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국토종주글 많아지더라니...
곧 방학과 함께 휴가철이네요.
처음 장거리 국토종주 초보자를 위한 간단 가이드 알려드립니다. 이글만 보고 간다는 생각은 접으세요. 누구에게나 생판 처음 겪는 돌발상황은 찾아와요.
1. 장거리 경험이 없어요.
종주 가기 전 하루 60키로 (중간휴식1회 20분정도) 주행연습을 일주일쯤 해보세요. 그정도는 버틸만하다 싶으면 도전하셔도 됩니다.
2. 자전거는 뭐타고 가야돼요?
철티비, 짐자전거, 미니벨로5만원짜리, 초등학생 하이브리드 다 봤습니다. 일정 넉넉히 (5~6일) 계획하시면 기종은 아무문제 없습니다.
3. 길 잃을까봐 걱정돼요.
국토종주 홈페이지에 지도 잘 나와있고요. 국토종주 구간마다 큰 안내소(주로 00보에 있음)에 지도 비치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핸드폰 어플 네이버나 다음 지도에서 "자전거길찾기"를 활용하시면 됩니다. 경험자가 동행하면 더 좋구요.
4. 뭐뭐 가져가나요?
다른분들 후기를 참고하시면 좋은데 다들 입모아 얘기하는건 "짐은 최소화"입니다. 그리고 절대로 백팩,힙쌕 안됨!! 이구요. 꼭 굳이 백팩 멜 이유 찾아다니면서 여러번 물어보는 분들 계신데... 국종 완료자 이만명이 후기마다 백팩 메지말라는건 이유가 있겠죠?
국종 길 따라 상점이 드문드문 있으니 식료품이랑 비상약 불필요합니다. 충전세트랑 썬크림, 패드크림, 비상금 두둑히 챙겨가시면 됩니다. 져지셋 입으신다면 금방 마르니 갈아입을 옷 없이 가셔도 되구요. 추억남기기 카메라... 하아 무거워요. 전 버릴뻔 했습니다. 진짜진짜 최소화하세요. 돈만 가져가도 다 해결됩니다.
5. 되게 힘든코스가 있나요?
네 있어요. 충청권의 소조령+이화령콤보, 경상권의 다람재+임도콤보 정도입니다. 소조령과 이화령은 우회가 불가능해요(인증센터가 이화령 꼭대기!) 임도는 우회가능한데 국도로 가는거니까 차조심해야되구요. 출발전에 미리 우회코스는 알아보고 가세요.
6. 숙소는 어떻게 하나요?
텐트 싸 갖고 다니던 분 봤는데... 소조령에서 포기하고 수안보로 돌아가시더군요(짐땜에 업힐불가)
인근 여관, 모텔, 찜질방, 마을회관, 민박 등을 이용합니다. 해지기 전 오후4시쯤 2~3시간 후 도착지점 물색해서 인근에 숙소가 검색돼는지 보시고, 만약 없으면 그 안쪽거리에서 숙소 검색하셔야해요. 국토종주길은 가로등도 없고 칠흑같은 어둠속이므로 야간라이딩은 수명을 단축할수 있습니다. 그냥 웃자고 하는 얘기가 아니라... 진짜로 차량 로드킬 당할수도 있는 환경이예요.
7. 자전거길이니까 상태 좋겠죠?
아니요. 서울 자전거길 생각하시면 정신이 파괴됩니다. 양평만 나가봐도 아실텐데... 그냥 구 도로에 바닥에 자전거 그림 그려놨구요... 충청으로 나가면 논두렁에다가 표지판 화살표만 세워놨어요. 어떤데는 시멘트가 다 깨져나가서 홀이 많고요. MTB도로라면서... ㅡ.,ㅡ 흙자갈 산길에 그냥 표지판만 세워놓은데도 있어요. 급격한 진입램프 경사로도 있고... 차라리 차랑 달리는게 낫겠다 싶을수준의 상태가 나쁜 길이 많습니다. 길이 20미터짜리 순간경사도 18%짜리 올라가다가 얼굴 다 찢어진 사고도 바로 옆에서 목격했지요. 길상태가 안좋고 견디기 힘든 경사도인거같다 싶으면 오기 부리지 말고 내려서 걸어가도 됩니다. 그거 잠깐 걷는다고 하루 더 걸리고 그러지 않아요. 어쨌든 완주가 목표잖아요.
8. 위급상황 대처는 어떻게?
가까운 종합병원(거의 없긴 하겠지만)을 각 시도 포인트마다 알아두시고요. 119에 연락해도 위치를 잘 못찾는 경우가 태반이니 항상 지나가는 마을이름이나 큰 이정표 확인을 해두세요. 자전거길 근처에는 큰 건물이나 지번이 없기 때문에 119 부르면 삼십분도 넘게 걸려요. 심각한 경우 환자 들쳐메고 큰길로 뛰어나가야 할 경우도 있으니 위치 확인이 정말 중요합니다.
9. 이틀만에? 삼일만에?
평소 하루 200키로정도 타는데 무리가 없는 경험 많은 분들은 가능할 듯 싶습니다만... 국토종주 총 660키로인데 초심자는 안됩니다. 로드입문 후 제 첫 국토종주는 5일 걸렸습니다. 마지막날은 어깨통증에 시달렸고요. 여기 게시판에 괴수님들 얼마탔네 하는 글만 보시고 그럼 나도? 이런생각 하시면 위험합니다. 그 분들은 그만큼의 노하우와 실력이 있어서 하는것이고 나름대로 응급상황 대처도 가능한 분들이니 그런것이죠. 보통 4~5일 정도 계획하시면 됩니다.
10. 위급상황 어떤게 있을까요?
갑작스런 비 : 시야가 확보되면 그냥 주행해도 되는데요. 절대절대 내리막은 타지마세요. 슬립으로 크게 다칠수 있습니다.
야간라이딩 : 위에도 썼지만 팔당만 벗어나도 가로등도 없고 주변에 민가나 상가도 없어서 완전한 어둠입니다. 지나가는 불빛이 보이는게 더 무섭죠. 야간라이딩은 하지 않는다는 게 기본 전제가 돼야 합니다.
낙차 및 부상 : 무조건 라이딩중단, 병원 치료 후 복귀입니다.
열사병, 봉크: 어지럽거나 탈진 등의 상태가 종종 올 수 있습니다. 식사 거르지 마시고 잘 먹어야 하구요. 충분한 후식(1시간이상) 후 상태를 체크한 후 출발해야합니다. 열사병의 경우 심하면 병원에기서 수액을 맞아야 할수도 있으니 주행중에 몸이 주는 작은 신호들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11. 코스중에 맛집??
하루에 100여키로씩 산이며 강이며 달려야하는데 땀과 피로에 쩔어서 언제 맛집 찾으러 다닙니까... 그냥 눈에 띄는데 들어가서 먹는거고 우연히 그집이 맛이 되게 나쁘지 않다면 국종코스 맛집으로 알려지는 정도입니다. 배고프기 전에 무조건 식당찾아서 드시기 바랍니다. 배고프기 시작하면 이미 게임아웃입니다. 체력과의 싸움이자 정신력테스트 같은거거든요.
12. 혼자 할려고 그러는데요
말릴께요. 혼자는 가급적 안했으면 좋겠어요. 위급상황도 생기는데 먼 지방 소도시에서 혼자 처리하기는 쉽지 않급니다. 가능하면 몇명 모아서 출발하세요. 네이버카페 자출사나 자여사에 여름되면 국토종주 같이할분 많이 모집합니다.
그 외 사항들...
이 글만 보고 출발할 생각 하지말라고 말씀 드렸죠?
국토종주 후기들 엄청 많습니다. 한 10개만 읽어봐도 아 어느코스가 힘드니 우회해야겠구나, 아 이 물건은 필요없겠구나, 아 이화령 난이도는 이정도구나 하는걸 알게 되실겁니다.
간편하게 "국종 준비물 머머 필요해요?" 질문만 올려놓고 답변 기대하시는 시간에 후기 10개 읽어보겠습니다.
그리고 져지 입는게 좋아요? 자전거 뭐가 나을까요? 아무리 물어봐야 답은 로드에 풀져지가 좋지만 네 맘대로 하세요 일겁니다. 좋거든요. 로드에 좋은 져지셋입으면요. 하지만 질문자가 돈이 있는지, 빕패드 입어보긴 했는지, 로드 특징은 아는지 아무 배경지식이 없으니 그런 답변만 나오는거죠.
국종의 기본사항은 후기들 보면 충분히 알수 있고 그 외에 디테일한 사항들에 대해서는 따로 질문을 통해 조사하시면 정확한 답을 얻을 수 있을것 같아요.
저도 3년 전에 갔을때 준비만 2주정도 했던거 같네요.
어떤 형태로 가든 주행은 가능하겠지만 좀 더 어려움없이 완주하고 싶다면 많은 준비를 직접 해보는게 필요할것 같습니다. 곧 국종질문에 몸살을 앓을 게시판을 생각하니 아찔해서 한번 써봅니다. | |
|
등록안내
등록안내
0
0
LaPasionaria-빛돌
======================================================
잘 읽었습니다. 역시 짐은 최소화!
같이 갈 사람 찾으면 되겠네요. ㅎㅎ
같이 가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