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정신 없네요ㅜ 이틀간 몇시간 못자고 거처로 돌아와서 이것저것 정리하고 나서야 후기를 작성합니다. 까먹으면 안되니께..
전에 200은 두번 가봤으나 하나는 지리산, 폭우로 GG치고 두번재 천안은 코스 잘못봐서 왔던길 되돌아가서 완주하긴 했는데
300 정도의 거리에 업힐까지 껴있는 코스는 처음이라 2~3주간 긴장하며 준비했네요. 그래봤자 라이딩 몇번이 끝이지만 ㅋㅋ
제 짐입니다.
져지, 빕숏, 이너, 쪽모자와 팔토시 장갑 이정도는 평소에도 들고다니는 기본이고
젤 2개, 파우더 2개, 카페인 태블릿(?) 2개,
예비 튜브 1개와 박툴 펑크패치, 물통2개, 18650배터리 4개
뭐 이런식으로 가볍게 들고 갔습니다.
달아보니 요정도 나오네요. 친구한테 빌린 작지만 큼지막한 안장가방이 상당히 많이 들어가고 좋네요 ㅎㅎ
전날 7시 퇴근하자마자 버스타고 광주 숙소로 내려갑니다. 운암MTB 근처에서 발견된 airbnb 숙소인데 매우 깨끗하고 주인분도 친절해서 대대만족
다음날 새벽 2시나 돼서야 같이 갈 형이 왔습니다. 장장거리인데 잠을 못자서 이때부터 걱정됐습니다;
우왕 온 동네 자덕들이 전부 여기에!! ㅋㅋㅋ 이 쌀쌀한 새벽부터 다들 열정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ㅋㅋ
출발 전 셀카 찰칵
첫 cp인 운암엠티비 사장님 시골집으로 팩으로 이동합니다.
근데 시작부터 뭔가.. 이 사진 찍고 나서 팩 멈추길래 감속하는데 제 뒤의 엠티비가 제 타이어?를 긁었네요.
아저씨인데 제 손의 폰을 보고 사진찍었죠? 하고 혼내십니다. 뭔가 억울하네요 제동도 잘 했는데 ㅜ
보니까 아저씨 타이어도 멀쩡하고 해서 다시 출발을 했습니다. 어라 근데 변속이 안돼요...;;
풀이너 제외하곤 전부 변속이 제대로 안됩니다.. 4-5단 두면 지혼자 찰칵찰칵 난리가 납니다.. 멸망
뭐 이런게 란도너스겠니 하고 그냥 갑니다. 풍경이 좋아 기분이 좋아집니다! 날도 슬슬 풀리고 하늘도 최고네요!
여원재 가기 전?인가 이런 안개지역을 지납니다. 몽환적이고 좋네요.
남원을 지나 있는 두개의 큰 업힐중 첫번째는 여원재입니다.
꾸역꾸역 여원재를 올라옵니다. 경사가 낮아서 그리 힘들진 않아요. 풀이너 두고 오~래 밟습니다 ㅎㅎ
앞으로 200키로 넘게 남았으니 최대한 다리를 남겨두기 위해, 힘을 하나도 안들이고 밟습니다
그 뒤로 신나는 다운힐인줄 알았는데 딱히 그렇지 않네요. 경사도 별로 없이 긴~ 다운힐에 계속 낙타등입니다.
50키로 정도 지속되는데, 이 50키로는 페달링 안하고 꽁으로 먹을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어서 실망...
두번째 업힐인, 300 전체에서 가장 가파른 언덕을 오릅니다.
이름을 몰라 찾아보니 황매산? 자락이네요. 사진보이시죠? 저희 그냥 끌바했어요 ㅎㅎㅎㅎㅎㅎㅎ
왜냐면! 아직! 우리에겐! 150키로가! 남아있어서요! ㅋㅋㅋㅋ
여기서 다 털리면 그 뒤를 감당할 수 없기에 전략적 끌바로 가파른 언덕을 공략합니다
황매산 업힐은 2개로 나눠지는데, 아마 제 기억에 이게 1번째인것 같아요. 이거 내려가서 다시 터널로 쭉 올라가면 황매산 공략 완료.
어딘지 모르겠는데 너무 예쁘죠? ㅜㅜ 저 쏟아지는 햇살좀 보세요. 다리가 터질것 같아도 그냥 기분 좋은 탄성이 절로 나옵니다!
합천으로 가는 중에 급 배가 고파옵니다. 전에 나기사카오루님께서 추천해주신 음식점이 급 생각나 검색해서 찾아갑니다.
여기 오니 뽐뿌분들이 여럿 계시네요 ㅋㅋ 한동청년님 그리고 아마도..소주사랑님? 일꺼에요 ㅋㅋ 반가웠어요 ㅋㅋ
두분도 카오루님 팁 글 보고나서 여기로 오셨다는 ㅋㅋ
크 진짜 맛있습니다... 밥 한공기 더 시켜서 배 터지게 먹었습니다.
신나게 먹고 합천을 찍고 함안보로 이동합니다. 이제 슬슬 해가 져서 거의 안보이더라구요.
합천 지나다가 동료 한분을 얻습니다. 너, 내 동료가 돼라! (??)
세명이서 같이 팩 이뤄서 함안보까지 옵니다. 길도 위험하고 힘드네요 ㅎㅎ
함안보 도착.
국종 하시는 분들도 보이고 란도너스 분들도 보입니다. 사람 많으니 좋네요 ㅋㅋ 기분이 좋아집니다
몸이 추워서 따뜻한거 좀 먹고 다시 출발합니다. 새 동료 한분을 영입했습니다. 이제 60 키로 남았네요
아직 그래도 좀 멀쩡할때 셀카 한장. 심지어 이 뒤론 셀카가 한장도 없.....
목적지를 28키로 남기고 펑신이 찾아옵니다. 마침 저도 다리에 힘이 하나도 없는 상황에 잠깐 쉬게 됐네요.
펑크를 때우고 다시 출발! 그리고 출발하고 50미터도 못가서 다시 펑!!
확인해보니 타이어도 찢어졌네요. 흐 예비타이어도 없는데...
펑크는 때우고 찢어진 부분은 천원짜리 신공을 씁니다.
이때 이미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어서 저랑 형은 좀 쉬기로 하고
동료였던 두분은 보내드립니다. 보아하니 두분 반팔/반바지에 방한의류를 하나도 안들고오셔서 자꾸 쉬면 엄청 추워질것 같아서
먼저 가시라고 하고 저랑 형은 십분정도 더 있다가 다시 출발합니다.
아... 또 터졌습니다.
열어보니 천원짜리에 총알구멍이 있네요.. 이미 예비튜브는 다 썼고, 기존 튜브는 찢어진 부위가 너무 커서 묶어서 써야 할 상황.
아까만 해도 다른 분들 여러 팩 지나갔는데 이젠 지나가는 분도 안보이네요;; 절망입니다.
듣기론 튜브 빼고 타이어 안쪽에 풀이나 그런 것들 잔뜩 채우면 일단 탈 수 있다고는 들어서
그런 방법을 쓸까 하는 찰나, 저 멀리 란도너스 네분이 번개같이 달려갑니다.
큰 소리로 도움을 요청하니 두분이 오셔서 타이어패치와 새 튜브를 주십니다. 어제 저때 정말 저분들이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구세주로 보였습니다 ㅜㅜ
저희 완주할 수 있었던 것도 이분들 덕이에요 이분들 없었으면 저기서 리타이어 했어야 할 상황이었어요..ㅜㅜ
하튼 다시 처치하고 달립니다.
둘다 정신적으로도 지치고 타이어가 또 터질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있고, 같이 간 형은 잠도 거의 못자고
완전히 고갈됐습니다. 페달링이 천근같더군요. 근데 묘한게 이런 상황에 오히려 힘이 난다고 해야하나 고통을 잊는다고 해야 하나
다시 다리에 힘이 나더라구요; 힘이 났다기 보단 아팠던게 사라지고 탈만한 상황이 됐습니다.
제가 약간 앞에서 전조등으로 바닥 비춰주고, 형은 그 뒤에서 멀쩡한 길만 밟고 가는 방식으로 해서 나머지 28키로를 달립니다
중간에 무슨 콘크리트로 된 파리루베급 코블스톤 구간이 있더라구요. 밤에 많이 위험할 것 같은데 왜 이런길을 코스에 넣었는지 좀 이해가 안갑니다 ㅜㅜ
완주했습니다.
너무 힘들었어서 도착하고 뭔가 찡했습니다 ㅜㅜ 300 이면 인생에서 제일 멀리 탄 거에요. 근데 지금 다리 아픈걸 보니 다시는 타고싶지 않...
총 시간 19시간25분, 끝에서 두번째로 왔네요. 저희 뒤에 왔던 커플분들도 정말 대단하심..
도움도 많이 받고 좋은 사람도 많이 만나고 좋았습니다.
날이 좋아서 그런지 풍경이 너무 예술이었어요. 사진은 많이 못 찍었지만 전부 눈에 담아왔습니다. 한동안 계속 생각날 것 같아요 ㅎㅎ
첫 출발점에서 만난 간큰남자님, 중간에 만난 한동청년님 소사님, 함안보에서 본 로드마스터타시는(ㄷㄷ;;) 닉넴 까먹었네요 하튼 뽐뿌분!
반가웠습니다!
내년 란도너스에서 또 봐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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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사-SojuLove
수고하셨습니다~
곧 란도너스에서 뵙겠습니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