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5고개 솔로잉 후에 스트라바 기록을 보니 대충 2380/2490 수준이더군요.
하위 95% 수준...
이래서는 안되겠구나. 산에를 많이 가야겠구나 라고 생각하며 지내던 중,
동부22고개 로그를 보면서 동부고개로 여러가지 응용이 많겠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로그를 보다보니 코스 중간이 춘천에 굉장히 가깝게 지나가네요.
응? 그렇다면 굳이 험한 코스를 다 돌지 않고 반 뚝 잘라서 춘천까지만 가면
나라도 어찌 어찌 갈 수 있지않을까? 라는 위험한 생각을 하고 코스를 그렸습니다.
사실, 당장 갈 생각은 없었지요.
그런데 5월 25일이 황금의 공휴일!
무얼 할까? 생각하다가 딱히 갈 데는 떠오르지 않고, 왠지 여주나 충주 가기는
좀 심심할 것 같고, 때마침 만들어놓은 코스 파일은 있고, 혼자 가자니 왠지
동부 5고개보다는 많이 심심할 것 같고, 획득고도 보니 동부5고개 돌고 집에
들어온 것과 별 차이도 없어보이고 해서 모임 공지를 해버립니다.
운이 좋게도 무려 다섯 분이나 낚이셨네요. ㅠㅠ 위추를...
멤버가 생기니 덩달아 책임감도 생겨서 코스도 잘 준비를 해야 하고 보급처도
확인하고 식사할 곳도 정하고 해야 하는데 시간이 없어서 막상 당일 저녁까지
코스표 만들랴, 가민 트랙 파일 만들려 정신없었네요. 보급처랑 식당은
그냥 포기,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심정으로 자려고 하니 이미 한시... 쩝..
아침 알람에 눈을 떠서 뭐라도 안 먹고 가면 위험하다! 라는 생각으로
보니 밥이 없어요. ㅠㅠ
옆에 보이는 먹다 남은 케익 조금 먹고 물마시고 7시 좀 넘어서 출발,
가급적 심박을 아껴가며 양수역까지 갑니다. 한 20분 정도 여유가 있어서
재빨리 편의점에서 빵이랑 천하장사랑 사서 꾸역꾸역 먹습니다.
약간 늦으시는 분도 계시고 어쨌든 다 모이니 8시45분.
인원이 적어서 금방 소개 끝나고 출발합니다.
첫 고개는 전철 점프하신 분들 몸이 안풀렸을테니 천천히 갑니다.
다들 잘 가십니다. 특히 대부분의 짧은 고개에서는 2회전 하는
분도 계십니다.
음... 프리스틴밸리 앞에서 단체사진 찍은 것 말고는
앞의 네 고개를 어떻게 넘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군요.
아, 서후고개 올라가기 전 크게 U턴식 좌회전에서 차들이 오는 것을
손으로 양해의 표시 하고 먼저 좌회전 한 것은 기억납니다.
명달리가 처음 올 때보다 좀 쉽게 느껴진 것 하고요.
차라리 쉽게 느껴지지 않았었으면 좋았으련만...
프리스틴밸리 지나서 유명산 지나는 37번 국도 들어서면서 1/3
지점을 통과하고 가장 낮지만 공사트럭이 많이 다니는 마치고개 지나고
무서운 널미재 올라가기 전에 보급하고 널미재 꾸역꾸역 오르다
클릿 빼고 끌바하고 오기가 있어서 다시 타려다 두번 실패, 낙차할
뻔하고 그냥 끌바로 올라가고요, 널미재 힘들어요. 역방향은 커브도
많아서 더 힘들다는데 나중에 홍천강 종주 라이딩 하면 꼭 넘어야 하는
곳이 바로 널미재 역방향, 게다가 역방향 공사중, 연휴 끝이라
차들도 대박 많고 다행히 우리 진행방향은 그렇게 많지는 않았어요.
널미재 넘으니 이제 고개는 3개밖에 없어서 안심하고 또 갑니다.
원래 널미재 넘고 점심 먹으려고 했는데 만장일치로 닭갈비를
먹어야겠다는 생각이라서 춘천 가서 좀 늦은 점심을 먹고 대신
중간에 보급을 열심히 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물도 마시고, 아이스크림도 먹고, 그런데 아이스크림이 왜
달지가 않아? 마곡고개 넘으니 차들이 많아져서 심지어 고속도로는
밀리기까지 하는 것이 보여서 돌아올 때 버스 대신 전철로 점프하기로
생각하고 또 갑니다.
소주고개 별로 어렵지 않나? 게? 넘고 술 드시는 분은 소주가 생각날
것 같네요. 또 문제의 한치고개를 올라갑니다.
이게 마지막인데, 고도표 상에는 소주고개랑 거의 차이가 없어 보이는데
후기 읽으시는 여러분, 고도표 맹신하지 마세요. 그 조그만 그림에
모든 정보를 담을 수가 없더라구요. 길이도 소주고개보다 훨 길게
느껴지고 경사는 막 13%에서 왔다갔다 하고 날이 더워서 내 정신도
막 왔다갔다 하려고 하고 나중에는 밟는 힘도 없어지고 몸에 오한이
나면서 더 밟으면 몸이 성치 못하겠구나 라는 느낌이라서 400미터
좀 안남기고 또 클릿 뺐습니다. 밀바를 하는데 경사가 급하니 밀바도
힘들어요. 그리고 올라가는데 눈앞에 보이는 광장같은 헤어핀이 똬!
이게 벽이야 길이야? 여기를 멤버들은 타고 갔겠지? 라는 생각!
어찌어찌 한치(고개)를 올랐습니다. 저도 멘붕 다른 분들도
다들 멘붕, 그런데 후기를 쓰다보니 한가지 까먹고 있던 것이
갑자기 생각납니다.
야광부엉이 님이 달아주신 리플 맨 마지막에
(널미재랑 한치고개가 조금 힘들어요ㅎ)
(널미재랑 한치고개가 조금 힘들어요ㅎ)
(널미재랑 한치고개가 조금 힘들어요ㅎ)
이걸 내가 왜 생각을 못했을까요?
어쨌든 내려와서 정신을 좀 진정시키고
물과 박카스로 일단 보급하고 슈퍼 주인님께 여쭈니 근처에
닭갈비집을 소개시켜 주시더군요. 배터지게 맛있게 먹고
이제 약장사 분께서는 본격적으로 약팔이에 나서시는데
다들 면역이 되셔서인지 영업이 잘 안되네요.
저는 나람 클린보틀 광고좀 하고(클린보틀하고 아무 관계
없어요. 나도 아마존에서 다섯개 사서 사용중)
다들 한치에 털린 마음에 김유정 역에서 점프하기로
하고 저와 또한분만 춘천역까지 라이딩으로 갑니다.
결국 춘천역 열차 안에서 모두 다시 만났네요.
서울로 오는 열차 안에서 잠은 오는데 에어컨은 빵빵해서
추워 죽겠고 잠은 오고,.의 반복하다보니 서울 도착,
춘천이 멀긴 머네요. 근데 집에 와서 보니 져지 뒷주머니에
바람막이가 있었네요. 힘들긴 힘들었나보다.
PS
1.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내 자전거 무게가 10kg인데 이거 울테
급으로 바꾸고 휠을 c24 정도로만 해도 최소한 3kg은 줄을테고
거기다가 펌프데 떼버리고 물통도 한개 버리고 하면 1kg은
더 줄일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렇게 하면 업힐이 더 빨라질까?
하는 생각이 막 일어납니다. 아예 업힐 올라가기 전에 물을 다
마셔버리고 빈 물통으로 올라갈까? 하는 어리석은 생각도 하구요.
어쨌거나 작은 모임이었지만 멤버 모두 펑크나 낙차 없이
무사완주하고 집까지 잘 들어가셔서 기쁩니다.
담엔 좀더 샤방하게 만나도록 하지요.
2.
저는 두 번 끌바한 고개가 있어서 언젠가 리벤지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끌바한 고개가 딱 야광부엉이님의
(널미재랑 한치고개가 조금 힘들어요ㅎ)
여기네요. ㅠㅠ
3.
연휴라 그런지 춘천 가까이 갈수록 차들이 많아지는데 옆으로
스치듯 지나치는 차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뭐라고 한마디씩
해주고싶은네 나보다 더 빠르니 말할 수도 없고 기회도 없고,
그냥 날 치고가지 않은 것만 고맙다고 해야 할까요.
Share the load, 쉽지많은 않군요.
또다른 많은 생각들이 있는데 아직도 정리가 안됩니다.
힘들긴 힘들었나봅니다.
추가로 이번 라이딩의 교훈:
남의 말을 잘 새겨듣자! 특히 경험자의 말!
로그 추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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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광부엉이
혹시 코스 로그좀 올려주실 수 있나요? 다음번 라이딩에 참고좀 하려구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