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이란·하마스 등 거래 중개 혐의
북한 관련 80건… 총 56억원 달해
범죄행위 의심 거래도 보고 안 해
5.5조원 벌금 합의… CEO도 사임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북한을 포함한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 국가와의 고객 거래를 중개하고 자금세탁 방지 제도를 마련하지 않은 혐의 등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미 역사상 최대 규모의 벌금을 내기로 했다.
바이낸스는 미국 시장에서의 사업도 접기로 했다.
 | | 사진=로이터연합뉴스 |
미국 재무부와 법무부는 21일(현지시간) 바이낸스가 은행보안법(BS)과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 위반 등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43억달러(약 5조5000억원) 상당의 벌금을 내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재무부는 바이낸스가 미국 고객이 이란, 북한, 시리아, 러시아 크름반도 등 제재 대상 지역에 있는 사용자와 거래하는 것을 중개했다고 밝혔다.
바이낸스는 미국 고객과 북한에 있는 사용자 간 모두 80건, 총 437만달러(56억원)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해 대북 제재를 위반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바이낸스는 자체 모니터링 통제를 고의적으로 약화하고 의심스러운 거래를 보고하지 않았다”면서 “바이낸스가 불법 행위자들이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아동 성적 학대에서 불법 마약, 테러에 이르기까지 10만건이 넘는 거래가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옐런 장관은 이어 “여기에는 하마스의 무장 조직인 알 카삼 여단, 팔레스타인 이슬라믹 지하드(PIJ), 이라크와 시리아의 이슬람국가(ISIS) 같은 테러 단체와 관련된 거래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바이낸스를 창업한 자오창펑 최고경영자(CEO)는 효과적인 자금세탁방지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아 은행보안법을 위반한 혐의를 인정하고 CEO직을 내려놨다.
미국 시장에서의 철수 방침도 밝혔다.
메릭 갈런드 법무부 장관은 “바이낸스가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가 될 수 있었던 이유의 한 부분은 그동안 저지른 범죄 때문”이라며 “이제 바이낸스는 미국 역사상 기업으로서 가장 큰 벌금을 내게 됐다”고 강조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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