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뽐뿌에서 눈팅을 하고 있는 상털이라고 합니다.
제가 지금 왜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지 문제의 발단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정리 해 보았습니다.
일기 형식이고, 글이 깁니다.
#글이 엉망이라 못알아 먹겠다 하시는 분들이 많아
3줄 요약 추가 합니다
이거 읽고 바로 밑으로 내리셔도 됩니다;;;
3줄 요약(나그네k님 도움)
한창 자전거 물품 지르고 있습니다
하브타고 빠르게 달리니 동물원의 동물처럼 사람들이 쳐다봅니다
로드뽐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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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 전-
문제의 발단은 다이소.
다이소에 냄비뚜껑 사러 갔다가
안장가방을 발견! (1개에 2000원, 거기에 육각렌치도 안에 들어있어요)
그래서 평소 타고 다니던 자전거에 달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가져 왔습니다.(하이브리드에 우노 스템, 무려 드롭바 핸들)
다음 날 냄비뚜껑이 냄비와 맞지 않아서 교환하러 다이소에 다시 갔습니다.
그리고 물통게이지도 샀습니다.
다음 날 한강을 나섰습니다.
잠실대교에서 출발해서 서쪽으로 길 끝나는 데 까지 가보자 했다가....일산호수공원까지 갔습니다;;;;
7시간 정도 탔더라구요....엉덩이 찢어질 뻔 했습니다.
다음 날 다시 다이소에서 젤패드(5000원)를 샀습니다.
-2주 전-
추석연휴 전 날에 다시 한강으로 나감.
호수공원을 또 가보자 하고 신나게 달리다가
잠수교 쯤에서 날파리가 눈에 들어감.
눈이 너무 아파서 빼내지도 못하고 도중에 집에 왔습니다.
다음 날 옥션에서 헬멧과 고글, 그리고 자전거 장갑을 시킴
-추석연휴 마지막 날-
집에 굴러다니던 선글라스와, 버프를 끼고, 모자를 눌러쓰고.
오전 11시에 출발해서 2시30분에 양평도착
더 길이 나 있는데 더 가면 못 돌아올 것 같아서, 돌아왔습니다.
이번에도 에너지보충할 기회를 놓쳐서, 오면서 양수역에서 연잎 쌈밥을 먹고 겨우 집에 왔습니다.
-문제의 지난 주말-
이번에는 에너지 보충을 위해 카프리선 3개를 안장가방에 넣고, 헬멧을 쓰고, 장갑을 끼고, 또 에너지바도 챙겼습니다.
그리고 한강으로 나갔는데;;;
사람이 허걱 너무 많은 거예요.(오전 9시, 남한강길)
춘천으로 갔다가 전철로 귀가 하려고 마음을 먹음.
사람이 많아서 조심스럽게 탔습니다.
그런데 팀으로 가시는 분들은 매너가 아주 좋으시더라구요.
한 분 추월하면 "추월이요" 외치면서 앞에 분에게 알려 주시더라구요.
(사실 한 분만 추월하고 싶었는데, 강제로 팀 전체 10~12분을 추월해야 하는 사태가 종종 발생하더라구요......)
그런데 친구끼리 3~5명이서 이루어 가시는 분들 앞을 추월 해 갈 때면
"우와..." 하시고 "어허..."하시면서 웃음을 터트리는데...
앞 휠은 분홍색, 뒷 힐은 보라색, 바퀴는 흰색 하이브리드 자전거의 샤방함에 매료되신 듯;;
아무튼 운길산에서 갈라져서 춘천으로 가는 길은 한산했음..
황홀한 풍경과 시원한 바람 많이 맞았구요.
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춘천을 찍고 3시반에 기차에 몸을 싣고 망우역까지 왔습니다.
망우역에서 잠실까지 다시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잠실대교를 넘는데, 앞에 엄청난(?) 허벅지를 가진 처자가 아주 가볍게 제 앞에서 주행해 가시더라구요.
가볍게 가시는데, 왜이리 빠른건지;;; 춘천을 다녀와서 정신이 몽롱했지만 어느새 열심히 뒤를 쫒고 있더군요.
그러다가 그녀가 속도를 늦춥니다. 오른쪽 한강공원으로 빠지려고 잠시 속도를 늦춘건데
저는 추월해 가려고 속도를 내다가 살짝 그녀와 부딪혔습니다.
저는 설레는 마음에 그녀에게 죄송합니다를 연발했고, 그녀는 조여정 처럼 귀여운 얼굴이었습니다.
아....제 마음이 허물어 졌고, 한강다리가 구불거렸으며, 다리가 후둘거렸습니다.
어머님이 누구시냐고 물어보려는 찰나,
그녀는 0.00001초 제 뒤의 자전거를 보더니 쿱; 하고는 괜찮다고 하고 바람처럼 사라졌습니다.
그 때 부터였을까요?
갑자기 중고나라에서 맹렬히 로드 자전거를 검색하게 된 것이....
어떻게 할지 생각이 두서가 없고, 조여정같은 그녀가 머리 속에 뱅뱅뱅 돕니다.
빵야빵야 현찰을 쏴서, 자전거를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이 두서 없는 글을 마무리 지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 철없는 욕망(?)은 일단 이러합니다.
1. 송파-춘천, 다시 자전거로 춘천-송파로 돌아오고 싶다.
2. 지나가거나 부딪혔을 때 "쿱" 이나, "이야~"같은 놀림을 당하고 싶지 않다.
3. 40~100만원 이하 중고자전거를 구매하고 싶다.
마음이 오락가락 합니다.
춘천왕복이라면, 하이브리드에 클릿을 달아 볼까 하는 마음도 있구요.
옆 사람이 뭐라든 신경쓰고 싶지 않지만, 사실 그날 그 처자의 '쿱'이 마음에 상처로 남았네요.ㅠㅠ
제가 타던 자전거에서 100만 미만 로드로 옮겨 탄다고 해도, 얼마나 더 시간이 단축될 지 그게 합리적일지도 사실 모르겠습니다.
또 자전거로 40킬로 이상 다녀본게 이제 고작 몇 번이어서 춘천을 찍고 오는게 과연 중요한지도 의문이지만, 지금은 그렇게 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자전거 자체가 재미있어서 타기 시작 했는데, 자전거를 사는 동기(?)자체가 좀 엉뚱한데서 발생한 것 같아서....
자포고수님들, 인생선배님들의 의견을 좀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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