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포럼 입니다.

가을이 오는 있는 길

곡항유인제롬선생
등록일 2015-09-28 22:25
조회수 772

예전부터 자전거로 가보면 좋을 길로 벼르고 있던 안동에서 봉화 춘양까지 낙동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35번 국도를 이번에 다녀왔습니다.
함안보 아래 본포교에서 태백 황지연못까지,
종주코스라는 곳을 따라가지도 않았고 춘양 - 태백 구간은 버스로 점프하고 말았지만 어찌보면 제대로 낙동강 종주를 한 셈이네요.
남쪽에선 그냥 날이 좀 쌀쌀해진 정도였는데 색깔부터가 벌써 가을이더군요.

다시 가을이다
돌 틈 새에 숨는 몇 마리 도마뱀들
숨어도 보이는 우리들의 꼬리를
아프게 잘라버린다
친구여 너는 네 말을 할 수 있느냐?

계절을 받고 또 계절을 내주고 섰는
산 속으로 들어서며
가을이 가고 있군 가을이
풀 잎 위에 떨구는 산여치의 울음
바람은 개울 위에 새 주렴을 펴고 있다
뒤따라가며 우리도 또한 흩어질 것이냐?

묵묵히 견디고 섰는
더 괴로운 물풀도 만나고 싶다
괴로움도 이제는 괴로움이 아니라고
친구여 맨살에 끊임 없이 감기는 물소리
홀로 흐를 때
물소리는 한결같이 차갑게 스민다
<편지 - 김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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