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팍스의 편지 ㅠㅠㅠ1

사랑하는 스트리미 가족 여러분:

오늘까지 실명계정발급확인서 획득에 실패했습니다.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지금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묵묵히 노력하면 잘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헌신해온 지난 4년 간의 세월에 대한 상실감이 너무 클 것 같아서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우리 회사 분들 중 제 성향을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로인해서 고팍스가 입게 될 단기적인 사업적 타격보다도 마음이 아픈 부분이 이 부분입니다.

지난 15일 고팍스에 실명계정을 발급하기로 한 JB금융지주 이사회의 결의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신고수리 마지막날 전북은행 측이 실명계정발급확인서 발급이 부결되었다는 통보는 저희 뿐만 아니라 당국까지도 또 전북은행 내부 임직원들 사이에서도 석연치 않게 여겨지는 부분이 있기는 합니다. 사실 부결에 대한 사유도 아직도 납득이 가지 않는 상황이기는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제가 부족했던 탓입니다. 죄송합니다.

모두 아시다시피 저희 회사는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고 믿는 청년들이 2015년 자본금 5천만원으로 설립한 스타트업입니다. 회사를 세울 때 꼭 세상에 증명해 보이고 싶은 설립 이념이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주주의 이익보다 직원과 사회를 생각하면, 결과적으로 주주의 이익이 더욱 극대화 될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세상이 보았을 때 모범적인 근로공동체가 장기적으로는 가장 경쟁력이 있는 회사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블록체인의 기술의 순기능을 취하고 역기능을 통제하는 노력을 꾸준히 해오면 지금은 세상의 시선도 안 좋고 다양한 불이익을 받을지언정 훗날 언젠가는 우리나라가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존경 받는 회사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그것입니다.

저희는 지난 7년간 정말 위 믿음에 충실히 달려왔습니다. 이 업계에 만연한 편법 한 번 쓰지 않고, 돈 되는 일보다 시장 교란행위를 막는 데 더욱 집중해서 얻은 선비거래소, 바보거래소라는 별명도 지금은 힘들지만 언젠가는 세상이 알아줄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은근 싫지만은 않았습니다. 100명 가까이 되는 직원들과 적자가 눈 앞에 아른거리는 상황에서는 매 순간이 도덕적 딜레마였습니다. 자본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투자하고 개개인들이 노력해서 국내 최다 CAMS 취득, 최다 개방형블록체인 특허, 최초 보안인증, 크립토컴페어 4년 연속 국내 1위 등 객관적인 기술, 보안, AML 실적까지 쌓았습니다.

저또한 이러한 위 노력에도 불구하고 매일같이 전주에 내려가서 죄송하다고 하고 또 벌을 서는 추석연휴를 보내면서 상실감이 컸습니다. 하지만 지금 느끼는 상실감 보다도 제가 인정할 수 없는 것은 “한국에서는 고팍스 같이 사업하면 망한다”는 수 많은 업계 사람들과 투자자들의 말이 맞았다는 것입니다. 비록 오늘 고팍스는 일시적으로 넘어졌지만, 저는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도 묵묵히 노력하면 성공하고 인정받을 수 있고, 우리와 같은 근로공동체도 생존할 수 있다”고 아직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저희의 설립이념과 고팍스를 포기 할 수 없습니다.

친애하는 스트리미 임직원 여러분들,

비록 지금까지 계좌 따는 게 불가능에 가까운 어려운 일이었지만,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저를 믿고 우리 고팍스에 딱 3개월의 시간을 더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상실감을 딛고 일어나 오늘을 기억하고 세상에 우리의 존재이유를 증명하는 미션에 동참해 주시기를 간청 드립니다.

조금 있다가 타운홀에서 뵙고 질의응답 진행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준행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