2번째로. ㅋ)
구룡령 복귀길은 올해에 투어로 가본 백두대간 그란폰도 코스중 마지막 업힐인 죽령이랑 상당히 비슷하더군요.
완만하고 긴 업힐..
다른점이 있다면 뙤약볕에서 올라가야 한다는점.
올라가다보니, 많은 분들이 그늘에 쉬고 계시네요. 저도 내리고 싶은 마음이 한가득이었는데..
컷인컷인!! 하면서 꾸역꾸역 구룡령 정상에 올라갑니다.
정상에서 바나나1개, 커스타드 1개, 게토레이 3잔, 물1잔을 마시고 5분뒤에 바로 출발을 합니다.
다운힐을 마치고 마지막 업힐인 살둔재전까지 2인 트레인이 있길래, 탑승을 했어요.
마른하늘에 단비가 내리는 기분..
약 10키로 정도 40-45를 왔다갔다 하면서 끌어주셨는데 이때 조금 체력을 비축했던거 같아요. ㅠㅠ.
그때 인사를 제대로 못드렸는데. 감사하고 있습니다!!
살둔재를 넘어 19키로 남은 지점에서 1시간이 조금더 남더군요.
안도가 되면서 몸에 힘이 쭉 빠져나가면서 속도가 점점 느려집니다.;;;;
'시속 19키로로 가도 시간내에는 들어가겠구나' 안심을 하고 가는데.. 뭔 낙타등이 이래 많은지..
마지막까지 털리다가 겨우겨우 12시간내에 도착을 했습니다. ㅠㅠ..
그래도.. 첫대회 완주라 그런지 뿌듯합니다. 아마 기억에 평생 남을듯.. ㅎㅎ
그리고 설악은 이제 차만타고 가는걸로..... -_-...
다녀오신분들 더위와 싸우며 라이딩 하시느라 정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안가보신 분들에 내년에 꼭 다녀오시길 추천드립니다.
(저는 안갈래요... ㅋ)
그래도 한계령은 진짜 절경. 반대쪽으로 한번 다시 와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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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프면 그냥 끝나는 거구나 하는걸 뼈저리게 느꼈네요. ㅎㅎ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